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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선’, ‘선당후사(先黨後私)’는 없었다
‘아름다운 경선’, ‘선당후사(先黨後私)’는 없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3.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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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 정가 경선 후유증 심각 … “정당보다 괸당이 우선인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제주도내 3개 선거구의 각 정당별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지금까지 선거 과정을 돌아보면 예비후보들이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결같이 다짐했던 약속 중 하나가 ‘아름다운 경선’이었다.

하지만 선거구별, 정당별 경선이 모두 마무리된 지금 경선 과정을 돌아보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제주 지역에서 12년만에 지역구 국회의원 배출을 노리는 새누리당의 경우 상대 후보와의 정책 경쟁은 뒷전인 채 음해성 폭로와 반박 기자회견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졌다. 급기야 같은 당의 상대 후보를 겨냥한 녹취 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제주시을 선거구에서는 현역 의원이 경선 탈락하는 이변이 나온 가운데 상대 후보가 역선택을 조장했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 중앙당의 발표가 늦어지자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현역 의원 지키기’에 나서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 마디로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총선 승리라는 목표는 실종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정치인들이 자주 입에 올리는 말 중에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이 있다. ‘개인의 안위보다 자신이 속해 있는 당을 먼저 생각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도내 3개 선거구 어디에서도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가 이를 실천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4.13 총선 정국의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공천에서 컷오프를 당하거나 경선 탈락한 몇몇 정치인들의 ‘백의종군’ 소식이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도 이같은 정치판에 신물이 났기 때문 아닐까.

24일과 25일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선뜻 경쟁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함께 나서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벌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정당보다 괸당이 우선’인 제주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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