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일본에서 ‘강남 스타일’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일본에서 ‘강남 스타일’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 고하나 특파원
  • 승인 2012.10.24 13: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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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고하나의 일본 이야기] 일본 연예구조 속성상 ‘싸이’는 논외 취급

세계 스타일이 되어버린 강남 스타일이 왜 일본에서는 위화감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고 있을까?

유트브 조회수 5억회를 넘어서 지금 가장 한 아이콘이 된 싸이. 한국의 B급 딴따라 뮤지션은 허리케인급 속도로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도대체 ? 일본에서만 찬밥신세를 받고 있는가?’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의 싸이를 폄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 지도자를 닮았기에 인기가 있다는 식의 일본 방송을 예로 든다. 그렇다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싸이 돌풍을 일본이 폄하하고 깎아 내렸다치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언론의 분석이 실제로 대중의 욕구를 얼마만큼 억제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은 떨쳐지지 않는다.

이미 싸이경보는 전세계적인 것이 되어 있고, 우산 하나로 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의 영향권 밖에 있는 일본인과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지형은 어떤 것인가.

일본내에서 인기가 있는 큰 키에 잘 생긴, 근육질의 한국 스타가 아닌 겉모습으로는 배 나온중년 아저씨가 말춤과 음악으로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들에게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기에 서서히 일본의 정보 방송과 여성지, 인터넷 뉴스 등을 통해 싸이가 소개됐다. 근래 몇년 동안 K-pop 붐이 일면서 한국의 가수들이 일본에서 발빠르게 데뷔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CD데뷔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이상하기까지 하다.

사실은, ‘조용히일본내의 CD데뷔가 무기한 연장돼 있었다.

싸이가 소속돼 있는 빅뱅과 같은 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일본의 에이벡스와 ‘YGEX’를 공동 설립했다. 올해 1월에는 YG 소속 가수들에 의한 일본공연도 성공적이었고, 싸이가 일본에서 데뷔하지 못하는 이유가 딱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에이벡스 공식 사이트에는 926일에 미니앨범으로 일본에서 데뷔한다는 공지가 있었다. 다만 강남스타일을 일본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록뽄기 스타일로 타이틀을 수록할 예정이었으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하는 바람에 강남스타일이란 한국어 타이틀 그대로 수록하기로 결정됐다는 건 이미 한국에서도 보도가 됐다.

하지만 에이벡스의 사이트에는 싸이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올리게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후의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YGEX(YG와 에이벡스의 공동 설립 회사) 회사 사이트에서 발표하겠습니다.’라는 공지가 올라와 일본 데뷔는 무기한 연장 됐음을 알렸다. 이런 배경에서는 독도를 둘러싼 한일관계의 악화가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음악관계자의 말도 있었다.

그럼 독도가 진짜 원인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 원인은 YG가 저스틴 비버나 제니퍼 로페즈 등 대형 스타들이 소속된 미국의 레코드회사와 계약을 한 것을 토대로 보았을 때 일본 활동 보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선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본에서 강남 스타일을 발매할 예정이었던 YGEX는 발매가 무기한 연장된 상황에 오히려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한다.

와이드쇼 제작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에서도 7월께 부터 와이드 쇼 등에서 홍보를 시작했지만, 확실히 말해서 반응은 최악이었어요. 마침 K-pop에 반대하는 기류도 있었고, 한국의 스타들이 미남, 미인들이 많다는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싸이의 등장은 위화감 밖에 없었어요. 예정한 대로 일본에서 데뷔를 한다고 하더라도, 잘 팔리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강남 스타일'이 인기를 끌지 않는 현상을 보도한 <타임>의 인터넷판.
인터넷판 미국 <타임>지의 지난 15일자 기사에서는 ‘Gangnam style is japan immune to PSY mania’ 라는 제목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싸이가 인기가 없는 이유의 기사가 나기도 했다. 이 기사에서는 싸이에 대한 전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일본만 유독 무관심한 이유에 관해 언론의 무시전략,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얼어버린 한일관계 등을 들었다.

그 분석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한 싸이가 일본에서만 유독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싸이에 열광하는 세계의 추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많다. 아나운서 미야네세이지(49)는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에 대한 보도를 전하면서 살찐 스기짱 (일본에서 최근 인기가 많은 개그맨) 아니냐레이디 가가와 같은 급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가수가 재미있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이 아나운서는 공공연히 한류팬임을 드러내는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서 중년남성들에게 한국의 대하드라마를 권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본이 떠오른 국제 스타인 싸이를 깎아내린다는 보도가 많이 있었으나 이는 일정부분 잘못된 시각이다.

일본내에서 싸이에 대한 반응이 너무없기 때문이다. 이 원인을 단지 양국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라고 정리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웃음과 대중들이 원하는 문화의 침투력은 정치보다 빠르고,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속 연예인은 많은 부분 캐릭터화돼 있다. 개성이 없이는 인지도를 높일 수 없는 일본의 예능 구조 속에서 (가수를 포함한) 수많은 기이한캐릭터 또한 많이 배출된다. 이에 따라 수많은 캐릭터가 생산돼 소비되며 단기간에 버려지기도 한다. (물론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한국에 일본 문화가 폭력적, 만화적, 성의 상품화저질이라고 알려진 부분 또한 일본 엔터 산업의 한 측면이다.)

예능 속에서 웃음을 위해 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무엇을’ ‘어떻게왜곡 시켰다 하더라도 그것이 웃음을 위해서라면 많은 부분 너그러이 용납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를 보는 일본인의 시각이다.

물론 이는 일본의 예능에 국한 되는 것일 뿐, 일본인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예인공인이라며 일반인들보다 많은 도덕적 잣대들 적용하는 한국과는 상대적으로, 무례함이나 도를 넘어선 농담까지도 일본 연예계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상당 부분 보호받는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현실 속에 지켜야 할 예의규칙이 너무 많은 일본인에게 있어서 연예인일탈하고 싶은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싸이의 일본 진출이 무기한연장 된 일은 오히려 잘된 일이다.

이미 국제 가수가 된 사람이 일본에 와서 굳이 독특한 캐릭터중의 한 명으로 소비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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