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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조진웅·신구·김대명·이청아, 섬세하고 예민한 심리싸움…관객들 마음도 녹일까?
'해빙' 조진웅·신구·김대명·이청아, 섬세하고 예민한 심리싸움…관객들 마음도 녹일까?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2.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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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스릴러 영화 '해빙'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조진웅(왼쪽부터), 이수연 감독, 이청아, 김대명이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해빙'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조진웅, 신구, 김대명, 이청아가 뭉쳤다. 좀처럼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이지만, 여러 갈래의 매력들로 한 가지 이야기를 힘있게 추진해갈 예정이다. 얼음이 녹자 드러나는 실인의 비밀을 담은 영화 ‘해빙’을 통해서다.

2월 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는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위더스필름㈜·공동제작 ㈜영화사 불·배급 롯데시네마)의 제작보고회에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수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연쇄살인사건으로 떠들썩했던 경기도의 신도시에서 내과 의사 승훈(조진웅 분)은 수면내시경 도중 치매에 걸린 정 노인(신구 분)이 기수면 상태에서 흘린 살인 고백에 의심을 품게 되고 다시금 살인사건이 시작된 후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4인용 식탁’을 통해 시체스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인 시민 케인 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호평 받은 이수연 감독의 신작으로 살인의 비밀에 휘말려 점점 두려움에 휩싸여가는 한 남자와 살인사건과 연결된 듯한 의심스러운 말과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주변 인물과의 팽팽한 관계를 치밀한 서스펜스로 담아냈다. 

이날 이수연 감독은 제목인 ‘해빙’에 관해 “얼음이 녹는다는 뜻의 해빙(解氷)이다. 물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잠겨있던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이야기가 시작되고, 동시에 무의식과 비밀이 떠오르기 때문에 중의적 의미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한국의 스릴러는 ‘추격자’나, ‘살인의 추억’처럼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제목처럼 무의식적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벌어지는 심리 싸움이다. 그렇다고 답을 맞추지 않고 문제만 늘어놓은 뒤 끝나는 건 아니다. 정확하게 답을 내려놓고 마무리 된다. 요즘 말로 떡밥을 뿌린 뒤 명확하게 걷어간다는 뜻이다. 분명 관객들에게 장르적 재미도 줄 수 있고, 또 퍼즐놀이를 하듯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해빙’은 이수연 감독이 우연히 본 수면 마취 영상을 통해 시작됐다.

이 감독은 “유튜브에서 ‘수면 마취를 하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봤다. 환자가 기수면 상태에서 입으로 소리를 내며 운전하는 모습이었다. 댓글에는 수면 내시경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 담겨 있었고 저 역시 재밌게 봤다. 그러던 중 ‘저때 살인자가 살인 고백을 하면 어떨까? 그걸 목격하는 게 의사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 수난구조대의 인터뷰를 봤는데 한강에서 시체가 가장 많이 발견 되는 게 4월이라고 하더라. 가라앉았던 시체가 썩으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겨울에는 얼음 때문에 갇혀 있다가 날이 따듯해지면 시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벚꽃이 피고 따듯한 계열에 한강에서는 시체가 둥둥 떠다닌가는 이미지가 강렬한 대비를 가지면서 전체적으로 이미지를 잘 안결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렬한 이미지는 고스란히 배우들에게 이어진다. 이 감독은 평소 친근한 이미지의 신구를 섬뜩한 이미지로 전환 시켰다. 그는 “처음부터 신구를 염두해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면서 “모두들 신구 선생님을 코믹하고 따듯한 이미지로 생각하지만 저는 ‘반칙왕’ 속 화를 벌컥 내는 급격한 감정의 결을 인상 깊게 봤었다. 또 목소리가 저음의 변조가 깊어 이런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평생 악역이 처음이라고 하셔서 영광이었다”는 뜻을 밝혔다.

조진웅은 예민한 내과 의사 역할을 위해 18kg를 감량했다. 심리적인 압박에 시달리며 의심과 공포에 사로잡히는 승훈에 조진웅은 “꼭 살을 빼야했다”며 “그게 필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그런 부분이 재밌었다.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우리 영화가 자칫 플랫해 보일 수 있겠지만 인물끼리 벌어지는 심리 싸움이 예민하고 치열해 흥미를 느꼈다. 제게 필요한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대명 역시 코믹하고 따듯한 이미지를 벗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를 입었다. 이번 작품에서 지나치게 친절한 집주인 성근 역을 맡은 김대명은 “제 캐릭터는 선악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다. 그들의 비밀이 한데 모였을 때 나오는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저는 친절한 모습으로 점차 승훈을 압박해나가는 이미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이청아 역시 완벽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간호조무사 미연 역의 이청아는 “항상 선한 의도가 있는 캐릭터를 맡았지만 이번 캐릭터는 선을 정확히 나눌 수가 없더. 속에 있는 의도와 표현이 다르고 목적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는 캐릭터였다”며 이미지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너무도 다른 성격의 배우들과 치열한 심리 싸움을 그려갈 이수연 감독의 합주. 이제까지와는 다른 스릴러를 표방하고 나선 영화 ‘해빙’이 관객들의 마음 역시 녹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3월 개봉예정.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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