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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와 주민협동’으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
‘치즈와 주민협동’으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6.10.03 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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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6차산업화 성공 본보기, ‘한국 치즈의 원조’ 전북 임실치즈마을
임실치즈마을 전경

“임실에 치즈를 준 건 하늘에서 준 축복이죠. 어려움이 봉착할 때도 남 탓하지 않고 협동해온 마을주민들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봐요”

전라북도 임실군 임실읍 치즈마을을 이끌어가고 있는 임실치즈레인보우㈜ 심장섭 사무국장은 지금도 ‘협동의 씨앗’을 일궈나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인다.

임실 치즈마을은 ‘치즈’를 통해 전국에서 농업농촌6차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대표적인 본보기로 꼽히는 한 곳이다.

그래서 제주지역 6차산업 인증업체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이 마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

전북 임실 치즈마을은 전주시에서 약 20㎞ 거리에 있다.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한국치즈의 원조 임실치즈’ 뿌리를 가졌다.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치즈마을에 들어서면 치즈 관련 간판과 조형물이 눈에 확 다가온다.

“치즈마을이 오늘이 있기 까지는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벤스(한국명 지정환) 신부와 심상봉목사, 이병오 이장 등 선구자와 주민들이 밤낮 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죠”라고 이진하 전 치즈마을위원장(60)이 설명한다..

이 위원장은 “마을 안에 치즈공장 6개가 있다. 세계적으로 한 마을에 치즈공장 6개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 이곳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랑한다.

임실치즈마을 로컬푸드 직매장

# 임실 치즈마을 선구자 지정환 신부, 심상봉 목사

심장섭 사무국장

임실치즈는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의 손에서 1967년 처음 탄생했다.

당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마을주민을 돕기 위해 지 신부가 서양에서 산양 2마리를 들여온 것이 시초였다.

지 신부는 산과 풀로 이뤄진 마을 지형이 치즈를 생산하기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뤄졌지만 치즈를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지 신부가 실패를 거듭하고 유럽에서 비법을 여러 차례 배워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성가리 치즈공장을 설립해 지금의 임실치즈를 만들었다.

현재 임실치즈 관련 사업은 모두 주민에게 넘겼다.

1967년 지 신부가 임실에 최초의 치즈공장을 설립하면서 40년 한국 치즈 역사의 문을 열었다면 그 바통은 심상봉 목사가 이어받았다.

심 목사는 1969년 임실역전교회(현 임실제일교회)에 부임하면서 지역공동체 운동을 시작했다.

1972년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고리채 없애기에 나섰고, 야학인 바우학원과 바우탁아소를 만들었다.

느티나무로 마을가꾸기를 한 결과 ‘느티마을’로 불리던 이 마을은 2003년 녹색농촌체험마을과 팜스테이마을로 지정됐다.

2006년 지금의 치즈체험장인 숲골유가공회사 홍보관이 마련됐고,2014년 농업회사법인 임실치즈 레인보우㈜가 설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민 234명(69가구) 가운데 85명(57가구)가 회원이다.

치즈만들기 체험장

# 치즈마을, 주민 협동정신으로 꽃피워

임실지역 사회에 지 신부는 협동의 씨앗을 뿌렸고, 임실주민은 협동이란 그 힘을 지켜왔다.

임실치즈마을은 심 목사가 세운 신용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치즈를 생산하면서 더욱 성장했다.

2006년부터 ‘치즈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해 마을총회를 통해 ‘치즈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화성마을과 중금금당마을 두 마을 청년들이 행정 리(里)조직과 무관하게 치즈마을을 만들었다.

마을 안엔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6곳이나 들어섰다.

딸기 요구르트, 복분자요구르트, 호박요구르트와 대표상품인 모차렐라치즈를 생산한다.

하루 가공량은 4톤가량 된다.

치즈 아카데미도 열어 가정에서도 치즈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고, 마을에서 작은 도서관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치즈생산 판매에 성공한 금성리는 2003년 농림부에서 주관하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신청해 2위를 차지했다.

체험프로그램은 주민아이디어로 치즈만들기, 산양체험, 피자와 먹거리 만들기 등으로 채워갔다.

마을입구에서 체험 신청을 하면 경운기를 타고 체험장까지 간다.

트랙터체험 운전은 60대 이상 노인들만 하도록 해 노인일자리를 만드록 있다.

1,2층으로 돼 있는 체험장엔 우유에 효모를 넣고 발효시킨 뒤 치즈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체험자들은 널따랗게 펴고 길게 늘리고, 나중엔 찢어먹는 쫄깃한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어 보게 된다.

치즈 체험장 옆에선 피자체험까지 할 수 있다.

체험장 뒤엔 산양과 송아지를 만져보는 체험장이 있다.

뽕잎과 풀잎으로 양에서 직접 먹이도 주고, 우유병을 들고 송아지에서 젖먹이는 체험도 해본다.

그 치즈를 콘셉트로 해서 마을 사람들이 치즈체험을 중심으로 해서 갖가지 농사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놨다.

임실치즈마을 마을정보센터, 로컬푸드직매장, 교육장 건물

# 남 탓 하지 않고 온 마을 주민이 호응

치즈마을이 성공적인 6차산업화를 이뤄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첫째. 이미 오래전부터 마을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협동의 혈통’을 통한 공동체 운동을 바탕으로 모든 주민이 호응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노인일자리 보전, 유휴자원 활용 등에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둘째, 마을운영위원회가 마을 주민 모두 복지가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여러 시책을 늘 고민하고 개발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원이란 생각으로 복원하고 기획하면서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해마다 정월대보름행사, 작은음악회와 축제, 우렁이 입식 행사, 추수감사제 등을 열고 있다.

셋째, 농식품 6차산업화를 1차산업으로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다.

넷째, 치즈마을운영위원회 조직을 자기 책임과 권한을 최대화하도록 하고 있다.

실례로 조직도를 보면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이사들을 맨 위쪽에 놓고, 정보화·탐스테이·녹색농촌체험마을 책임자등이 모두 수평적인 지위를 갖는 조직으로 만들어 놨다.

돔 모양의 작은 도서관과 태양열 주택이 있는 임실치즈마을

“실수가 있을 때, 어려움에 봉착할 때 결코 서로 남 탓을 하지 않고 모두가 협동해 해보자 했던 게 가장 큰 비결이라고 볼 수 있죠. 하다말고 그만 두는 게 실패지요”

임실치즈마을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마을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바탕이라고 심 국장은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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