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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양파, ‘강소농’과 기계화로 새 기술개발 경쟁력 갖춰야”
“제주양파, ‘강소농’과 기계화로 새 기술개발 경쟁력 갖춰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5.18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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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묘 생산기술 실천 경영비절감, 만생양파 저온저장 출하 분산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37>오미녀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양파를 30여년동안 재배하며 우량묘를 생산하고 저온저장으로 출하시키를 분산시키고 있는 오미녀 올레참조은양파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앞으로 양파재배는 철저하게 기계화하고 강소농(强小農)쪽으로 가야 해요. 좁은 면적에서 최고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개발과 기계화가 관건이라고 봐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좋은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게 필수에요”

30여 년 동안 구좌을 김녕리에서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오미녀(옛이름 오미영) 올레참조은양파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59).

양파재배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시원스럽게 들려주는 오 대표는 오랜 세월 몸소 겪으면서 몸에 밴 풍부한 경륜과 여성 영농조합 대표이사로서 자신감과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구좌읍 한동리에서 김녕리로 시집 온 뒤 4000평에서 양파재배를 시작했죠. 현재 영농법인을 만든 2010년까지 남편과 열심히 농사를 지었어요. 5명이 모여서 법인을 만들게 된 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였죠”

현재 올레참조은양영농조합법인은 집하장 500㎡, 저온저장고 422㎡, 저장용 인테이너 500개, 자동선별기 1대, 지게차 2대, 배달차 2대, 인부 운송차 1대 등을 갖추고 있다.

법인은 만생양파 3만~4만평 가량 재배하고 있다. 연평균 판매량은 자가생산 500~600톤을 포함해 1500톤쯤 된다. 이 수치는 양파는 생물이어서 5년에 한 번 통계를 잡아 나온 것이다.

“법인 자체에서 생산해서 파는 것도 있지만 양파재배 농가에서 생산물을 집하해 선별처리하죠. 1년내내 저장했다가 팔고 있어요. 집하물량의 90%는 김녕재배 농가에서, 조생양파는 한림과 김녕에서 사들이고 있어요”

만생양파는 7월초부터 다음해 3월말까지 저온 저장했다가 납품하고 있다. 4월부터 7월까진 조생양파로 대체해 저장함으로써 일년 내내 출하는 계속된다.

저온저장고

이곳에서 납품하는 물량은 연간 1500여톤으로 제주도내 주요마트와 야채가게에 나간다. 처음엔 하루 2~3톤 처리하다 지금은 3~4톤으로 늘었다. 올해 신고한 부가세만 10억 원 이상 된다고 오 대표는 전한다.

법인 자체에서 양파를 한 해에 500톤가량 생산, 저온저장을 통해 출하기를 분산해 얻는 조수입은 대략 4억5000만원에 이른다.

“현재 도내에선 하나 밖에 없는 양파 자동선별기 이용해 상품을 포장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상품을 규격화하는 등 도움이 돼요. 포장단위가 작은 1.5㎏이나 3㎏들이는 수작업해야 하고, 20㎏들이 원망은 선별기로 처리하고 있죠”

오 대표는 현재 육묘장(育苗場) 55평에서 트레이육묘와 씨앗테이프 육묘를 통해 양파 우량묘 생산기술을 실천하고 경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트레이육묘와 씨앗테이프육묘를 함으로써 묘를 키우는 기간이 40일쯤 돼요. 이는 노지에서 키우는 것보다 10~15일을 줄일 수 있어요. 노지보다 같은 면적에서 많이 나오고 옮겨 심을 때도 상품성이 훨씬 좋죠”

노지육묘와 비교할 때 묘를 키우는 날짜가 씨앗테이프 육묘는 21%, 트레이 육묘 17%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육묘 온실에서 키우다보니 태풍 피해 걱정이 없는 등 노지에서 보다 여러 가지로 이점이 많아요. 9월 중순에 심어서 11월말까지 하우스에서 키우고 있죠. 묘를 다 키워 옮긴 자리엔 얼갈이배추·고추·시금치 등 야채를 심어 재배하는데 소득도 괜찮아요”

육묘온실이란 옮겨 재배하는 작물의 묘를 만들기 위해 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의 제자리에 심기 까지 어리고 작은 식물체를 양성하기 위한 곳이다. 트레이(표준육묘판)을 이용해 묘 생산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각종 장치를 도입해 생산작업을 공정화한 온실이다.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양파
씨앗테이프 육묘 파종은 필요한 씨앗 량만 투입해 씨앗테이프를 만들기 때문에 씨앗의 낭비를 방지해 씨앗 값을 절감시키고, 간격과 파종 깊이가 설정돼 있어 균일하게 싹이 나온다.

또한 씨앗간의 간격을 띄워서(1∼2㎝정도)만든 씨앗테이프로 파종했기 때문에 트레이육묘와 비슷한 효과로 우량묘를 생산할 수 있다.

본밭에서 솎음작업 때 양손 솎음을 할 수 있고, 고품질 농산물을 수확하고 생산량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레이 육묘와 씨앗테이프 육묘를 하면 장점과 이점이 많은 걸 알면서도 농가에서 실천하지 않는 걸 보면 안타깝죠. 행정기관 등에서도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렇네요”

양파농사 역시 일손을 구하기 힘들고 게다가 인건비가 계속 올라 경영비 부담이 크다는 게 어려움이라고 오 대표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양파재배는 밭에서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기계화가 절실해요. 예를 들어 1000평을 심는데 한 사람이 50~60평밖에 심지 못해 인건비가 많이 들어요. 양파를 밭떼기로 사서 수확을 해야 하고, 납품하기 위해서도 수작업 해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들어요. 용역회사를 이용하고 있지만 수확 때와 심을 때 사람구하기가 힘들어요”

경영비 부담이 커 양파재배 농가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재배면적도 주는 추세여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오 대표의 걱정이다.

양파선별기
“경영비를 줄이고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일본기계 들여와 쓰고 있지만 지역여건과 잘 맞지 않아 수확이 적어요. 경영비 절감이 최우선 과제이고 앞으로 기계화로 나가야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고 봐요”

FTA 관련, 오 대표는‘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으로 대비책을 대신한다.

“어쨌든 열심히 하면 한만큼 성과가 있을 것으로 봐요. 특히 기계화해서 많은 면적을 재배하고 일손을 줄이면 경쟁력 있겠죠. 지혜를 모아야 이길 수 있어요. 제주지역은 농민이 사는 게 우리가 사는 길이죠”

양파는 러시아·중국 등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국내산과 가격차이가 있고, 올해는 산지에서 비값이 싸고 물량이 달려 특히 많이 들어왔다고 오 대표는 전한다. 올들어 소매 값도 지난해보다 갑절 올랐다는 것이다.

“제주농업의 미래는 강소농쪽으로 나가야 있어요. 작은 영농규모를 가지고 있는 제주농업의 한계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소농의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길밖에 없어요”

오 대표는 농가 스스로 노력과 기계화는 필수이고, 상품성이 있어야 강소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기관에서 좋은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기계화기술 개발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하면 된다’가 생활 신조인 오 대표는“소비자에게 양질의 양파를 꾸준히 공급하고 싶어요. 좋은 물건을 만들어 신뢰를 쌓아야죠. 저온저장고를 확충해서 물량처리도 많이 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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