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표에 두려운 도의원들 학교군 조정 ‘떠넘기기’
표에 두려운 도의원들 학교군 조정 ‘떠넘기기’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7.08 13: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일 교육위원회, 광령초 통학구역 청원 및 진정 건 도교육청에 이송
[미디어창] ‘중학교 학교군·중학구 및 추첨 방법고시안’도 상정·보류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중학교 학교군 통학문제 상정을 보류시키면서 표를 의식한 행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령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문제가 그렇게 어려운가. 8일 열린 제332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이날 교육위원회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 하나를 해결했다. 그것도 아주 손쉽게 처리했다. 그 방법은 바로 ‘떠넘기기’다.

‘떠넘기기’ 소재인 광령초 통학구역 조정 문제는 이달 들어 불거졌다. 그에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광령초등학교 통학구역 가운데 광령1~3리는 제주시 2학교군이나 귀일중학구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행정예고는 지난달 21일 확정됐고,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틀어졌다. 도의원들은 그 이유를 ‘첨예한 대립’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첨예한 대립’은 광령초 통학구역을 놓고 진행되고 있는 찬반을 말한다.

광령초등학교 학교군 조정을 반대하는 귀일중 학부모들이 학교군 원상복귀를 해달라는 청원을 제주도의회에 제기하면서 불이 붙었다. 그러자 며칠 뒤엔 광령초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났다. 광령초 학부모들은 귀일중 학부모들의 청원에 문제가 있다며 도교육청의 행정예고를 그대로 진행하라는 요구였다.

공을 받은 건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였다. 광령초 통학구역 조정에 따른 청원 1건, 진정 1건 등 2건에다 ‘중학교 학교군·중학구 및 추첨 방법고시안’을 상정, 심의하는 게 교육위원회의 몫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의 결정은 실망 자체였다. 교육위원회는 청원과 진정에 대해서는 “상반된 주장이다. 갈등 해소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 귀일중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라”며 제주도교육청으로 넘겼다.

교육위원회는 청원과 진정을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가? 통학구역 조정 용역은 어제 오늘 시작한 게 아니다. 공론화 과정도 거쳤다. 보고회도 수차례 했다. 그런데 왜 행정예고가 다 끝난 상태에서 다시 도교육청으로 ‘폭탄’을 넘겼을까. 그건 교육위원회 스스로가 지역주민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함을 실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교육위원회는 청원 및 진정 건을 도교육청에 돌린 건 물론, ‘중학교 학교군·중학구 및 추첨 방법고시안’도 상정을 보류시켰다. 안건을 보류시킨 이유는 청원과 진정 문제를 교육청에서 잘 해결하면 그 때 가서 고시안을 상정하겠다는 뜻이다.

제주도의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 청원과 진정이 들어오면 문제점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떠넘기기’라니. 그러고 보니 도의원들은 유권자들의 표를 먹고 살지 않는가. 그렇다. 표를 너무 의식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자기 결정도 하지 못하는 우스운 꼴이 발생하고 말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라산 2015-07-08 23:02:26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떠넘기는 의원들...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