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제주도는 나오시마가 될 유일한 곳입니다”
“제주도는 나오시마가 될 유일한 곳입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6.22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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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트제주2017 운영위원장 김종근 교수
배우 하정우·구혜선 등 유명 작가 제주로 불러와
“제주도는 문화예술의 섬으로서 성공 가능성 있어”
제주도는 나오시마와 같은 섬이 될 유일한 곳이라고 강조하는 김종근 아트제주2017 운영위원장. ©미디어제주

배우 하정우, 구혜선. 이들의 공통점은? 필름을 만들어내는 감독이기도 하면서 캔버스를 다루는 작가이기도 하다. 수준급 작가로, 우리나라 뿐아니라 해외시장에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들의 작품을 제주에서 만나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곧 다가온다니 좋다. 바로 오는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아트제주2017 자리에서다.

 

하정우, 구혜선의 작품을 제주에 올 수 있도록 이끈 건 아트제주2017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종근 교수다. 그는 고양국제플라워아트비엔날레 전시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예술의 섬으로서 제주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고 있다.

 

“제주도는 문화예술의 섬으로서 전망이 좋아요. 제2의 나오시마로 성공할 수 있는 곳은 제주도 뿐입니다.”

 

나오시마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니 세계적인 예술의 섬으로 꼽힌다. 섬 곳곳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 있고,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섬을 찾는 이들을 반기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가 그런 섬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시장은 작아요. 전국의 콜렉터는 5000명인데, 제주엔 몇 명이 안돼요.”

 

아트페어는 작품을 전시하고, 구매가 이뤄지는 미술시장이다. 그런데 제주에는 콜렉터가 적단단. 왜 그럴까.

 

“문화예술 인프라가 적어요. 그러다보니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도 적어지는 거죠. 앞으로 문화예술을 하는 이들이 힘을 합쳐 나가야겠죠.”

 

김종근 위원장은 이번 아트제주에 배우 하정우, 구혜선 등도 참여작가로 끌어들였다. ©미디어제주

김종근 위원장은 하정우와 구혜선 작가를 아트제주에 끌어들인 인물이기도 하다. 배우가 아닌, 두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는 게 쉬운지를 물었다. 그는 단박에 이런다.

 

“거의 불가능해요. 홍콩·발리·싱가포르 등에서도 요청해도 섭외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영화 개런티도 엄청나죠. 제주도는 전세기를 내주는 것도 아닌데 온다잖아요.”

 

스타작가들이 아트페어에 얼굴을 내미는 건 제주라는 마력 때문일까. 그보다는 김종근 위원장의 힘이 더 크긴 하다. 모든 게 확 트인 게 제주의 강점이라는 김종근 위원장. 그는 기자와의 만남만 아니라 아트제주2017이 마련한 오픈클래스의 마지막도 장식했다. 아트제주2017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1일까지 5차례에 걸쳐 국내 유명 예술계 인사를 초청,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무료 강연을 진행했다. 6월 21일 마지막 강연을 맡은 김종근 위원장은 예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 비밀은 애초에 예술은 창작이 아닌, 모방이라는 점이었다.

 

“라스코 동굴 벽화를 보면 역동적이고, 사실적입니다. 2만5000만년전, 혹은 3만년전에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해 합니다. 현대 미술가들이 선사시대의 그림을 끌어들여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그림을 모방이고, 카피라고 합니다.”

 

김종근 위원장이 6월 21일 롯데호텔에서 오픈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그러고 보면 작가들의 작품은 누군가의 그림을 불러와서 캔버스에 입힌다. 피카소가 그랬고, 마네도 그렇게 했다. 오죽했으면 피카소는 “화가는 베낀다. 그러나 위대한 화가는 훔친다(good artist copy, great artist steal)”라고 했을까.

 

“피카소는 대놓고 베끼는 화가였어요. 그러나 모방은 발견을 낳았고, 그 발견이 곧 창조인 겁니다. 예술에 취미를 가져봅시다. 누구 걸 사라고 하지는 않겠어요. 우선 그림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작가를 바라볼 때 자기만의 테마를 가지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지를 보십시오. 그게 중요합니다.”

 

김종근 위원장은 아트제주의 시작이던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점점 할 일이 늘고 있다는 그는 많은 이들이 아트제주 현장을 둘러보고 작품을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왕이면 콜렉터가 돼달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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