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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기본 인프라도 갖추지 않고 성공하겠나”
“뮤지컬 기본 인프라도 갖추지 않고 성공하겠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6.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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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광위 13일 제주시 ‘김만덕 창작 뮤지컬’ 우려
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 김명만 의원, 이선화 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제주시가 올해 12월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김만덕 창작 뮤지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13일 속개한 제352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김희현) 제1차 회의에서 도의원들은 제주시가 제출한 ‘제주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뮤지컬 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심의하며 문제를 지적했다.

 

동의안에서 제시한 ‘김만덕 창작 뮤지컬’은 도민에게 제주인의 정신적 정체성을 고양하고 문화예술 향유의 고급화를 통한 대표적 제주 문화 콘텐츠 육성 및 제주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제주의 대표적 상설 문화예술 상품 제작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소요 사업비(예산)는 추경을 포함해 7억원으로 알려졌다.

 

김태석 “뮤지컬 할 만한 곳은 있느냐”

 

이날 심의에서 김태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갑)은 “뮤지컬 제작이 적게는 10억~20억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추세가 대형화하고 있다”며 “7억원 가지고 그렇게는 안 되겠지만 그런 뮤지컬을 할 만한 곳은 있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예산 규모도 문제있지만 제주 문화 예술을 꽃 피우는 브랜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규모와 기획이 필요한데 서울에서 거대한 규모의 뮤지컬을 보던 관광객이 제주에서 축소된 모습을 봤을 대 만족하겠느냐”며 “노력은 인정하나 제대로 안 됐을 때 회복이 어렵다. 제주 문화 예술 브랜드를 높이려다 (오히려) 사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화 “제2의 ‘백록담’ 되는 게 아닌가”

 

이선화 의원(바른정당, 삼도1·2‧오라동)은 과거 제작됐다 사장된 오페라 ‘백록담’을 예로 들며 “백록담도 향토적인데 사라지고 이후 3억원 정도 들인 오페라 ‘라’가 있었는데 이 역시도 소리만 요란했고 되는 것이 없었다”며 “고경실 시장 후반기에 만덕이라는 뮤지컬이 나왔는데 제2의 백록담이 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지역 브랜드를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향토적으로 해서 ‘애랑’, ‘배비장’, ‘라’ 등이 있었고 이제는 김만덕이다”며 “제주에 한정된 콘텐츠로 하는 실험을 도민 세금으로 하는 것이 대중문화 흥행과 확산에 효과를 낼 것인지. 그리고 제주시의 행정력으로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김명만 “기본적인 시설도 없는데”

 

김명만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도 뮤지컬 공연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 부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오페라든 뮤지컬이든 규모도 중요하지만 (제주에) 시설 장비가 없다”며 “뮤지컬을 해보겠다는 것은 좋은데 기본 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기본을 갖추고 시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시 “아트센터에서 질적으로 승부”

 

이에 대해 문경복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적은 예산과 부족한 시설이지만 ‘질’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아트센터 정도면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장소이고 ‘윤동주이 달을 쏘다’ 작가를 섭외해 작품을 구상중”이라며 “비록 예산이 적지만 질적인 승부로 가려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장소 및 시설 등은) 우리도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최선을 다 하다보면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관광위는 이날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안을 수정 가결하고 △동아시아문화도시 문화교류사업 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 △제주 웰니스 관광 DB 구축사업의 민간위탁 동의안 △제주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뮤지컬 제작 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 △도민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 운영 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보호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과 제주시가 올린 전국동주도시교류협의회 규약 동의안 및 더불어함께하는도시협의회 규약 동의안은 상정 보류됐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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