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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빛과 어두움, 가족
[특별기고] 제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 상담팀 박후남 데레사 수녀
데스크승인 2017.05.14  22:04:31 미디어제주 | mediajeju@mediajeju.com  
   
제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 상담팀 박후남 데레사 수녀 ⓒ 미디어제주

 

지금은 종결했지만 상담에서 만난 가정의 한 아이(초등학교 1학년 말 ~ 2학년 초)의 그림을 가끔씩 보곤 한다. ‘지금도 그 가족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독백을 하면서 말이다.

 

상담을 하면서 많은 가정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내적 상처가 또 다른 내적 상처를 만나면서 새로운 상처를 만들고 있음을 본다. 처음엔 서로 자신이 아닌 상대의 탓을 하면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가 상처를 준다고만 한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보게 되고 상대의 그림자도 보게 되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생활양식을 찾으려 한다. 문제가 없어진다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서로 풀어갈 것인지를 알아간다고 해야 할까. 상담하러 온 모든 가정이 충분한 해결점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도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하면서 상대 탓만 하지는 않게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자신과 가정을 더 인내롭게 가꾸어가게 된다고 할까.

 

많은 부부들이, 특히 요즘 젊은 부부들이 마음으로 그려 낸 것이 아닌, 연애의 연장선이 아닌 현실적이고도 현실적인 결혼생활 안에서 서로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도 모르고, 누구의 중재를 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결정에 도달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혼이라는 것은 두 당사자들의 아픔이고 상처이다. 하지만 자녀들에겐 더 큰 상처가 되고 그 상처는 자녀의 삶에 어두운 영향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부부와 그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의 관계가 한 인간 내면의 빛과 어두움을 만드는 가장 근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릴 때 겪게 되는 사건들은 더구나 큰 영향을 준다. 이혼, 특히 미성년자가 있는 젊은 부부들의 이혼이 늘어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 마음 아픈 일이다.

 

제주도에서는 2015년 7월부터 도와 법원, 그리고 제주도내 상담팀들이 하나 되어 제주의 가정을 지키고자 이혼위기 가족, 특히 미성년 자녀를 둔 협의 이혼신청 부부에 있어서 중재적 역할을 위한 상담 의무화를 실시하고 있다. 부부 당사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줌으로 부부 당사자들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나아가서 화해의 실마리를 찾아보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미성년 자녀들이 받게 될 상처 또한 최소화시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처음에 말한 그 아이도 이혼위기로 인한 상담 의무화 과정에서 만났다. 물론 아이는 부모가 이혼을 취하한 이후에.... 처음 만나서 가족동작화를 그렸었다. 그리고 부부상담을 상당 기간 한 후, 가족캠프 하기 전에 가족동작화를 그렸는데, 가족관계의 친밀도와 아이의 마음에 변화가 있음을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가족캠프에서 세 사람이 하나가 되어 작업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렸다. 우선은 그 가족 당사자들, 그리고 이 길에 함께 서 있는 상담자들,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사업을 추진해 주신 분들!

 

사람들 사이에 이 의무화 상담제가 소문이 나면서 상담 의뢰를 할 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어차피 이혼하려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전에 상담을 먼저 받아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흐름이지 않는가.

 

가족 상담이 난관에 부딪힐 때 이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힘을 되찾는다. 부부가 변하고, 아이가 변하고, 가족이 살아나고, 그런 가정이 하나라도 더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밝아지고 건강해지지 않을까. 가족이 함께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사랑의 힘 안에서 가족 각자 내면 안에 어두움보다는 빛을 더 간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응답하라 1988’ 2회였던가? 끝 부분에 덕선이가 이렇게 말을 한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가족이지만 다시 돌아오는 자리, 그리고 결국 다시 살게 하는 것도 가족이다.”라고!

 

5월을 우리는 가족의 달이라고 한다. 많은 가정들이 가족-부모님 그리고 자녀들 그리고 부부-과 함께 마음에 예쁜 그림을 많이 그릴 수 있는 달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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