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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들이 제주4.3에 더 진지하단 말이죠”
“재일동포들이 제주4.3에 더 진지하단 말이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5.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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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후 전 제주4.3연구소장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출간
 

김창후. 교단에 서 있기도 했던 그는 4.3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서 있다. 제주4.3연구소장을 지낸 이력만 보더라도 그에게서 4.3을 떼기는 쉽지 않다. 그가 책을 내놓았다.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라는 타이틀이다.

 

4.3은 제주도라는 섬에만 머물러 있는 단편 사건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멀리는 미국이 개입돼 있고, 아픔을 견디다 못해 일본으로 간 이들도 많다. 김창후씨는 4.3 때문에 일본에 간 이들에 시선을 던졌다. 책은 일본에서 4.3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이들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김창후 그는 4.3과 관련된 일을 ‘4.3일’이라고 부른다. 일본에 4.3일을 하러 간 건 지난 1998년이다. 당시 일본에서 50주년 4.3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린 때였다. 그 후로 10년 후에는 몇 달간 일본에 산 일이 있다. 거기서 중요하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해보자 마음먹었고, 그래서 일본에 있는 4.3운동가를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책은 4.3운동가를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는 6명의 4.3운동가를 보여준다. 그는 6명의 4.3운동가를 향해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운동권’ 사람들이다. 자이니치 2세 운동권들은 주로 70~80년대 초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일본인들과 함께 벌이며 진정한 시민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평했다.

 

책에서 만나는 4.3운동가는 정치학자 문경수, 시민운동가 오광현, 경제학자 정아영, 회사원 장정봉, 사업가 조동현, 출판인 고이삼씨 등 6명이다.

 

“그때 싸웠던 사람들, 이덕구를 비롯한 항쟁 지도부를 포함해서, 이 사람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할 때도 이제는 된 것이 아닌가 제안하고 싶어요. 언제까지 덮어두겠어요. 평화공원 위패봉안소에도 이 사람들 이름 없잖아요.”(조동현과의 대화 내용 중 일부)

 

4.3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제대로 된 평가는 아직도 멀다. 어찌 보면 국내에서보다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더 정확할 때도 있다. 책은 현재 진행형인 4.3 이야기를 어떻게 들여다보면 좋을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도 들어 있다.

 

책은 6명의 시민운동가에 대한 인터뷰와 함께 4.3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일본내의 글도 몇 편 실려 있다.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는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가 펴낸 연구총서 3번째 책이다. 진인진에서 출간됐고, 1만8000원이다.

 

저자 김창후는 <자유를 찾아서-김동일의 억새와 해바라기의 세월>, <다시 하귀중학원을 생각하며>, <가리방으로 기억하는 12살 소년의 4.3> 등의 책을 내놓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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