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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천체테마 야간관광조성사업 부지 논란의 실체
<기획취재>천체테마 야간관광조성사업 부지 논란의 실체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3.04 09: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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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채납 약속받고 1년째 이행안돼 논란 촉발

 

▲기부채납 왜 못받고 있나

제주시가 ㈜부건으로부터 기부채납을 받기로 한 부지는 제주시 오등동 34번지 일대 1만평.
기부채납의 미이행과 관련한 문제는 2003년 12월부터 제주시의회에서 매 회기때마다 빠짐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5일 열린 제168회 제주시의회 임시회 도시관광위원회 회의에서 김수남 위원장은 “기부채납을 받는다는 조건하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남의 땅에다 설계, 용역해서 발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서류 정리는 하루 이틀이면 되는데, 기부채납을 사전에 받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에대해 당시 고권택 문화관광산업국장은 “올해(2004년) 초에 산천단 부지에 국립극장을 유치하려고 했으나 이의 추진이 여의치 않았고, 뒤늦게 사업자로부터 천체테마 야간관광사업부지로 승낙을 받아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제주시 관계자는 “기부채납 하기 전에 문서로라도 해달라고 요구해 지난달 21일 부건으로부터 기부채납을 하겠다는 이행각서를 받아놨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다만 대상부지의 형태가 토지 이용효율성이 높은 4각형이 아닌 삼각형 모양이어서 인근의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건에서는 이행각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산천단유원지 조성계획 변경승인과 동시에 일괄적으로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채납이 안된데 따른 문제점

기부채납이 안된데 따른 가장 큰 문제점은 ‘만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제주시 명의로 이전도 안된 부지에 총 사업비 140억원이 소요되는 천체테마 야간관광시설을 조성하기로 하고 올해 실시설계와 기반시설비로 42억원이 편성됐는데, 기부채납이 무산됐을 경우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제주시정의 공신력에도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주시 당국이 앞뒤 맞지 않게 지나치게 일을 서두르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의회에서는 “법적효력이 없는 이행각서 한 장 달랑 받고 14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기부채납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5일 열린 시의회 도시관광위원회 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안창남 의원은 “명의도 이전 안됐는데 추진할 수가 있는가? 명의가 이전돼야 추진이 가능한 것이지”라며 일의 선후가 잘못됐음을 꼬집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이미 서류(이행각서)를 받아놨는데, 관공서에서 받은 서류인데 어떻게 문제가 있을 수 있나”라며 기부채납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남의 땅에다 설계.용역 발주했다가 잘못된다면...

▲기부채납을 둘러싼 의문점들

기부채납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의문점들도 잇따라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식으로, 기부채납을 받을 부지의 가치보다 이에따른 진입로 개설비가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업자가 이 때문에 기부채납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의회 전명종 의원은 지난 제168회 임시회에서 “기부채납한 땅 1만평도 적은 재산은 아닌데, 진입로를 개설하려면 다리도 놔야 하고, 길가의 땅을 보상해줘야 하고, 이런 제반문제들이 구체화되면 사실상 그 사업자 입장에서는 1만평을 기부채납한다 해놓고 진입로 같은 것을 시 당국에 떠넘긴다면, 제주시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앞으로는 이익을 보고 뒤로는 밑지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남 의원은 “제주시가 기부채납 받을 부지가격은 공시지가를 기준할 경우 2억~3억원 가량 밖에 되지 않고, 많이 잡아야 10억원 미만인데, 제주시에서 진입로 개설공사를 한다면 어림잡아 수십억원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관광지구 개설에 따른 주변 진입도로 등은 제주시에서 지원해줄 수 있지만, 천체테마 야간관광 조성사업부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골프장 입구로 통하는 진입로와 천체테마 진입로가 중복될 수 밖에 없어 천상 진입로 공사는 전적으로 제주시에 떠넘겨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업자측은 ‘지나친 억지’ 항변

이에대해 제주시와 사업자측에서는 이러한 의구심들이 지나친 억지라며 관련 내용들을 조목조목 부인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진입로 개설공사 지원은 민자 유치차원에서 제주시에서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갚라고 반문했다.

실제 제주시는 5.6도로에서 골프장 주 입구인 천체테마야간관광지 조성사업지까지 1.2km의 도로를 개설, 포장하는데 모두 28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이중 올해에는 10억원을 편성해 놓고 있다.

이와함께 ㈜부건의 안흥용 사장은 “기부채납할 부지의 땅값이 2억~3억원이란 것은 말도 되지 않으며, 최소 평당 10만원선에서야 살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안 사장은 특히 “제주시에서 문화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토지를 기부채납한 것”이라며 “또한 기부채납한 토지와 진입로 공사는 우리 회사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제주시에서 진입로 공사를 하든 안하든 부건에서는 별도의 진입로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사장은 “기부채납한 것에 대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처럼 근거없이 얘기를 해대는데,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항변했다.

 

진입로 공사비용 부담 때문 기부채납 결정 의구심도

사업자측 "제주시 문화사업 위한 마음에서 기부채납

▲이글골프장 국제규격으로 면적 조정

한편 ㈜부건이 제주시 산천단유원지 2차지구 일대에 조성 중인 이글골프장이 국제규격으로 확대돼 조성된다.

사업시행자인 ㈜부건은 제주시 오등동 산 61번지 일대에 조성 중인 18홀 규모의 골프장 길이를 당초 5722m로 설계했으나 국제규격(6000m 이상)에 맞추기 위해 6300m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6월에 착공, 2007년 5월 완공될 예정인 이글골프장의 전체 면적은 코스 길이 확장에 따라 당초 51만7013㎡에서 60만5116㎡로 8만8103㎡로 늘어나게 된다.

제주시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도시계획관리변경안을 열람공고하고 4일까지 주민의견 및 시의회,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제주도에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부건 안흥용 사장은 “현재 골프장 공사는 잘 이뤄지고 있으며, 골프장 면적이 조정되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비해 이달 중에 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제주시의회가 지난 1년여간 똑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감정적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시의회의 지적은 충분한 일리를 갖고 있다.

설령 제주시당국의 행정처리 능력을 믿는다 하더라도 천체테마 야간관광 사업지가 현재까지 제주시의 명의로 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각심을 늦추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또한 부지를 정확히 확보한 후 사업 추진을 했어야 했다는 일의 순서에 대한 지적도 일리가 있다.  이러한 분명한 오해의 소지가 있기에 ‘진입로 개설을 위한 기부채납’이라는 의구심까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 시의원은 “2003년말부터 매 회기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하다시피 했는데, 뚜렷하게 진전된 것은 없다”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기에 기부채납이 정확히 이뤄질 때까지 시의회에서는 이 문제를 계속적으로 제기해 시 당국이 만에 하나 실수를 하는 일이 없도록, 경각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체테마 야간관광 조성사업을 둘러싼 시당국과 시의회 간의 끊임없는 논쟁.
법적 기부채납이 이뤄질 때까지 이 문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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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2005-03-04 11:37:40
리베이트가 오간것도 아닌데 문제를 왜 그리 어렵게 푸나
말못할사연있나

시민 2005-03-04 11:35:53
기부채납 안받는 이유 중 제주시 해명은 조금 납득이 안된다. 삼각형이든 사각형이든 일단 등기이전하고 추가 매입해도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