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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관련 연구 용역진을 형사 고발한 이유
제주 제2공항 관련 연구 용역진을 형사 고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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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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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홍보차장 오신범
오신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홍보차장

작년 12월 28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절차를 무시한 용역, 부실 용역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에 참여한 용역진 6명을 형사고발하였다.

이 번 용역은 용역의 주요 과제였던 공항인프라 확층 방안들(기존공항 확장, 신공항 건설,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비교 검토는 부실하게 이루어진 반면, 제주 제2공항을 전제로 해놓고, 이 과정에서 주민 동의 등 절차적 정의를 무시해 놓고 이루어졌다.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는 정석비행장 공역, 기상, 접근성, 공공지원시설, 지형성, 환경성, 소음 그리고 수산동굴 문제까지 거의 모든 평가항목에서 사실관계가 잘못 인용되었거나, 과학적인 실제 근거자료가 아닌 데이터를 인용, 오인한 부분들이 많은 부실 용역이었다.

그 중 가장 이슈가 컸던 정석비행장 안개자료에 대해서 살펴보면, 연구용역진은 2단계 후보지 평가에서 정석비행장의 안개일수 자료는 현재 정석비행장에서 실측한 자료가 존재하여 이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정석비행장이 준 기상데이터를 인용해 놓고 정작 국토부에 제출한 최종보고서 200쪽에는 성산기상대 기상자료를 인용했다고 기재한 것이다.

국감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책임자에게 확인을 했는데, “정석비행장 기상관측 장비를 활용한 자료를 썼고, 작성상 오타”라고 말했다. 또한 국토부 관계자는 “정석비행장 기상관측 자료가 기상청의 감수 등 이런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까지 하였다.

그런데 연구용역진이 정석비행장으로부터 받은 자료는 정석비행장에서 비행훈련에 필요한 운항훈련일지를 기본으로 정리한 자료일 뿐이며, 안호영 의원 측이 정석비행장에 확인해 본 결과 “비행훈련에 필요한 자료일 뿐 항공기 운항에는 제공될 수 없는 자료”라고 말하였다.

또, 국토부 관계자는 정석비행장이 항공법 제70조에 따라 항공교통업무 제공을 위한 관제탑이 운영되고 있어, 항공법 제70조 제2항 ‘항공기의 운항과 관련된 정보를 조종사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반박하였다. 그러나 같은 법 제2조에서 항공업무는 항공기에 탑승하여 하는 항공기의 운항으로서 “항공기 조종연습은 제외한다”라고 나와 있다. 한 마디로 정석비행장은 비행훈련장으로서 항공교통업무를 볼 수 없다는 말인 것이다.

기상관측 자료가 공식적인 자료로 인정받으려면 기상법 제44조에 따라 기상청장에게 1년 두 차례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안호영 의원 측에서 제주기상청에 확인해 본 결과, 정석비행장은 독자적으로 관측 장비를 운영하여 비행훈련에 활용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자료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주었다고 한다. 기상관측장비에 대해서만 한국기상산업진흥원으로부터 3년마다 점검을 받고 있을 뿐, 정석비행장에 대해 기상감정을 하지 않는다고 답을 하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서 “연구 용역에 필요한 자료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공식발표한 자료 및 외국기준 등을 조사·검토하여 공신력 있는 최신자료를 적용해야 하며, 그 출처와 적용 배경을 명확히 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설 기업이 운영하는 사설 비행 훈련장의 데이터는 연구용역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용역에서 용역진은 정석비행장의 안개일수를 어떻게 산출하였을까? 아래 국토교통부가 안호영 의원 측에 제츨한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눈, 비, 바람, 안개 등 여러 가지 기상조건을 감안하여 시정이 좋지 않은 날과 다음으로 구름의 양이 많아 훈련을 할 수 없는 운고, 마지막으로 시정과 운고가 좋지 않은 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을 포함하여 10년 동안 정석비행장을 이용한 2만3771시간 중에서 2129시간을 이용하지 못한 시간이 평균 9%이다. 연구 용역진은 다양한 기상조건을 무시하고 이중 안개일수를 1년 365일 중 9%에 해당하는 산술적 계산으로 32.85일이라는 데이터를 반올림하여 정석비행장 안개일수 33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정석비행장 안개자료는 눈, 비, 안개, 바람, 태풍 그리고 구름이 많이 끼어서 비행하지 못한 모든 일수를 합친 데이터를 안개일수로 계산한 것이다. 그리고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국회에서 있었던 위성곤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이것이 안개와 개념이 같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연구 용역진을 형사고발하였다. 이 땅에서 주민들을 무시하고 거짓 용역이 진실을 덮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연구 용역진을 법정에 세우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반드시 받게 할 것이다. 또한, 어떤 배경과 이유로 누구에 의해서 이렇게 부실하고, 왜곡된 연구 용역이 이루어져야 했는지를 꼭 밝혀내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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