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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주 수눌음 돌봄공동체, ‘살기좋은 마을에서 우리 아이들 키우기’의 희망을 보다
[기고] 제주 수눌음 돌봄공동체, ‘살기좋은 마을에서 우리 아이들 키우기’의 희망을 보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10.18 14:5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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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성란 대전대학교 교수
차성란 대전대 교수.

지난 주말, 제주 가족친화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수눌음 돌봄공동체 첫 모임이 있었다.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엄마, 아빠들이 이웃들과 아이들을 함께 키우려는 돌봄 공동체들이 아이들과 함께 첫 인사를 나누고 돌봄공동체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엄마, 아빠들이 모임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자원 봉사 대학생 언니들과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도 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놀라웠던 것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여러 명의 아빠들이 가족단위로 함께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금번 수눌음 돌봄공동체 사업은 제주도가 2016년 체감형 가족정책의 일환으로 3가족 이상으로 구성된 자발적 육아공동체 팀을 발굴하여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예산과 돌봄공동체 운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는 또한 올해 10곳의 수눌음 공동육아나눔터 운영기관을 선정, 공간 리모델링을 지원하여 마을에서 이웃끼리 자녀들과 함께 모여 돌봄을 할 수 있는 공간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번 사업의 돌봄 공동체 참가자들의 사업계획서를 보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좀 더 밝은 희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자녀교육에 대한 아버지 역할 인식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았다. 아버지의 양육참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은 자녀에게 양성(兩性)이 갖는 다양한 특질을 가르쳐줄 수 있어 자녀 성장발달에 기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는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오로지 돈을 버는 일에만 관심을 갖지 않고, 가족과의 삶에 참여하는 것으로서 자녀와 함께 하는 삶을 통해 가족 안에 아버지의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지향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가정교육의 책임자로서 부모역할에 대한 철저한 책임감을 볼 수 있었다. 사회의 경쟁수준이 점점 더 강화되면서, 자녀교육에서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은 자녀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부모의 경제력이 곧 자녀의 학업성적과 입학하는 대학의 순위를 말해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이 곧 부모의 역할을 다 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주 돌봄공동체의 한 팀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자연과 벗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간식을 직접 준비하는 등 기꺼이 부모역할을 해내려 한다. ‘난 부모로서 네 사교육비를 대 주었으니 부모역할을 다 했고, 그 다음은 모두 네 몫이야’ 라고 부모의 책임을 회피하는 부모들이 아닌 것이다.

셋째, 우리만의 돌봄 공동체가 아니라 마을공동체로의 확산 가능성을 보았다. 지자체의 돌봄 공동체 지원에는 분명 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정책적 목적이 담겨있다. 그러나 돌봄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몇 명의 부모와 그 자녀들만을 위한 돌봄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유라면 굳이 공동체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동체 방식의 돌봄 목적은 내 아이 잘 키우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함께 잘 키우기 위함이다.

사실 누군가와 어떤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활동을 한다는 것은 특히 개인주의화된 현대사회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 조금은 행복에 한 발짝 앞서려는 제주 돌봄 공동체에 참여하는 가족들이 있으니 ‘행복한 마을살이를 펼칠 수 있는 제주’를 기대해 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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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2016-10-20 10:16:51
사진 설명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 2016-10-20 09:04:14
제주대학교 교수인지..... 대전대학교 교수인지.........흠

제주 2016-10-20 09:03:35
제주대학교 교수인지..... 대전대학교 교수인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