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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디어 제주가 나아갈 방향
<특별기고> 미디어 제주가 나아갈 방향
  • 김병욱
  • 승인 2004.11.10 00:00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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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인터넷 신문 <미디어 제주>가 탄생한다. 물론 종이신문 주간지도 함께 창간된다.<미디어 제주>의 탄생은 제주언론사의 또 하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것은 인터넷 종합일간지의 탄생이 그 자체로서 어떤 가치가 있다거나,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어떤 실익을 독자들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튼 새로운 주간지와 인터넷 신문의 탄생이 신문시장의 경쟁격화는 물론 인터넷 신문 시대로 한 발작 더 내딛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잘 알다시피 한국 전체 지방일간지 72개 중 5.5%에 해당되는 4개 일간지(6개 주간지 제외)가 한국 전체 인구의 1.1%밖에 안 사는 좁은 제주지역에서 발행되고 있다. 인구규모, 기업체의 수, 한정된 광고시장 규모로 볼 때, 이는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이다. 그 결과, 제주 지역일간지들 모두 수년간 적자 경영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주간신문이지만 <미디어 제주>의 탄생은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지역에는 ‘신문사가 너무 많고 모두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니 머지않아  경영난에 곧 봉착할 것이다’라는 소리에 기부터 죽을 필요는 없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식의 식민사관은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쳐 놓은 사기성 담론에 불과하다. 창간목적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당당히 전진하라. 승리는 항상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현재 지방일간지들이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지역언론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내용이 뻔하다, 읽을거리가 없다는 등) 탓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사내용이 질적으로 보나 양적으로 보나 신문, TV, 인터넷 등 다매체를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복합적 매체이용집단’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 제주>가 다매체 이용자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화 사회의 트랜드 물론 독자의 필요와 요구를 읽어내는 새로운 신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독자들로부터 ‘어느 신문이나 다 똑같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기존 신문들(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 다 포함)과는 무엇 하나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10여년전 <삼성>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늘날 삼성을 한국의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놓았듯이 <미디어 제주>도 기존 신문들의 편집방식, 뉴스소재, 보도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 기존매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즉, 기존의 신문들과 유사한 편집방식과 뉴스감각을 갖고서는 X세대로 불리는 신세대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것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간지는 일간지와 발행주기는 다르지만 독자층이 거의 같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주간지의 입장에서 볼 때, 일단 TV화면과 일간지에 보도된 뉴스는 이미 죽은 뉴스다. 때문에 주간지의 보도내용이 일간지와 다르지 않을 경우 주간지에 보도된 기사들이 읽힐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이런 차별성이 주간지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셋째, 대다수의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관청주변의 소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처한 상황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일상생활에 관한 정보들이다. 우리가 100원짜리 물건하나를 사는데도 자신에게 필요나 이익이 없으면 구매하지 않듯이, 자신에게 이점이나 이익이 없는 기사는 어느 누구도 읽지 않는다. 이것을 선별적 노출성향이라고 부른다. <미디어 제주>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자신들이 보도하고 있는 기사가 과연 독자들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 정보로서는 또한 어떤 가치가 있는지 항상 반문하면서 기사를 써야한다. 구태의연한 송신자 중심의 홍보성 기사, 이를 갖고서는 대다수 독자들의 다양한 고지욕(告知慾)을 채워줄 수가 없다.

 따라서  <미디어 제주>가 독보적인 지역신문으로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신문들이 등한시하고 있는 육지부 타 지역의 정보도 심도있게 보도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시야와 관심영역을 무한히 확장시켜주는 도량 큰 지역신문이 되어야 한다.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고영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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