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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수요가 우선이냐, 지역균형발전이 우선이냐
치안수요가 우선이냐, 지역균형발전이 우선이냐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3.31 18: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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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제주지방경찰청 주최, 서부경찰서 후보지 선정 공청회

제주지방경찰청 주최 ‘서부경찰서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공청회’가 31일 오후 2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열렸다.

황정익 탐라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대극장 좌석이 가득 차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황 교수는 시작하면서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경찰서 유치를 가지고 공청회를 여는 것은 제주가 처음”이라며 제주지방자치의 발전을 기뻐했다. 그는 이어 “공격성 질문은 자제하고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면서 자칫 토론이 격렬해져 지역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걱정했다.

이 날 경찰서의 유치를 두고 논쟁거리가 된 것은 노형, 애월, 한림 중 어느 곳에 경찰서가 들어서는 게 ‘앞으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할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도움이 되는가'였다.

#노형동은 급증하는 인구로 치안문제 시급

노형동 대표 문재칠 노형주민자치위원장은 “일반인 범죄가 나날이 증가하고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제주서부의 인구 중 64%가 상주하고 있는 연.노형동의 치안수요를 강조했다. 그리고 “노형과 연동에는 도청, 방송국, 공항 등 많은 기관이 밀집해 있다.”고 기관과의 접근성을 강조하면서 노형동이 가장 적합한 입지임을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찬용 연동통장협의회 의장은 “고유가 시대에 실질적인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고, 송영심 연동부녀회장은 "관광객 대부분이 연.노형동에 체류하는 등 치안문제가 시급하다.“ 며 노형동의 입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시를 벗어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김영중 제주제향경우회회장은 “경찰서는 기본적으로 치안유지기관으로서 치안수요가 많은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경찰서를 짓는 이 시점에 예산이 그리 넉넉지 않으니, 땅값이 비싼 곳 보다는 다른 부지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며 선험자로서의 의견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한림 대표로 나온 김태보 제주대 교수는 한림이 최적지임을 주장하며 “우리는 10여 년 전부터 경찰서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부지를 무상제공하고 주민들이 협력하는 등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림은 관광지와 인접지역으로서, 관할인구 이외에도 연간 500만여 명이 제주에 들어옴에 따라 관할인구 외 치안수요가 많다. 게다가 국제컨벤션센터의 회의 유치가 많아지면서 국내외 주요인사들의 보호가 필요하다.”며 치안수요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균형발전은 시대의 흐름

강창욱 한림2리 이장은 “균형발전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이고 흐름이며, 10여 년 동안이나 경찰서유치에 힘써온 한림읍에 경찰서가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고 반문했다.

강 이장은 이어 “한림은 12번, 16번 도로와 서부산업도로의 개통으로 제주시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접근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서부경찰서의 관할이 아직 정해져있지도 않은데 제주시와의 접근성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혹시 경찰청에서 직원의 편의를 위해 부지선정을 미루는 것은 아니냐?”고 경찰청에 의혹을 제기했다.

애월읍 대표 강인선 농업인단체협의장 역시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애월읍은 한림과 제주시로 이어지는 자동차전용도로가 완공예정이고 중산간도로는 4차선으로 확장공사중이며, 한림과 제주시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서 제주서부 전 지역이 2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장은 특히 “애월읍의 해안경관이 뛰어나 많은 펜션과 르네상스호텔 등 관광숙박업소가 많다.”면서 "애월읍은 전국에서 가장 넓어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으며, 지속적인 발전계획이 수립.투자되고 있어 제주시 위성도시로서 성장할 것이다."고 미래의 치안수요 폭증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도 “지역주민들이 똑같은 세금을 내면서도 혜택은 제주시민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노형동에 경찰서가 들어서는 것은 인구집중 악순환의 연속일 뿐이다."며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한림화 경실련 공동대표 역시 “제주는 도로망구축이 잘 되어 30분~1시간 이내에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며 “거시적 안목을 가지고 서부경찰서 입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역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서부경찰청 부지가 어디로 확정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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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다 2005-03-31 19:52:54
한림만 의도적으로 두둔하지 맙시다.
애월 한경 무척 섭섭합니다.

글고, 이 기사 왜 한림쪽 발언은 길게 써주고 애월 한경 노형은 작게 취급했능교?

나그네 2005-03-31 19:51:06
나는 김태보 교수님의 발언에 백번 동감한다
한림옹호 발언 아닌가.

심판관 2005-03-31 19:50:09
저는 사는 곳이 동쪽이라 서부경찰서와 관계없지만,
이 기사 읽어보니까
한림정도가 적당하지 않은가요?
노형에 들어선다면 현 제주경찰서와 접근성이 중복될 것 같고...
애월과 한경은 어정쩡하고 위치가.
한림이 가장 적당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