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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백악관 앞까지 간 “제주4.3 진상 규명” 목소리
미국 의회, 백악관 앞까지 간 “제주4.3 진상 규명” 목소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5.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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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유족회 등 미국 현지에서 4.3 미 군정 책임 규명 호소 나서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천주교 제주교구, 세계섬학회, 제주주민자치연대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 4.3 당시 미 군정의 책임을 묻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열린 4.3 증언회에서는 4.3 당시 18세였던 오태경씨(87,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거주)가 직접 증언에 나섰다.

 

증언에 나선 오씨는 4.3 발발의 원인이 됐던 서북청년단 문제와 표선면에서 이뤄진 학살의 상황, 4.3 당시 미군정의 책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씨는 “4.3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미국 현지에 와서 4.3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면서 “살아 있을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함께 4.3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우일 주교는 기조연설을 통해 “4.3의 진정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단순한 화해만이 아니라 당시 진실에 대한 책임있는 규명을 토대로 사회가 함께 치유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내년 70주년을 맞는 4.3에 대해 미국 정부도 치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4․3은 미군정시대에 시작됐고, 이 비극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오늘날까지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미국 증언회 등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치유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언회에서는 오태경씨의 증언 이외에도 체앙라이 대만국립 중앙대 석좌교수, 구니히코 요시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교수, 양영숙 미국 볼티모어 한국천주교회 간사, 로이 타마시로 미국 웹스터 대학 교수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24일에는 4.3 유족회 등 미국 방문 참가자들이 워싱턴에 있는 미국의회와 백악관을 각각 방문, 4.3 당시 미국의 책임에 대한 의미를 알리고 진실 규명과 사과 등을 요구하는 활동을 펼쳤다.

 

양윤경 유족회장, 양영수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 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희라노 상원의원실,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실 등을 찾아 미국 정부가 4.3에 대한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청원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

 

특히 양윤경 회장은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의 외교위원장을 직접 만나 제주4․3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건의했다.

 

또 이날 오후 4시부터는 백악관 앞에서 제주 4․3에 대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의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 현수막 시위와 함께 백악관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4.3 관련 자료를 나눠주며 3만명이나 학살된 제주 4.3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피켓시위에 참여한 오임종 제주4.3유족회 수석부회장은 “이제 4.3에 대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이 나서서 제대로 된 진상과 사과를 해야 할 때”라며 시위에 나섰다.

 

뉴욕과 워싱턴 일정에 앞서 지난 22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법학전문대학원에서 4.3 배·보상 문제에 대한 해법 모색을 위한 국제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알 브로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체항 라이 대만 중앙국립대학교 교수, 캍톤 워러하우스 인디아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호프 엘리자베스 메이 미국 중앙 미시건대 교수, 고창훈 세계 섬학회장 등이 각각 주제발표와 토론에 나서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배‧보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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