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시대에 맞게 교육도 바뀌는 게 당연하겠죠”
“시대에 맞게 교육도 바뀌는 게 당연하겠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12.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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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변화의 항해를 시작하다, 시즌2] <21>
독일 교육에서 배운다 ① 카를 벤츠 학교의 다양한 교육체제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을 찾았다. 유치원에서부터 우리나라의 고교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훑었다. 독일이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죽어라 공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공교육에 의존하기 보다는 선행학습을 염두에 둔 학원에 초점을 두지만 독일은 전혀 다르다. 그들의 교육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자. [편집자주]

 

중·고교 인문계 과정과 직업교육 한 학교에 혼재
“노동자와 기술자들이 살기 좋다는 반응을 보여”

독일하면 떠오르는 건 자동차다.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실제 기자는 독일에서 시속 200㎞로 주행하는 자동차에 탑승을 했을 정도로, 자동차의 나라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도 벤츠는 고가이면서도, 독일을 상징하는 명품 가운데 하나이다. 벤츠라는 브랜드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이는 카를 벤츠다. 벤츠는 1871년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만하임에서 첫 회사를 설립한다. 1885년에는 최초의 자동차를 만드는데, 이곳이 바로 만하임이다.

독일엔 유독 유명인들의 이름을 딴 학교가 많다. 만하임엔 카를 벤츠의 이름을 딴 학교가 있다. ‘만하임 카를 벤츠 슐레’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만하임에 있는 카를 벤츠 학교가 된다. 카를 벤츠 학교는 우리나라의 중·고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과 직업학교 등 듀얼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독일 교육체계는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우리처럼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이런 시스템과는 다르다.

초등 과정에 해당하는 ‘그룬드슐레’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게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과정이다. 이후 김나지움(5~13학년)을 택하거나 아니면, 실업계 중등학교인 ‘레알슐레’를 택하기도 한다.

이들 과정을 복잡하지만 여기서는 카를 벤츠 학교 시스템만 알아보자. 이 학교 교장인 베르너 부르크하르트를 만났다.

“배움이란 머리, 가슴, 손 등을 모두 쓰는 전인교육이죠. 교육은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독일 만하임에 있는 카를 벤츠 학교의 베르너 부르크하르트 교장. ©미디어제주

기자를 처음보자마다 내민 말은 ‘전인교육’이었다. 초등학교도 아닌데 왠 전인교육일까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기본이란다.

더욱이 이 학교는 하나의 목표만을 추구하는 학생들이 있는 곳이 아니다. 대학을 목표로 다니는 김나지움이 있는가 하면,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와 회사가 연결돼 학생들을 가르친다. 사실 일하는 학생들은 학생이면서 직장인이기도 하다. 일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1주간 교육을 받고, 2주는 회사에서 일한다. 3년에서 3년 반 정도 공부를 하면 이런 형태의 직업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첫해는 손으로 일하는 감각을 키우죠. 회사에서 망치나 톱을 쓰는데, 학교에서는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주죠. 기계인 경우에도 학교에서 작동원리를 배워서 가면 그걸 회사에서 실현을 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와 이론을 터득하는 셈이죠.

카를 벤츠 학교는 직업학교와 김나지움이라는 듀얼 시스템이지만, 직업학교에 좀 더 비중이 있다. 여기서는 전기전자, 정보기술, 산업디자인 등을 익혀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그렇다면 행복도는 어떨까. 독일이라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 직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

독일 만하임에 있는 카를 벤츠 학교. ©미디어제주

“만하임시에서 통계를 내곤 하는데, 노동자나 기술자 등이 일하고 살기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앞으로는 4차산업에 비중을 맞춰 교육을 해나가야겠죠.”

시대는 변하게 마련이다. 부르크하르트 교장은 “시대에 맞게 교육을 받도록 신경 쓴다”고 했는데, 그의 말에서 학생들의 즐거운 교육보다는 입시에만 매달려야 하는 우리의 실상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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