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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은 제주 사상 최고의 인공 구조물의 해”
“병신년은 제주 사상 최고의 인공 구조물의 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1.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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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제주도 건축행위를 보며
지난해 건축허가 1만6181동…10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증가

요즘 쓰레기 때문에 장난이 아니다. 제주시가 쓰레기를 줄인다면서 요일제를 내걸고 있다. 이해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시민들을 골탕 먹이는 행정가들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아무리 지적을 해도 버티는 그 의연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쓰레기에 골몰하는 행정. 그 이면엔 물밀 듯이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건축허가를 보면 정말 제주도가 살고 싶은 섬인지, 이러다간 제주도가 사람으로 넘쳐나는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늘(19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놓은 보도자료 가운데 ‘건축허가 전년 대비 22.6% 증가’가 있다. 부제로는 ‘올해 인구 증가폭 둔화 및 난개발 심의 강화로 건축허가 증가세 진정 전망’이라고 달았다.

제목이나 부제를 보면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건축 활황인 제주섬이 조용해지고 있구나’ 이렇게만 읽힌다. 그런데 보도자료엔 중요한 걸 쓰지 않았다. 제주도라는 섬이 탄생하고서 사상 최고의 인공 구조물 등장이라는데 있다. 또한 22.6% 증가가 아니라 31.5% 증가라는 것도 보도자료 문구에는 살짝 빼두고 있다. 숫자 ‘20’과 숫자 ‘30’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어쨌거나 지난해는 화산섬 제주가 생긴 이후 건축허가가 가장 많이 된 해로 기록이 됐다. 건축 활황이라면 좋을 사람도 있지만 솔직히 그러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인구도 늘고, 건물도 늘고, 쓰레기도 덩달아 늘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축허가 물량은 1만6181동으로, 2015년 1만2302동에 비해 31.5%나 증가했다.

10년 전엔 어땠을까. 2006년 제주도내 건축허가는 3625동이며, 2007년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3536동이었다. 10년 사이에 5배 가까이 건축허가가 증가한 셈이다.

최근 5년만 보더라도 이주민들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2012년 6226동, 2013년 6690동, 2014년 7950동이었다가 지난해 1만2302동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가 지난해는 이런 기록도 쉽게 갈아치웠다.

지난해는 주거용만 하더라도 무려 1만1496동의 건축물이 허가됐다. 이는 이주민들이 잘 안착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대신 주거용 건축의 증가는 제주도 땅 곳곳이 건축행위가 이뤄지는 그런 섬이 됐다는 또다른 증표가 된다. 예전 같으면 3~4년 동안의 주거용 건축물이 세워졌을 게, 지난해는 1년 사이에 그런 행위들이 제주 땅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지난해는 건축계획심의 건수도 1만건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를 찍었다. 건축계획심의가 1만건을 넘었다는 건 올해 역시 그 만큼의 건축 행위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내 땅에, 내 돈으로 집을 짓는데 무슨 딴소리냐고 할 사람도 있다. 맞다. 자신의 재산행위를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무분별한 난개발이 아닐까 한다. 제주에 안착한 이들이 더 멋진 인생을 누리고, 그 자녀들도 제주에서 더 행복하게 살려면 좀 더 제주를 아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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