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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인은 불행했지만 제주는 행복하다”
㈔제주학회, 12일 ‘유배 섬의 역사와 문화교류’ 국제학술교류 개최
양진건 교수 “유배는 제주도민과 이주민간 상생 협력 위한 대책”
데스크승인 2017.01.12  11:32:39 김형훈 기자 | coffa@naver.com  
   
사단법인 제주학회가 주최한 유배 관련 국제학술대회가 12일 제주칼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유배의 섬 제주. 기록상으로 조선시대 당시 제주에 유배를 온 인물은 260명을 조금 넘는다. 정치에 휘둘려서 온 이들로, 대다수는 당대 권력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다. 어떤 이들은 유배문학으로 불릴 글을 남기기도, 김정희처럼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거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

㈔제주학회가 12일 제주칼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연 2017년 유배문화섬과의 국제학술 교류를 위한 제주국제학술대회에서 가능성이 비쳤다. 이날 국제학술대회는 ‘단절을 넘어 소통으로-유배섬의 역사와 문화교류’를 주제로 진행됐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 인물 가운데 유배를 당한 이들이 많다. 소동파가 그렇고, 나폴레옹이 그렇다. 소동파는 중국 하이난섬으로 유배를, 나폴레옹은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돼 거기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날 기조발표를 한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제주 유배문화는 제주도의 성씨를 다채롭게 하는 등의 기능적 가치 외에 교학활동, 예술활동은 물론 제주도 특유의 저항활동 등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소동파의 하이난섬 유배생활을 놓고 ‘동파는 불행했지만 하이난은 행복했다’고 가치 평가를 하듯, ‘유배인은 불행했지만 제주는 행복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도 제주 유배문화역시 그런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나폴레옹이 유배를 간 섬인 세인트헬레나는 아프리카 본토와 2000㎞ 떨어진 곳이다. 현재 영국령인 이 섬은 아무나 찾아갈 수 없다. 그러나 유배지로 악명 높은 이 섬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이유는 나폴레옹 때문이다.

‘나폴레옹 투어’는 보름 일정으로 진행된다. 가고 오고 하는 일정이 오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을 그리워하는 마니아들이 이 섬을 들러 그를 기억하곤 한다.

   
양진건 제주대 교수가 12일 국제학술대회에서 제주 유배문화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양진건 교수는 “나폴레옹 마니아들이 투어를 하며 세인트헬레나섬의 커피를 세계 3대 커피로 만들었다. 브라질 원두가 1㎏당 1만원 정도인데, 이 섬의 커피는 30만원이나 한다. 올해 5월엔 섬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항을 오픈하게 됐다. 나폴레옹 마니아들은 포르투갈령인 마데이라섬도 들른다. 이 섬의 와인도 나폴레옹 마니아들이 세계 3대 와인으로 만들었다”면서 유배의 가치를 설명했다.

양진건 교수는 “제주도는 말은 유배지이지만 정리된 건 없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유배지를 세계유산으로도 등재했다”며 “제주 유배문화는 폐쇄, 감금, 고독의 의미가 아니라 힐링, 휴식, 창조라는 새로운 생명적 화두를 갖게 돼 그 의미가 새로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유배를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결과물은 2010년 나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교도소 유적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노퍽 섬 정부는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유배문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매년 컨퍼런스를 열며 문화유산으로 유배를 강조, 이런 결과물을 얻게 됐다.

양진건 교수는 “이주민들이 늘고 있다. 이주민 증가에 대해 제주도민들은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제주 유배문화는 제주도민과 이주민간 상생 협력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것이 유배문화의 본질이기도 하다”고 가치를 설명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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