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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통해 제주도를, ‘우리’라는 공동체를 지켜야”
[나도 제주인] 역사 이야기로 대중 만나는 ‘사임당’ 작가 임해리씨
데스크승인 2015.12.05  15:12:19 김형훈 기자 | coffa@naver.com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제대로 인식하는 교육을 통해 제주 고유의 공동체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임해리씨.

제주의 자연이 좋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사진작가 김영갑씨와 오름도 올랐다. 그때 느꼈고 봤다. 제주의 속살을. 그러면서 언젠가는 제주에 정착하리라 다짐을 했다. 우리나라 역사를 대중과 호흡하며 글로 옮기는 작가 임해리씨. 15년전부터 제주에 정착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제주에 둥지를 튼 건 2013년 여름이 되어서다.

“제주에 살려고 생각한 건 오래됐죠. 관광지 중심으로만 알던 제주도였으나 김영갑씨 등과 오름을 오르며 진정한 제주를 봤어요. 그러면서 제주에 정착하려 했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대도시의 삶이 맞지는 않았거든요.”

그는 제주의 자연도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원형을 간직한 땅 제주도가 더 좋았다. 역사를 전공해서인지 제주역사를 알면 알수록 제주도에 대한 애정은 더 깊어갔다. 그런데 정작 제주도민들이 제주도를 잘 모르는 점이 안타까웠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본다.

“제주에 온 외국인들이 제주도를 더 잘 얘기할 정도예요. 제주도의 전통을 지키려면 학교 교육부터 바꿔야죠. 자기 동네에 할망당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주민센터는 예능적인 것만 가르치지 말고 ‘우리동네 역사 알기’ 등의 강좌를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는 올해 <사임당>이라는 책을 펴내며 신사임당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 책은 세종도서 역사·지리·관광 분야 우수도서로도 선정됐다. 그가 <사임당>을 들고 나온 이유는 있다. 바로 교육이다. 제주가 제대로 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파하는 그는, 사임당을 통해 교육 패턴도 달라지길 기대하고 있다.

“사임당은 율곡의 어머니로만, 5만원권 지폐의 주인공으로만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사임당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답을 하질 못해요. 사임당은 공자의 말씀처럼 ‘뜻을 세우라’고 강조했어요.”

그와 교육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보니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행태의 문제점도 비판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는 명문대 진학에만 매달리는 사회현상, 결과만을 강조하는 세태를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걸 잘못된 모성 이데올로기 탓이라고 한다.

“모성 이데올로기가 왜곡되고 있어요. 산업사회에 들면서 여성은 어머니로서 사적영역에만 머물게 만들어요. 그러다보니 사회를 계층화, 계급화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거죠. 학력과 학벌이 중요해지면서 정작 교육은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게 된 겁니다.”

서울 강남에 열광하는 현상. 그건 교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맺음을 하고 있다. 그건 교육의 비정상화일 뿐이다.

“지금 교육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결국 모성 이데올로기는 자식의 장래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오직 자녀의 출세만을 위한 도구가 됐죠. 그러면서 가족이기주의만 강화되고, 공동체 의식은 희박해지고 있어요.”

   
임해리씨는 이주민이지만 제주도에 와서야 애향심을 느꼈고, '우리'를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울타리인 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한다. 그러기에 다른 지역과 달리 고유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제주도만이라고 공동체를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그러려면 ‘우리동네’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바로 교육을 통해서다.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해요. 제주에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주민센터를 교육을 하는 장소로 만들면서 우리동네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해요. 이건 주민자치와도 연결이 되는 겁니다.”

그는 제주시 삼도1동에 거주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그런 활동이 진행된다면 그는 얼마든지 재능기부도 할 수 있단다.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았지만 느껴보지 못한 고향을 여기서 느끼고 있어서다.

“제주에서 느낀 게 있어요. 애향심이랍니다. 서울에서는 몇십년을 살아도 ‘우리’라는 의식이 생기질 않았는데, 제주에 살면서는 ‘우리 삼도1동’이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그의 생각은 아주 소박하다. 자신이 사는 땅이 어떤 곳인지를 교육을 통해 일깨우고, 이를 통해 ‘우리’라는 공동체를 확산시키길 바란다. 제주에 와서 애향심을 비로소 느꼈다고 하니 그의 고향은 서울이 아니라 정말 제주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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