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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건축물을 대하는 제주도정의 ‘이중잣대’ … 왜?
[미디어 窓] 4년 전 카사 델 아구아 강제 철거,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은 기부채납
데스크승인 2017.04.12  08:00:03 홍석준 기자 | hngcoke@naver.com  
   
제주도가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을 한전으로 기부채납받아 제주에너지공사로 현물 출자하려는 것을 두고 4년 전 카사 델 아구아를 가설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강제철거할 당시의 상황과 상반되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미디어제주

 

최근 원희룡 제주도정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중 한 가지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지난 7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에서 논란 끝에 심사가 보류된 스마트그리드 홍보관 기부 채납과 에너지공사 현물 출자 건, 그리고 가파도 신재생에너지 전력시스템 처분의 건에 대한 얘기다. 그러고 보니 한 가지가 아니라 3건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 맞물려 있다.

 

공교롭게도 이 3건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은 모두 공기업인 한국전력, 그리고 제주도가 출자한 제주에너지공사가 관련돼 있다.

 

우선 2010년 11월 문을 연 스마트그리드홍보관을 지은 주체가 한전이었고,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이 건물을 기부채납받은 뒤 이를 에너지공사에 현물 출자한다는 것이 도의 당초 구상이었다.

 

하지만 박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가파도 신재생에너지 전력시스템을 한전에 양도하려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까지 한꺼번에 문제를 삼은 끝에 결국 모두 심사가 보류됐다.

 

여기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 보자. 4년 전, 전임 도정이 한 대기업 소유 부지에 있던 카사 델 아구아를 불법 가설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끝내 강제철거한 그 상황은 전국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의 공분을 자아냈던 한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아직도 남아 있다.

 

물론 이번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은 사유지가 아닌 도 소유 부지에 지어졌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같은 가설 건축물을 두고 당시에는 멕시코의 거장인 레고레타의 유작이라는 점을 들어 카사 델 아구아를 기부채납받아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남겨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임 도정이 끝내 토지 소유주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줬지만, 이번에는 한전으로부터 기부채납받은 가설 건축물을 에너지공사에 현물로 출자하려 했다는 점에서 무척 대조적이다.

 

더구나 이번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의 경우 구체적인 활용계획도 없이 무작정 기부채납을 받아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는 점도 카사 델 아구아의 사례와 180도 다르다.

 

그럼에도 여러 건축가들을 비롯한 문화 예술인들로부터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던 카사 델 아구아를 끝내 포클레인으로 허물어버린 제주도정이 이번에는 반대로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을 넘겨받아 활용하려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최근 에너지공사 사장 임용 후보자로 내정된 인사가 한전 출신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도정이 의회에 제출했다가 심사가 보류된 3건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과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전임 도정 때의 일이긴 하지만 대기업의 가설 건축물 민원에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줬던 제주도가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설 건축물을 기부채납받아 에너지공사에 현물출자하려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4년 전 대기업의 민원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기만 했던 제주도가 이번에는 다시 그 대상이 한전으로 바뀐 것으로 비쳐지는 필자의 생각이 그저 상상으로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2013년 3월 6일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당시 모습.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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