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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재판조차 받지 못한 4.3 수형인들의 얘기를 듣는다
군사재판조차 받지 못한 4.3 수형인들의 얘기를 듣는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3.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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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도민연대, 28일 ‘인천형무소 수형자 실태 조사 보고회’
생존자들로부터 직접 생생한 얘기 듣는 ‘4.3 역사 증언’ 시간도
 

제주4.3 당시 인천형무소로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의 얘기를 직접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4.3도민연대(대표 양동윤)가 오는 28일 하니호텔 별관 2층 대강당에서 ‘4.3 역사 증언 및 제주4.3 인천형무소 수형자 실태 조사 보고회’를 개최한다.

 

당시 인천형무소에는 1948년 7월 200명, 1949년 6월과 7월 208명 등 408명이 두 차례에 걸쳐 수감됐던 것으로 수형인 명부에 등재돼 있다.

 

인천형무소에 수감됐던 이들은 한국전쟁으로 대부분 행방불명인이 됐지만 지금껏 이들의 희생에 대한 진상은 전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수감자 408명 가운데 4.3 희생자로 신고된 사람은 314명으로, 나머지 94명은 아직 희생자 신고조차 접수돼 있지 않다. 이들 미신고자 94명은 4.3과 한국전쟁 와중에 가족이 모두 죽거나 실종돼 신고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민연대는 이 밖에도 아직까지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4.3 수형 희생자들에 대한 해결 방안과 4.3특별법 제정 이후 성과와 과제 등에 대한 면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부 ‘4.3 역사 증언’ 순서에서는 인천형무소에 수감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10명 중 양근방 할아버지 등 5명이 참석, 당시 군사재판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간수가 형량을 알려주는 기막힌 상황을 생생히 증언한다.

 

당시 15~16세 나이로 형무소에 끌려갔던 이들에게는 어쩌면 살아있는 동안 마지막 증언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할아버지는 실제로 당시 재판도 받지 않고 주정공장에 수용돼 있다가 곧바로 인천형무소로 끌려갔다. 형무소 마당에서 감방을 배정받는 과정에서 간수가 “너는 징역 7년!”이라는 얘기를 듣고 5년이 넘는 수형 생활을 겪어야 했다.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매년 추념식 때만 되면 4.3 문제 해결을 얘기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진상 규명 요구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면서 “수형인 문제만 하더라도 진상 규명이 우선적인 요구가 돼야 하는데 명예 회복을 운운한다. 진상 규명 없이 명예 회복은 이뤄질 수 없다”고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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