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5:27 (화)
“인사청탁으로 벼슬 얻으면 벼락 맞아 죽어요”
“인사청탁으로 벼슬 얻으면 벼락 맞아 죽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7.07 11:0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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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테크노파크의 이상한 인사] <4> 감사를 기대한다
 

기획을 시작하며 조선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조선초만 하더라도 인사 행정을 맡은 이들의 자손은 관직을 받지 못하도록 했고, 자리를 얻으러 구걸하러 다니는 ‘분경’도 금지시켰다. 이왕 역사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좀 더 얘기를 해보자.

예전엔 지금과 달리 농사의 중요성이 무척 컸다. 그런데 하늘만 바라보는 게 다반사였다. 비를 내려달라고 기원을 하기도 했다. 또한 비가 너무 내리면 그것 역시 재앙이었고, 어찌하질 못했다.

조선시대 세종에겐 ‘대왕’이라는 칭호를 붙어준다. 한글 창제를 비롯, 과학기술의 발전은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세종 16년(1434)은 자격루가 만들어진 해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건 있었지만 정밀하지 못했다. 세종은 장영실에게 그걸 새로 만들도록 했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자격루다. 그런데 조선은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을 자랑했음에도 하늘을 어찌하지는 못했다. 1434년 그해는 흉년이 들었다. 비가 너무 왔기 때문이다. 그 전에도 흉년이었기에 민중들의 삶은 핍박 그 자체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백성의 생활은 말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천재지변으로 이렇게 된 것은 인사의 잘못이다.”(세종실록 65권, 세종 16년 7월 26일)

하늘이 화를 내는 이유는 인사의 잘못이란다. 세종에 앞선 태종 때도 인사문제를 거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태종은 한 술 더 떠서 “인사청탁을 해서 벼슬을 하면 벼락이 있다는 말이 있다”며 혼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말을 재해석하면 “인사청탁으로 벼슬을 얻으면 벼락 맞아 죽는다”는 말이다.

너무 옛날 얘기만 하는 것 같지만 현재 우리사회가 새겨듣고,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많다. 그 가운데 인사의 중요성은 자주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주테크노파크의 인사를 들여다보면 기존 원칙을 변화시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원칙대로라면 채용이 되지 못했을 이들이 채용되고, 필기시험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이들은 오히려 면접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물론 제주테크노파크의 해명대로라면 ‘많은 이들에게 면접을 줄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답변도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기존 원칙을 뭉개고 새로운 원칙을 적용한다면 직원채용을 위한 인사절차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지난 과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런데 왜 필기시험 적격 점수를 하향 조정하고, 결국은 적격자를 탈락시키게 됐는지에 대한 이유는 알아야 한다. 만일 부당하게 일을 처리했다면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범죄가 된다. 그래서 요구를 하겠다.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끝>>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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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2016-07-08 00:12:44
아무리 특별행정자치도라도 국가공인기관인데 어찌 인사청탁이?조선시대만 해도 분경금지법이라고 인사청탁금지법이 있었고 처벌은 곤장 100대로 사형에 가까운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낙하산 수준이
아니라 대놓고 인사청탁 받겠다고 광고하는 건가? 제주도에 내려가 정착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섬의 특성에서 벗어나 여러방면으로 개방되어가는 제주에서 이러힌 지저분한 연고주의는 뿌리뽑아야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현재
난리인 김영란법의 시행을 촉구시키고 부정부패의 본보기이자 방아쇠가 되길 바란다.

영규 2016-07-08 00:08:20
아무리 특별행정자치도라도 국가공인기관인데 어찌 인사청탁이?조선시대만 해도 분경금지법이라고 인사청탁금지법이 있었고 처벌은 곤장 100대로 사형에 가까운 처벌을 받았다. 제주도에 내려가 정착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섬의 특성에서 벗어나 여러방면으로 개방되어가는 제주에서 이러힌 지저분한 연고주의는 뿌리뽑아야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현재
난리인 김영란법의 시행을 촉구시키고 부정부패의 본보기이자 방아쇠가 되길 바란다.

낌미 2016-07-07 21:25:40
정당한 대처를 바랍니다.

유제상 2016-07-07 20:40:40
청렴을 조직분위기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던 기업으로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네요...이번 사태에 대해 국가공인기관으로서 정당한 대처를 하시길......

김영환 2016-07-07 20:35:26
국가 기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 어떤 기관을 믿어야 할까요. 협약은 하늘로 증발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