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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하는 가치의 중요성, 우린 그걸 배운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가치의 중요성, 우린 그걸 배운답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9.0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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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현장] <29> 개교 4년째를 맞는 신생학교 탐라중학교

 
인구 60만명을 돌파된 제주특별자치도.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제주에 와서 살고픈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이런 상상의 나래에 날개를 단 건 제주시 동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택지개발도 한 몫을 했다.

10년전이다. 벌판이던 제주시 아라동과 이도2동 지역에도 택지개발 바람이 분다. 20034이도2지구 도시개발 사업이라는 계획이 승인을 받은 것. 이후 2009년까지 기반시설 공사가 마무리되고, 하나 둘 주택이 들어선다.
 
이도2지구는 새로운 고급아파트도 탄생하고, 지구내에 들어서는 주택들은 건축물로서도 가치가 높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시설이 있다. 바로 탐라중학교(교장 이영호). 탐라중은 이도2지구라는 새로운 단지에 들어선 유일한 학교로, 제주의 역사를 담아낸 탐라라는 명칭을 지닌 제주도내 유일한 학교이기도 하다. 택지개발이 이뤄질 때만하더라도 탐라중은 (가칭)‘이도중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지난 201012탐라중학교라는 번듯한 이름을 갖게 된다.
 
2011년 개교한 탐라중은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초보학교인 셈이다. 올해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그야말로 신참이다. 비록 선배는 없으나 탐라중은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그건 바로 이웃과 함께하는 가치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탐라중 정문 바로 앞은 한일베라체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탐라중은 올해 3월 이곳의 노인회와 협약을 맺었다. 안전한 학교만들기 네크워크를 구축, 선배들이 없는 학생들의 든든한 벗이 되고 있다.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주말이면 가장 바쁜 곳이 탐라중이 아닐까 싶다. 주말엔 학교를 개방, 인조잔디가 깔린 이 곳 운동장은 늘 젊은이들로 붐빈다.
 
특히 탐라중은 새로운 교육에 도전을 하고 있다. 일반 학교와 달리, 애초에 교과교실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자 형태인 탐라중은 중심부를 교과교실로 꾸몄다. 수학인 경우 4층에서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탐라중은 2012년부터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운영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수학 4개 교실, 영어 3개 교실, 과학 3개 교실 등 교과교실을 갖추고 2개 학급을 모아 3개의 수준으로 나눠 이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탐라중의 수학 교과교실.
교과교실제의 장점은 교실내에 모든 시설을 갖춤으로써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데 있다. 교과교실제 3년을 맞으면서 어느 정도 이 제도는 정착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갈수록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이동수업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끼리 협동을 통해 성장해야 하는데, 수준을 나눔으로써 또래의 도움을 받거나 하는 일이 사라지는 아쉬움이 있다.
 
탐라중은 연중 프로그램으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도 진행중이다. 건강한 학부모 밑에서 바른 학생이 나올 수 있다는 바람에서다.
 
탐라중은 이밖에도 선진형 수학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색 교육활동으로는 오케스트라가 눈에 띈다.
 
탐라중 오케스트라 연습 모습.
탐라중의 부희옥 교무부장은 탐라중은 전통이 없다는 게 최대의 약점이었다. 때문에 초기엔 이 학교를 오는 걸 꺼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오고 싶은 학교로 변했다특히 이 학교는 주변 환경이 다른 여느 곳과 달리 좋다. 탐라중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제주도의 대표적인 학교로 커갈 것이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탐라중 강중훈 학생회장
 
낯설었죠. 하지만 새 학교는 전통보다는 무엇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 아니겠어요? 바로 도전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죠.”
 
  강중훈 군.
탐라중 3학년이면서 이 학교 학생회장인 강중훈 군의 말엔 힘이 넘친다. 이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바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기회부여에 있었다.
 
특히 강중훈 군은 교과교실제 운영의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똑같은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해 정도에 따라 수준을 정해주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심화반인 경우 보다 깊은 수업을 할 수 있어 좋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선생님의 차근차근 설명하는 교육을 받으니, 모든 학생들이 한꺼번에 받는 것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봐요.”
 
그러면서 강중훈 군은 선배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섭섭하거나 하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앞서 얘기한 도전이라는 자신감을 더 드러냈다.
 
오래 전에 세워진 학교는 선배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대신 도전 기회는 적을 것 같아요. 오히려 선배가 없다는 점은 우리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잖아요.”
 
그래서일까. 강중훈 군의 꿈도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이다. 그는 금융공학자를 꿈꾼다. 금융에 수학과 물리를 대입, 주가변동을 예측하는 직업이다. 강중훈 군을 통해 탐라중 학생들의 도전 의식이 읽힌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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