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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실 시장 "요일 배출 폐지 계획 없어…큰 틀은 그대로 간다"
고경실 시장 "요일 배출 폐지 계획 없어…큰 틀은 그대로 간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01.25 15: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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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장,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논란 입장 밝혀
“제주 쓰레기 대란, 행정이 반성해야… 요일배출제 6개월 뒤 완성될 것”
지난 24일 고경실 제주시장이 <미디어제주>를 통해 요일배출 시행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제주

“제주시 쓰레기 배출량 증가 추세가 무섭습니다. 소각장은 이미 과부하 상태고 봉개 매립장은 빠르면 올해 안에 포화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하고... 시장으로서 어떻게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수거 차량이나 처리 시설이 다 완비된 상태에서 요일배출 시행하면 저야 좋죠. 그럼 지금처럼 욕도 안 먹고 ‘시장 잘 한다, 잘 한다’ 박수 받으면서 했겠죠.”

지난 24일 고경실 제주시장은 <미디어제주>와 인터뷰에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이하 요일배출)’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제주도 전역에서 시범 시행되고 있는 요일배출이 제주시의 일방적인 추진이라는 비판에 대해 고경실 시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고 말한다.

고 시장은 “제주에 매립장 29곳 중 20곳은 이미 쓰레기가 만적했고 나머지 9곳은 동복리를 제외하고 내년이면 모두 포화한다”며 “게다가 소각 쓰레기는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의 2배 정도가 발생해 하는 수 없이 매립하고 있어 매립장 만적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매립 쓰레기는 토양 및 해양 오염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고 시장은 “단순히 매립장 포화 문제뿐만 아니라 비가 내리면 매립장을 통과하는 침출수들로 인해 토양 오염이 매우 심각해진다”며 “이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해양 오염 문제로까지 이어지니 매립 쓰레기양을 당장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일배출이 직접적인 쓰레기 감량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효과를 확신했다.

고 시장은 “가연성 쓰레기가 담긴 종량제 봉투를 뜯어보면 재활용품이 많이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절반이 재활용품이라면 분리배출을 정확히 하게 되면 가연성 쓰레기는 절반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요일배출의 최종 목표는 재활용 쓰레기도 줄어들게 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집에 쓰레기가 쌓인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되면 물건을 살 때 장바구니 들고 가고, 과다포장 물건은 덜 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시 회천동에 위치한 봉개 쓰레기 매립장. 내년 5월이면 포화할 예정이다. ⓒ미디어제주

요일배출은 시민에게만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대해서 그는 “지금까지 제주 쓰레기 배출방식이 너무 편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시장은 “클린하우스가 도입되고 지난 10년간 쓰레기 배출 방식은 버리는 사람에게만 가장 편한 방법”이었다며 “시민들이 분리배출을 아무리 잘해도 10명 중 2~3명이 혼합배출을 하면 다른 재활용 쓰레기가 오염돼 결국 그 통 안에 든 모든 재활용 쓰레기는 소각이나 매립으로 가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까지 배출 방식에선 하루에 각종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데 그걸 따로 수거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없었던 것도 문제”라며 요일 및 시간제한이 없는 클린하우스 배출 방식이 제주 특성에 맞지 않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려고 했던 정책이 아니”라며 “시범 기간 시민 불편 사항을 디테일하게 보완해서 우리 제주에 맞는 쓰레기 배출제도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지역이 관광지인 특성상 관광객에게도 쓰레기 감량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관광객에게 쓰레기 배출 부담을 넘기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그는 “손님이 우리 집에 놀러올 때 쓰레기를 치우고 가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관광객은 여기 와서 즐기고 가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이 땅을 지켜야 할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이 쓰레기를 길거리에 막 버리는 게 아니라 식당이나 숙박업소에 버리는데 자신의 영업장에서 소비를 하는 손님 쓰레기는 업체주가 처리하는 게 맞지 않냐”고 덧붙였다.

요일배출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고 시장은 “그 부분은 동의 못한다”고 말한다.

고 시장은 “정책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의제를 설정해서 시민 사회 모두가 걱정하는 단계까지 진입시켰다면 성공한 것 아니냐”며 “요즘 제주 어디를 가도 어린아이나 어르신 할 것 없이 다들 쓰레기 얘기하고 쓰레기를 줄이자는 데 공감하고 있으니 홍보는 제대로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일배출 폐지 가능성 여부에 대해선 “시범기간 약간의 변화는 있겠지만 큰 틀은 그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고 시장은 “주말에 종이류와 플라스틱류를 배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다음 달부턴 분리배출을 잘해주시는 시민들에게 종량제 봉투를 나눠드리는 등 보상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일배출을 이것저것 손대면 누더기 정책이 될 수 있으니 도에선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고 시장은 “행정이 반성하고 시민들에게 죄송해야 할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지역의 쓰레기 문제가 대란까지 이어져 온 것은 전적으로 행정의 불찰”이라며 “제 임기동안 욕을 많이 들어도 제주라는 섬이 매립쓰레기 ‘0’이 되는 데 기여를 한다면 시장으로서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시장은 “처음 산 옷을 몸에 맞춰 조금씩 수선해나가듯 요일배출도 6개월이라는 수선 기간을 거쳐 제주에 딱 맞는 완성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시민분들의 동참이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 퇴로가 없는 제주의 쓰레기 상황을 감안해 정책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경실 제주시장이 현재 제주 지역 쓰레기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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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 2017-01-27 20:13:49
쓰레기를 줄여 제주자연을 제대로 보존하려는 의지로 이러저런 욕을 먹으면서.....쓰레기문제를 당면한 최고 현안과 이슈로 전환한 것만 해도......이제 미진한 부분을 잘 다듬어.....이번만큼은 꼭 쓰레기문제 해결의 실타래를 잘 풀어가길 기대합니다.

이런인간들이 ㅠㅠ 2017-01-25 19:01:02
이런 사람들이 행정에 있으니 시민의 아픔보다는 갑질을 하는거지ㅠㅠ
6개월 뒤 성공안되면 목숨을 내걸 수 있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