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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마음껏 뛰고 노는 게 바로 힘입니다”
“밖에서 마음껏 뛰고 노는 게 바로 힘입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6.22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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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아라초에서 만난 전통놀이문화체험 인성교육
전통놀이문화지원협의회, 노는 것 중요성 전파 ‘비지땀’
6월 21일 아라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전통놀이문화체험 인성교육인 '노는 것이 힘이다' 프로그램. ©미디어제주

흙이 있던 운동장.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아니다. 사라지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땅 위에 새로운 것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우레탄 트랙이 만들어지고, 인조잔디가 땅을 덮었다. 이제는 땅을 찾는 게 더 힘들게 됐다. 그렇게 땅 위에서 놀던 아이들도 사라졌다. 땅 위에서 놀던 놀이는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로,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통놀이문화지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강순혁 대표는 그런 게 너무 안타까웠다. 애들에게 놀게 만들어주자며 일을 한지 10년을 넘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할 때였죠. 애들의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거기에 놀이가 없다는 걸 알았죠.”

 

이후 강순혁 대표는 전통문화를 인성교육과 연계시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지원으로 찾아가는 전통놀이문화체험 인성교육인 ‘노는 것이 힘이다’를 주제로, 도내 초·중학교에서 다양한 놀이를 전하고 있다.

 

지난 21일은 제주시 아라초등학교에서 6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통놀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동안 놀지 못해 억눌려 있던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노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놀이는 전통놀이도 있었지만, 전통놀이를 좀 더 재미있게 구성한 놀이를 운동장에서 펼쳤다. 강순혁 대표는 놀이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전통놀이문화지원협의회 강순혁 대표. ©미디어제주

“삶은 뭔가요. 삶은 바로 놀이입니다. 특히 애들에게 놀이는 삶의 전부일 수 있어요. 놀이를 하며 삶에 대한 적응능력도 키울 수 있죠.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등 개인 놀이를 하며 인간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게 안타깝죠.”

 

이날 준비해 온 놀이는 특별한 장비를 갖춘 건 없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놀이에 그야말로 ‘푹~’ 빠졌다.

 

“도구로 하는 것은 생명력이 짧아요. 흥미도 금세 잃게 되죠. 전통을 고집하는 건 보수라고 하지만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심으로 봐주세요. 어릴 때 놀아보셨잖아요. 역사와 문화가 들어있죠.”

 

아라초등학교를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강 대표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어린이도 있다. 언제 다시 오느냐고 묻는 애들도 있다.

 

아라초 6학년 학생들이 빙떡먹기 체험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아라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전통놀이체험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애들에게 칠판을 통해 가르치는 교육은 삶에서 구현되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놀거리를 해결해주는 건 학교일 수밖에 없고요.”

 

‘노는 것이 힘이다’는 올해말까지 도내 12개 학교에서 진행된다. 강 대표는 이런 놀이가 좀 더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더 즐기고 싶어한다. 아라초 강주연 전교어린이회장도 노는 게 즐겁다고 하는 어린이다.

 

“집에서 하는 게임보다 친구랑 밖에서 노니까 좋아요. 우리 학교에서 이런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학교에 건의도 하고 싶어요.”

 

한편 전통놀이문화지원협의회는 올해 전국 48개 단체가 응모한 가운데 이 사업을 따냈다. 전국에서는 6개팀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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