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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의 딱한 사정을 그냥 놔둘 수 없죠”
“외국인 근로자의 딱한 사정을 그냥 놔둘 수 없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7.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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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병원, 두 다리 절단한 차이얀씨에게 환자들이 모은 성금 전달
   차이얀씨에게 환자와 환자 가족, 제주한라병원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두 다리를 절단한 채 누워 있던 외국인 근로자 차이얀씨(44·태국)가 서툰 한국말로 연신 “감사합니다”를 반복했다. 그의 부인인 수달락씨(39)는 옆에서 말없이 감사의 눈물만 흘렸다.

제주한라병원 501호실. 두 다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 차이얀씨 가족에게 따스한 온정이 전달됐다. 6일 병동의 환자 가족들과 병원 직원들이 모은 성금이 차이얀씨에게 전달된 것.

차이얀씨는 한림읍 금악리 소재 양돈장에서 일을 하다가 지난 1월 26일 갑작스런 구토 등으로 제주한라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그에게 내려진 병명은 패혈증. 사망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그는 병마를 이겨냈다. 하지만 패혈증으로 인한 사지괴사증으로 양쪽 무릎 아래와 왼손 손가락 2개를 절단해야 했다.

차이얀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태국에 있는 아들 등록금을 보내주지 못해 아들은 학업을 접어야 했고, 부인이 입국해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더욱이 뒤늦게 얻은 5살짜리 딸도 걱정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병실내 환자와 보호자들이 차이얀씨를 돕자고 나섰다.

같은 병실에서 남편 수발을 들고 있는 김종례씨(59)는 “외국에서 와서 열심히 일하다가 두 다리를 잃은 걸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돕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입원해 있는 정대욱씨(44)도 “한국의 따뜻한 정을 보여주기 위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이얀씨는 앞으로 2달정도 더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그는 “빨리 완쾌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두 다리가 절단돼 앞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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