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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도마에 오른 '호접란 부실의혹'
감사원 도마에 오른 '호접란 부실의혹'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3.08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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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반부패네트워크 등 3개 단체, 감사원 감사 청구

총체적인 부실운영으로 막대한 사업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제주도의 호접란 수출사업에 대해 제주도내 시민단체와 농업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도내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반부패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김태성.이지훈.김영란)와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회장 고철희), 한국농업여성인제주도연합회(회장 변성심)는 지난 7일 호접란 사업 부실 및 자금사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130여억원이 투입된 대형사업이지만, 만 3년이 지나도록 미국 현지농장 준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이에따라 호접란 수출사업과정과 자금사용내역에 대한 의혹이 도민사회에 첨예하게 형성되고 있고, 언론과 도의회 뿐만 아니라 현 제주도정 차원에서도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의 요구가 제기된 바 있는데 실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어 "사업추진 관계자들이 사직하거나 미국현지에서 철수해, 감사의 필요성이 시급히 요청됨에 따라 도내 시민.농업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감사원 감사청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감사청구의 주요내용
이들 단체의 감사원 감사청구 사유는 크게 다섯가지이다.

우선 시험재배 부재 및 호접란 폐기량 과다, 수출저조 등 사업이 극히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부적합지로 평가된 농장을 매입해 운영하는 등 농장부지매입을 둘러싼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도 4년간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농장 공사를 착공한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공하지 못하는 공사기간의 문제도 제기됐다.

이와함께 현지 바이어와의 호접란 불평등 계약과 130여억원의 자금사용의 문제도 감사청구내용에 포함됐다.

#사업부실 자초 의혹
이들 단체들은 호접란에 대한 초기 시험재배 없이 일시에 100만본을 배양, 농가에 보급해 결과적으로 공사기간 연장 등의 문제와 겹치면서 50%이상 폐기하는 등 과다한 투자비 지출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건설공사 경험이 없는 제주교역이 현지 시설공사를 진행하면서 계속된 시설공사 지연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함에 따라 호접란 수출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된 사업주체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이들 단체들은 "농장조성 공사와 관련된 행정절차, 법률기준 등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공사기간 연장 등을 자초하며 사업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있는 바, 이러한 의혹에 대해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지매입 관련 의혹
2000년 10월 농장후보지 중 평당가격이 가장 비싼 제3 후보지를 매입한 점이 의혹으로 제기됐다.

즉, 현지농장이 미국 LA지역의 땅값보다 20~30% 높은 가격에 구입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지난해 9월 제출한 '호접란수출사업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매입계약을 체결한 제3후보지는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정됐지만, 2000년 8월 미국현지농장 후보지 답사 최종결과 보고과정에서 제3후보지는 시설물 노후화에 따른 하우스 신축으로 6억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농업지역 외곽지역에 위치해 장기적으로도 투자가치가 없다고 평가됐다"고 지적됐다.

특히 "배수시설이 안되어 이동식 화장실을 이용 중이고 향후 하수구 시설 등에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가장 부적합한 농장으로 평가되어 후보지 추천에서 제외된 바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부지가 어떻게 사업부지로 선정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공사기간의 문제
미국 현지 농장 하우스 신축이 2001년 9월 착공된 이후 3년이 지난 2004년 8월 현재까지도 완공되지 않은 점이 의혹으로 제기됐다.

이들 단체들은 "제주도내 농가들에 따르면 한라봉 하우스 시설 신축의 경우 1000평이면 10~20일을 넘기지 않는데 반해, 5000평 현지 하우스 시설 신축에 3년 이상 걸리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1월21일 제주도와 제주교역, 제주도지방개발공사 3자 합의에서 설계비, 전기공사비 등에 대한 미지급금 정산문제가 거론된 것에서 보여지듯이 전기공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2월 현지시찰에 나섰던 도의회 의원등은 전기시설조차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며 공사와 관련된 많은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계약의 문제
현지 호접란 유통계약시 기존 바이어와의 독점계약으로, 적합한 바이어 물색에 소홀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기존 바이어와의 계약시 '리콜'을 인정한 불평등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들은 "현지의 판매수량과 가격과 관련해 지방개발공사와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판매수량, 단가, 잔량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금 사용 의혹
지난 1월21일 제주도와 제주교역, 제주도지방개발공사 3자 합의에서 설계비, 전기공사비 등에 대한 미지급금 정산문제가 거론됐듯이 당초 계획된 사업비가 지급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공사가 중단돼 있는 관리사, 로딩덕(덤프트럭 접안시설), 화장실 공사가 당초 계획된대로 예산집행이 이뤄졌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라며 "더욱이 지난달 도의회 현지실사 결과에서는 현지 공사업체들에게 아직까지도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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