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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유기농 영귤 아시나요…생과 차·과즙 속에 영양 듬뿍”
“제주산 유기농 영귤 아시나요…생과 차·과즙 속에 영양 듬뿍”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12.26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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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31>‘한라산 성암영귤농원 영농조합법인’ 김순자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제주산 영귤을 20년동안 유기농으로 재배해오고 있는 김순자 대표.

“영귤 재배 개척자로서 제주지역에 영귤 주산단지를 만들고 싶어요. 일본 ‘스다찌’보다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 향토 제주 특산물 개발에 보탬이 되고픈 의욕으로 한 그루 한 그루에 정성을 기울였죠. 도민들이 영귤을 많이 먹어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하고 싶네요”

제주시 영평동에서 ‘한라산 성암영귤농원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자 대표(78)는 남편 김창진 회장(80)과 함께 1998년부터 영귤을 재배해오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지난 1976년부터 제주도 영평동 성암농원 1만평에서 감귤을 재배해오다, 감귤나무를 모두 베어낸 뒤 1998년부터 영귤 농사로 바꿨다.

“영귤 묘목을 도내에 처음 도입해 묘목을 심고난 이래 방풍시설부터 시작, 풀베기 톱밥을 나무 밑에 깔아서 토지 개량을 비롯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오늘날 친환경 농원으로 조성하기까지 매우 고되긴 했죠”

영귤은 귤의 일종으로 일본에선 ‘스다찌’라고 불린다. 일본 도꾸시마껜(德島縣)이 주산단지로, 일본 전체생산량 98%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된 영귤은 농약을 쓰기 때문에 유기인증을 받은 곳이 없다.

‘스다찌’가 도내에 도입됐지만 적합한 우리말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신선이 살만한 곳’이란 옛 제주 이름인‘영주’(瀛洲)에서 영(瀛)을 따 ‘영귤’이라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주산지인 제주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이름이 됐다.

“2002년에 첫 수확하는 결실을 맺었어요. 영귤을 생과즙으로 맛본 이들로부터 효능이 입증되고 호응을 얻어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가 2008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 영귤에 245종 농약불검출 확인서를 받아 친환경농산물인증을 받았죠”

한라산성암영귤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진.김순자씨 부부

# “전국에서 영귤을 국내외에서 유기농 인증은 이곳이 유일”

이곳 한라산 성암영귤농원에서 생산되는 영귤은 100% 유기농법으로 재배되고 있어 김 대표 부부는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12년 2월 일본정부(농림수산성)가 인증하는 유기농 JAS마크를 받았죠. 그래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유기농인증을 받은 곳으로 전국에서 유일해요. 아마 일본에도 없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난해(2013년)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것을 비롯해 미국FDA인증, 농림축수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5회 전국 친환경농산물품평회에서 가공식품부문 금상,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등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농산물이력추적관리 등록을 했고, 사단법인 제주농림수산식품인증센테에서 GAP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곳 영농조합법인은 2007년에 설립, 5500평에 영귤 1500그루 이상을 심어 연간 12톤 가량 생산하고 있다. 영귤 생과와 영귤차(580g, 300g, 200g들이), 영규과즙(120㎖들이 유리병, 5㎖ 1회용 파우치)을 판다.

영귤 차는 100%유기농 영귤생과를 껍질 통째로 잘게 썰어 유기농설탕과 절반씩 섞어 만든다. 영귤 과즙은 색소, 방부제, 향미료 등 첨가물은 일체 쓰지 않고 100%유기농 영귤생과를 껍질 통째로 짜낸 과즙 원액이다.

지난해 생산된 영귤은 개인 617명과 생협 등에 1㎏에 1만원 씩 온라인으로 팔았다. 20년 동안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게 알려지고, 물건이 좋아 2~3년 전부터는 물건이 달려 팔지 못할 정도라고 김 대표는 전한다.

“일반감귤 농사하는 것보다 10갑절 이상 소득 높아, 경제성이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감귤 대체작목으로 영귤을 추천하고 싶네요. 재배하기도 비교적 쉽고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귤은 상쾌한 맛과 향기 때문에 한식, 일식, 서양식 요리 전반에 매우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영귤의 향기는 테르펜 계이며 12여 종류나 되는 향기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영귤엔 비타민C와 A, 구연산, 단백질, 식이섬유, 탄수화물, 칼슘, 칼륨, 인 등 필수영양성분과 플라보노이드, 헤스페리딘, 카로티노이드, 리모노이드, 나란진,나리투틴 등 향산화 화합물 등이 많이 포함됐다.

신맛이 매우 강해 강한 산도(6-7)로 자연식초 기능성을 갖고 있다. 향기 또한 독특해 일본에선 자연식초, 생과즙, 간장, 고기양념류, 희석식 음료, 와사비, 린스, 입욕제, 샴푸, 비누, 미용화장품 등 150여 종류 가공제품으로 팔고 있다.

“특히 구연산 5%로 신맛이 강해 수입산 레몬 대체식품으로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영귤 생과즙을 생수와 섞어 마시면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요”

영귤

# “상쾌한 맛·향기로 한식, 일식, 서양식 요리 등 다양한 이용”

이밖에도 △ 생과즙100%에 냉수나 온수 5~6배 희석해 마시는 음료 △소주, 위스키, 진 등 칵테일 또는 혼합하여 마시는 것 △ 생선구울 때 비린내를 없애거나 스테이크 풍미를 높이려 해 몇 방울 뿌리고 △ 훈제어류 재료 △ 신선한 야채와 과실을 바탕으로 한 소스류 등에 쓴다.

“영귤 즙을 마시면, 뇌파를 안정시켜 스트레스 해소와 몸속을 편하게 하고,일본에선 혈당치 억제효과로 당뇨병에도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어요. 잔멸치(小魚)등에 영귤 즙을 넣으면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란 연구 보고도 있지요”

영귤은 과실크기가 30g 안팎으로 작고 동그랗다. 보통 탁구공만하고(평균직경 약 40㎜) 과피는 2㎜ 정도로 과피색깔이 녹색인 미숙과 상태에서 가장 향이 좋고 쓴 맛이 없다

그래서 영귤은 다른 감귤과 달리 완숙과가 되면 향이 없어지므로 청과 상태인 미숙과로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에선 9월에 노지수확을 한다. 청과때 성인병에 좋은 성분이 많다.

“유기농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특히 제초제를 뿌릴 수 없어 직접 풀을 베는 게 어려워요. 한 해에 6차례 정도 풀을 베죠. 유기농으로 하다 보니 퇴비 액비 주다보니 풀이 잘 자라고 모기가 많아요. 농약을 쓰지 않아서 군데군데 벌집까지 생길 정도에요”

김 대표는 영귤에 병해충이 많은데 농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마늘을 갈아서 망사에 넣어 목초액을 섞어 3개월 숙성한 뒤 희석해 농약 대신 뿌리고 있다. 유기농 땅이어서 청양고추를 발효시켜 살균제로 쓴다.

“일본의 유자처럼 앞으로 영귤은 전망이 좋다고 봐요. 저희처럼 유기농으로 재배를 계속하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믿어요. 건강과 미용에 좋은 비타민C, 칼슘 칼륨 등이 많다는 점도 꼽을 수 있죠. 일본에선 영귤을 장수식품으로, 천연식초라고 해서 물에 섞어서 먹고 있어요. 식중독 예방뿐만 아니라 영귤을 섞어서 먹은 칼슘 흡수가 잘돼요”

영귤차와 영귤과즙

영귤은 일본에서 200~300년 전부터 재배돼 왔다고 알려졌다. 지난 1957년 도꾸시마켄 지사가 ‘스다찌’를 주력 농산물로 재배하자고 해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중심이 돼 영귤 재배를 권장해야 해요. 아직까지도 홍보가 잘되지 않았잖아요. 일본에선 ‘스다찌 아가씨’ 선발대회 등 현(縣)차원에서 경비를 들여가며 홍보하고 있어요. 영귤을 감귤대체 작목으로 자치단체나 농업단체에 홍보해줬으면 해요”

처음 영귤 재배에 도전을 한 건 1980년대 후반이었다. 그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유기농재배를 고집함으로써 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처럼 100% 유기농으로 3가지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김 대표는 포부를 밝힌다.

그래서 외국에 있던 아들인 김기환 부사장(40)이 고향으로 돌아와 농장에서 마케팅부분을 맡아 이곳 100% 유기농 영귤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한라산 성암영귤농원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시 영평동2337-1(능산길73)에 있다. 연락은 010-8662-131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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