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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눈으로 본‘유급수당 사회환원’
대학생의 눈으로 본‘유급수당 사회환원’
  • 이보아 시민기자
  • 승인 2006.05.29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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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이보아 /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3년

5·31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각 후보자들은 지지자 확보를 위해 마지막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현실정치를 맛볼 수 있는 순간일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선거권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더욱 의미가 크다. 동시에 정치인의 꿈을 품은 대학생으로서 존경하는 정치가들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선거관련 소식에 촉각을 세우며 지켜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자들은 매니페스토를 강조하며 나서고 있다. 기존의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지역주의나 이미지 정치에서 벗어나 정책선거를 하자는 의미에서 후보자들이, 그리고 유권자들이 지향해야할 방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현가능한 공약(公約)이 아닌 현실성 없는 공약(空約)이 판을 치고 있다. 타 지역의 한 후보자의 공약의 경우 “중국까지 해저터널을 뚫겠다.”는 등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유권자들을 유린하는 공약들이 속속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무보수 봉사”를 강조하며 “유급제 수당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가 적지 않다. “무보수 봉사”는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분명 좋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선거전에 발표를 한다는 것은 ‘유권자를 유린하는 공약(空約)’이고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막는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급 수당 사회 환원’은 이미 지난 2002년 6ㆍ13 지방선거에서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결이 난 사례가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선거에 있어서의 이미지 정치의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우리 유권자들은 유급수당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근 지방의원의 유급제는 정치학도들에게 뜨거운 감자이다. 젊고 실력 있는 이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인센티브이다. 또한 이로써 뇌물의 유혹을 막는 방패막이라 할 수 있겠다. 본래 우리가 생각하는 돈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정치가 아닌, 의욕을 가지고 실력과 비전을 두루 갖춘 이들이 지방정치에 뛰어들어 보다 민주적인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유급수당의 사회 환원’ 공약은 “돈을 받고 정당히 일하겠다.”는 사람들을 마치 비도덕적인 사람들로 몰아가고 있다. 돈 있는 자와 돈 없는 자의 잣대를 그어버리는 이중적인 척도가, 우리 지방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그리고 다른 어떠한 정책적 공약보다 유권자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된다.

‘매니페스토’운동으로 새로운 정치를 이끌어가는 ‘5ㆍ31 지방선거’. 어떤 것이 ‘공약(公約)’인지 ‘공약(空約)’인지의 판단은 유권자에게 있겠지만, ‘유급 수당 사회 환원’은 필자와 같은 정치에 꿈을 둔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또한 후보자들에게도 이러한 공약(空約)을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기부는 당선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이보아 /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3년>
libaoe320@hotmail.com

#이보아 시민기자는 서귀포시 하효동 출신으로 현재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정치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습니다.

#외부원고인 '미디어칼럼'은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칼럼 내용 중 일부 후보진영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뢰한 결과 유급수당 사회환원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듣고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고 밝혀왔기에 이에대한 반론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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