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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이 만들어준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미디어 窓] 문재인 19대 대통령 임기 첫 날의 단상
데스크승인 2017.05.10  09:33:35 김형훈 기자 | coffa@naver.com  
   
 

기자라는 직업이 즐거울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물론 있죠. 솔직히 말하면 즐거울 때가 많지만요. 그런데요, 선거 당일은 쉬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답니다. 10년 후에는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서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기대도 해봅니다만.

 

어제(9일)도 밤늦게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했지만 여느 다른 선거와는 달리 편안하게 지켜봤다는 점이 좀 다르면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어제는 이른 저녁에 큰 딸이 문자를 보내왔어요. “지금 누가 제일 높아?”라는 문자였어요. 큰 딸은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집에서 TV를 보고 있을텐데, 왜 아빠에게 문자를 보냈을까요. 아빠가 기자여서 좀 더 자세하게 선거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섰을테죠. 그런데 더 중요한 게 있답니다. 고교생을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 게 무엇일까라는 겁니다.

 

지난해는 정말 암흑이었습니다. ‘국정농단 최순실’이라는 세상에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터졌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능이 나라를 나라가 아니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모든 국민이 분노를 터뜨렸죠.

 

국민들은 손에 손잡고, 촛불을 들었습니다. 지금 고 2였던 큰 딸은 고교 1학년이던 지난해 촛불민심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는 어른보다는 고교생들이 더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촛불민심은 어른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훅’하고 불면 꺼질 줄 알았던 촛불이 해낸 게 있습니다.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는 촛불민심이 만들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것도 촛불민심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말합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만 살고 있었죠. 그걸 깨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국정농단 세력이었습니다. 덕분에 고교생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더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세력이 되게끔 만들어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능력으로 그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는 걸 잘 알아야 합니다. 촛불을 든 고교생들이, 정치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주부들도 항거하며 만들어줬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지금 누가 제일 높아?”라고 문자를 보낸 그 애는 며칠 전 제게 이런 얘기도 했어요. “왜 18세는 투표도 못해?”라고요. 고교생이 세상을 바꾸고 싶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합니다. 안 그래도 세상은 바뀌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쌓이고 쌓인 폐단을 없애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 고교생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즐겁게 살 수 있겠죠. 대통령께서는 ‘적폐청산’을 말씀하셨는데, 그걸 제대로 해줘야 우리 고교생들의 미래가 밝아지겠죠.

 

19대 대통령 임기 첫 날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 때까지 이 기분 그대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촛불민심이 만들어준 대통령이니 그걸 잊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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