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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우주박물관 간접고용 근로자의 소망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간접고용 근로자의 소망
  • 문성민
  • 승인 2017.04.1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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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성민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전시운영용역노동조합 위원장

tvN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 중 맛집을 소재로 매주 수요일 저녁시간대에 방영 중인 '수요미식회'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2015년 2월 4일 방영된 3회의 주제인 치킨 맛집으로 소개한 서울 '명동 영양센터'는 1961년에 영업을 개시하여 5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업 중이라고 한다.

 

방송에 의하면 '명동 영양센터'는 전기구이 통닭 전문점이라는 특징 외에 장기근속 중인 직원 비중이 높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단적인 예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할머니는 50년 전 입사했고, 주방장도 40년째 근무 중이며 서빙을 하는 직원 상당수도 장기 근속자라는 내용이었다.

 

'명동 영양센터'를 소개한 수요미식회 3회가 방영된 지 2년 후인 2017년 3월 말 최대 혼잡시간을 갓 지난 오후 1시경에 홀로 음식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송에서 뵙던 매니저 할머니가 살갑게 맞아주시면서 혼밥족을 구석진 테이블로 안내해 주셨다.

 

구석진 자리여서 오른편에는 테이블이 접해 있지만 왼편에는 테이블이 없어 최대한 혼밥족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았고, 혼밥족 바로 옆에서 식사를 마친 고객이 떠난 후 신속히 정리된 오른편 테이블은 혼밥족이 식사를 마치기 직전에서야 새로운 고객이 안내받았다.

 

혼밥족이 방문한 오후 1시경은 여전히 점심 피크시간대여서 거의 만석이었지만 연륜이 느껴지는 서빙 직원의 신속 정확한 서비스 덕분에 시끌벅적한 대신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져서 감명 깊은 경험이었다.

 

장기 근속자는 업무 숙련도뿐만 아니라 애사심도 높아져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개관 3주년을 맞이하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면 장기 근속자 비중을 높여야겠지만 정반대로 올해 들어 타의 또는 자의로 퇴사하는 1년 이상 근속자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개인 편차가 존재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퇴사 사유는 고용안정성이 극히 취약한 1년 기한의 계약에 따른 불안감과 불만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의 운영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직영 체제이지만 실제 고객과의 접점이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전시운영 업무는 위탁회사에서 담당하고 있어 위탁회사 소속 근로자는 JDC의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고용 신분이다.

 

이처럼 1년 기한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간접고용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이 취약한 구조에서 장기 근속자 증가를 실현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면 JDC의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DC 이사장님께서는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박물관을 공익적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접근해 JDC의 직영 체제를 유지할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박물관의 존재를 수익이 아닌 공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사장님의 신념에 경의를 표하면서 그렇다면 고용안정성이 취약한 간접고용 신분의 근로자를 JDC의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높은 업무숙련도 및 애사심이 투철한 장기 근속자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결정을 내려 주시길 간곡히 호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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