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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지 못하면서 그것도 본사인가”
“본사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지 못하면서 그것도 본사인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9.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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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무늬만 제주 본사’인 다음카카오 어떻게 봐야 하나
10월 1일부터 모바일 부문 강화하면서 ‘카카오’로 회사명 변경
다음카카오 사명이 10월 1일부터 카카오로 바뀐다.

지난 7월이다. 모 경제지가 ‘다음카카오의 즐거운 실험’이 막을 내린다는 기사를 쓰자 다음카카오는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즐거운 실험’이라는 건 낯선 땅 제주도에 본사를 둔 획기적인 시도여서 그런 표현을 해왔을게다.

이후 다음카카오는 본사는 제주도라는 사실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다음카카오는 ‘무늬만 제주 본사’일 뿐이다. 제주 본사는 ‘즐거운 실험’을 해온 것을 떼버릴 수 없다는 신뢰 때문인지, 아니면 제주도민의 비난 여론 때문인지 ‘제주 본사’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다.

그런데 제주도가 본사라면 모든 걸 제주에서 지휘를 하는 게 맞을 게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다음카카오 지휘는 제주에서 하는 게 아니라 판교에서 하고 있다. 보도자료만 해도 그렇다. 본사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하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각 사에 배포하고 있다.

보도자료 작성을 제주에서 하지 않고 있다면 제주 본사는 껍데기라는 걸 확인해줄 뿐이다.

다음카카오는 1일 회사 이름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변경을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기자가 궁금해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다. “본사가 제주도인가”라고. 그러자 담당자는 “제주 본사는 그대로 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하면서 인력이 늘어났고, 다같이 일을 할 곳을 찾다가 판교를 택했다”고 한다. 이것까지는 좋다.

기자는 그 다음 질문을 던졌다.

“담당자는 지금 제주에 있나요.”

“아니오.”

“왜 보도자료를 본사에서 만들지 않죠?”

“제주와 판교를 오갑니다.”

이 대화만 들으면 어디가 ‘본사’이고, 어디가 ‘껍데기 본사’인지를 알 수 있다.

다음카카오의 판교 인력은 2000명이다. 본사인 제주도의 인력은 400명이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시장 확대로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다. 공룡처럼 커지면서 포털보다는 모바일 분야를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다음’이라는 이름을 떼고 새롭게 출발한다.

10월 1일이면 ‘다음’이라는 이름은 사라진다. 언론 담당자는 “아직까지는 본사를 제주에서 옮길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과연 믿어도 될까. 본사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지도 못하는 본사인데 말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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