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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답지 않게 행동하는 그런 공무원이 필요해요”
“공무원답지 않게 행동하는 그런 공무원이 필요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3.30 13: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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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열전] 4년간 제주현대미술관장을 지낸 김창우 마을지원담당

공무원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공복(公僕)’이다. ‘공복(公僕)’의 뜻엔 ‘일꾼’이나 ‘심부름꾼’이라는 뉘앙스가 강하지만, 그 보다는 국민을 위해,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공무원이 차지하는 위치가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 강한 곳이다. 제주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축 가운데 하나가 공무원일 정도로,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때문에 미디어제주는 스스로를 채찍하며, 더 나은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공무원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연재물 ‘공무원 열전’을 준비했다.
도와 읍·면에서 일하는 공무원은 물론, 밤낮 없이 뛰어다니는 경찰 공무원과 소방 공무원, 학교 현장에서 미래의 꿈나무를 길러내는 교육 공무원들을 발굴해 싣는다.
미디어제주는 아울러 ‘공무원 열전’에 소개하고 싶은 공무원들을 추천 받는다. 추천 및 문의는 725-3456.[편집자주]
 




공무원들도 전문가적인 능력이 필요한 세상이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다양한 행정 노하우를 필요로 하기에 전문가적인 능력보다는 모든 걸 두루 섭렵하는 일꾼을 요구해왔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에게 우선 필요한 건 ‘심부름꾼’에 걸맞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전문적인 능력이 없다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공무원들도 전문가가 필요한 세상이 됐다.

제주도내 공무원 가운데 예술을 쉽게 논의하고, 마치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이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마을발전과 마을지원담당인 김창우씨(53)다. 마을지원담당으로 옮기기 전 그의 직책은 제주현대미술관장이었다. 사무관이라는 공무원 직급보다는 관장이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그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를 관장이라 부르겠다.

제주현대미술관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김창우씨.
“건축은 창조해내는 것이기에 흥미로워요.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렇잖아요. 예술도 마찬가지예요.”

기자에게 대뜸 만화가 김동화의 작품을 보여준다. 김동화는 한국형 순정만화의 창안자이지만 기자에겐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다. 서양화가 박서보, 서예가 조수호,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 김옥지 등의 이름을 꺼내든다. 우리나라 예술의 최고봉에 있는 인물의 얘기가 김 관장의 입을 통해 술술 전해진다.

김 관장은 저지예술인마을을 일궈낸 산증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4개 시·군 체제가 유지되던 지난 1999년 당시 북군 건축민원계장이던 그는 지역 특색화개발의 아이디어로 저지예술인마을을 내놓았다.

초창기엔 힘에 부치기도 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저지예술인마을을 중심으로 일종의 문화 클러스트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결과로 저지예술인마을은 지난해 도시계획상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전국적으로 예술인마을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저지는 비영리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예술인마을 가운데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성공 사례로 꼽을 정도가 됐다.

저지예술인마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를 섭외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질 않는다. 일반인들과의 발상이 다른 예술가를 접하려면 그들의 맘속에 들어가 있어야 하기에 그렇다.

“사람의 속마음을 아는데도 몇 년이 걸리는데, 예술가들을 섭외하려면 이해심이 있어야 해요. 그들과 소통하려면 ‘예술’로 소통하지 않으면 안되잖아요.”

저지예술인마을의 사례는 공무원들의 시책 개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내다 봐야 하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김 관장은 저지예술인마을과 연계를 맺으며, 4년간 제주현대미술관을 지켜왔다. 물론 큐레이터 자격증도 갖고 있다. 책임자급으로서는 처음으로 큐레이터 자격증을 보유한 공무원이다.

그런 그가 내세우는 공무원상은 ‘공무원답지 않게’다.

마을발전과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창우씨

“공무원이라면 공무원답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미술관을 관리하는데 행정의 느낌을 줘서는 안된다. 정형화를 지양하려 노력했다”는 그는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마을발전도 이같은 사고를 도입해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가운데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이는 고(故) 신철주 북제주군수다.

“신철주 군수는 결과에 대한 성과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죠. 장기적인 비전이 남다른 분이었어요. 믿음이 없다면 시책 추진이 될 수 없잖아요.”

허허벌판에서 일궈내 문화지구 저지예술인마을. 산간 오지에서 이젠 제주 서부권 문화산업 클러스트의 핵심이 됐다. 거기엔 ‘절반의 예술가’인 김 관장의 정성이 배어 있다. 그는 이제 예술의 이미지를 가지고 마을에 새로운 옷을 입힐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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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yvwrkeaek 2011-10-30 06: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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