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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약국 사용설명서
[동네 약사가 전하는 건강 이야기] <8>
데스크승인 2013.10.08  09:56:52 오원식 | mediajeju@mediajeju.com  

안녕하세요 동네 약사 오원식입니다. 오늘은 ‘약국 사용설명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약국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일반적으로 약국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방조제의약품에 대해서 조제 후 설명을 해드리려고 하면 전화를 받거나 ‘얼마예요?’라는 질문이 우선 나오니 내가 먹는 약이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주의해야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 약인지에 대해서도 통 알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집에 가셔서 다시 전화를 하시거나 약을 잘못 드시고 약국에 따지러 오시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약 봉투에도 자세히 적혀 있었고, 약을 드릴 때 한 번 더 상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궁금하신 점은 전화 주시면 알려드린다고 말씀도 드렸습니다.’라는 말 뿐입니다. 이렇게 이미 내가 잘못 복용해버린 약은 내 몸에 약이 아닌 독이 되어버릴 수 도 있음은 자명한 일이지요.

일반의약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 주세요!’라고 말씀하시면 약국에서는 ‘달라는 것’을 드릴 수 밖 에 없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에 약을 잘 알고 달라는 분들도 계시니까 그 약을 누가 어떤 이유로 먹는지를 물어보기가 참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10이면 10 ‘누가 어떤 이유로 드시려는지요?’라고 물어보고 이에 따라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아닐 경우 알려드리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많은 약사님들은 손님들이 툭 뱉는 ‘그냥 달라면 그거나 줘요’라는 말에 상처도 받고, 제대로 된 약을 드리고자 하다가도 ‘이 약사가 대체 나에게 뭘 팔려고 그러나’ 하는 눈총에 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속 쓰리다고, 술 마시고 머리가 아프다고’ 타이레놀을 먹는 경우는 참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편의점에서도 파는 약인데 뭘 물어보냐 하는 생각으로 무심코 구입과 판매가 되는 약은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경우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조금은 지루하더라도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설명은 잘 들으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잘 아는 약이라면 ‘먹고 있는 약입니다’라고 말씀을 하시거나 궁금한 질문을 준비해서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내가 먹는 약에 대해서 나 역시 약사만큼 잘 알고 있어야 좋지 않을까요? 또한 일반의약품을 구입하시는 과정에 있어서도 ‘인사돌 주세요, 타이레놀 주세요, 게보린 주세요’ 보다는 ‘이러이러한 증세가 있는데 어떤 약을 먹으면 좋을까요?’라거나 ‘이러이러하게 나아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약사는 의사처럼 진료를 하거나 이 병이 어떤 병입니다. 라고 진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떠어떠한 증상의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약리학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는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이 병이 무슨 병이예요?’ 라고 물어보시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러이러한 상태에 어떠한 약을 먹을까요?’라고 물어보신다면 가장 정확하게 약을 드릴 수 전문가가 약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증상에 따라 ‘병원을 가는 게 더 좋을지’를 판단해서 친절하게 안내해 드리는 역할까지 하니 스스로 ‘내 증세에는 이 약이야’라고 판단하는 어려운 고민보다는 무료로 상담하고 결론까지 낼 수 있는 약사를 믿고 이용해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다른 사용법으로 사실 약사로서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국민들의 환기를 통해서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고 선량한 약사가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방송에도 많이 나오는 ‘불법약국’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간혹 ‘어떤 약국에서는 처방 없이도 처방약 잘 팔아주던데? 혹은 “비아그라 하나만 그냥 팔아줘’ 등등 전문의약품 판매를 다짜고짜 원하시는 분들이 있고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는(?)약국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행하지 않는 약국들이 도리어 원성을 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는 불법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불법을 행할 경우 그러한 약 역시 불법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 약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 하에 약사의 처방검토와 조제 및 복약상담을 통해 복용해야 하는 약임에도 이를 모두 무시하고 약을 구입한다는 것은 정확하고 안전한 과정을 무시함으로서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를 단지 편리(소비자)와 이윤추구(불법약사)를 목적으로만 행한다면 위험할 수 밖에 없는 일이지요. 조금은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정확하고 안전한 약의 사용을 위해 이러한 부분은 없어야겠지요?

또 한 가지, 약국에서 약사를 구분하고 약을 구입하시는지요? 사실 약사법상 약사는 약국에서 일반인과 구별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위생복(약사가운)을 착용해야합니다. 약사가 아닌 한 약사행위(처방검토, 조제, 복약상담, 일반의약품의 상담판매 등)를 하는 것은 당연히 위법이겠지요. 그런데 시장, 마트 공항이나 터미널 등등에서 약사 가운을 입지 않고 조끼에 넥타이를 맨 소위 ‘카운터’가 불법으로 약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살펴보시면 ‘이 사람이 약사가 아니 구나’하고 금방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약사법 위반으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신고를 하고 고발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고질적인 사회악입니다. 그래서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국민들 스스로 나서보세요.

우선, 가장 간단한 것은 ‘가운을 입지 않은 사람’에게 ‘약사님이세요?’라고 물어보시면 됩니다.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사라고 말을 할 경우 위의 범죄보다 더 큰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약사가 아닌 사람이 위생복을 착용하거나 약사 명찰을 달고 있는 것도 큰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만일 약사 중에 가운을 입고 있지 않는 경우임이 확실하다면 ‘약사가운을 입고 계셔야 더 안심하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 역시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을 먹을 때 벗고 있지만 누군가 오면 다시 가운을 입습니다. 불편하지만 지켜야 할 법이기 때문이지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내 단골약국에, 또는 내가 가는 약국에 약사가 위생복을 입고 있는지 또는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을 조제하거나 판매 상담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시고 신고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일 그렇게 까지 하시기 어렵다면 이용을 하지 않는 방법도 좋을 것입니다. 내가 내 건강을 위해 약을 구입하고 복용하거나 사용하는데 가짜약사나 약사가 아닌 일반 직원을 통해 구입하고 정확히 모른 채로 사용한다면 이만큼 위험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약사가 되어서 가장 행복하고 기쁜 순간은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쌓은 전문지식으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저를 찾아오는 분이 아니더라도 약사를 만난 모든 사람은 안전하고 정확하게 약을 사용함으로써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투자’의 가치를 가장 많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일이나 오후 늦게 약국 문이 닫혀있어 불편했던 적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 늦게 문을 여는 약국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보다 많은 약국이 문을 열면 더 편리하겠지요? 그럼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 약국도 365일 약국으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그 사실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휴일에 근무하다 보면 약국을 찾아오셔서 ‘다른 약국들은 다 문 닫고 왜 이리 불편해?’라고 저한테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혹은 저녁 늦게까지 근무를 하는데 (365일 오후 8시30분까지는 열려 있습니다.) ‘아 이거 참 열린 약국 찾기 진짜 힘드네!’ 하면서 또 저에게 짜증을 내시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주민들은 ‘휴일에도 약국 열어줘서 고맙습니다. 저녁 늦게 약국 열어줘서 고맙습니다.’ 라고 하시지만 말이지요.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약사도 한사람의 가족구성원이고 휴일이나 저녁 늦게는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저 역시 5살 된 딸과 10개월 된 아들이 있기에 저녁 늦은 시간에나 휴일에 혼자 약국을 지킬 때에는 ‘내가 이것보다 가정에 더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을 찾아와 고맙다고 말씀해주시거나 안도감을 표현하시는 분을 보면 직업의 보람을 느끼는 것이지요. 이렇게 열려있는 약국을 찾아서 이용하실 경우 ‘고맙다’ 한마디면 약국을 열 힘도 나고 더 열심히 약국을 지킬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약국도 점점 늘어나겠지요. 사실 편의점 약품 판매 이후로 약사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약사가 노력을 함으로써 응급실을 찾거나 병원을 찾음으로써 들게 되는 비용과 그에 따른 건강보험재정의 절약에도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신념에 약국을 여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약사는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나를 이롭게 하고 문턱이 낮은 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니 다른 것보다 주민들께서 약국을 올바르게 사용하시고 그를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그보다 더 행복 하세요~
 

동네 약사가 전하는 건강 이야기
 

   
  ▲ 오원식 약사. <미디어제주>
<프로필>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졸업(면역학 전공)
전 대원제약 주식회사 연구원
전 제주도약사회 상임이사
대한약사회 전 홍보위원, 현 약국위원
약사공론 시사펀치 필진(2013년)
메디칼약국 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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