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6:21 (목)
상처받은 이들과 자신에게 보내는 축복과 치유의 글들
상처받은 이들과 자신에게 보내는 축복과 치유의 글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7.06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문학평론가 좌정묵씨, 수상록 ‘너에게 또는 나에게’ 발간
좌정묵씨의 수상록 '너에게 또는 나에게' 상, 하권 책 표지. ⓒ 미디어제주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인 좌정묵씨가 수상록 ‘너에게 또는 나에게’를 발간했다.

 

지난 2014년 30여년 동안의 시를 묶어낸 ‘여기쯤이 좋겠네’를 발간한 데 이어 최근 10여년 동안 자신이 쓴 글들을 모아 책을 펴낸 것이다.

 

‘너에게 또는 나에게’는 1997년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살면서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병을 얻어 다시 고향인 제주로 돌아오기까지 삶의 여정에서 남긴 일기와 수상(隨想), 편지 등을 상‧하 두 권의 책으로 묶었다.

 

상권 1부 ‘강릉에서 바다를 보며’는 제주를 떠나 강릉에 칩거하던 삶의 기록이다. 밤낮으로 찾아갔던 오대산과 두타산은 삶의 암시이자 위안이었으며, 잠시라도 삶의 길을 회의(懷疑)하며 찾아보려는 그의 발걸음이었다.

 

2부 ‘삶의 치열과 정서의 혼돈’은 대관령 옛길을 오가면서 결국 서울행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날들의 일기가, 3부 ‘징치, 체념에서 숙명으로’는 몸에 병을 얻은 이후 절망감에서 시작해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내려와 지내면서 운명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남긴 글들이다. 또 4부 ‘고향에서의 재생과 역전’은 비록 ‘역전(逆轉)’이라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분명한 재생의 순간이었고 징치(懲治)가 축복이라는 역설을 생각하게 된 날들에 대한 기록이다.

 

하권 1부 ‘모르다’, 2부 ‘비로소 제주를 찾아 나서다’, 3부 ‘자연, 귀가 밝아지는 길’, 4부 ‘제주다움을 어루만지며’는 그의 오랜 삶의 화두였던 ‘모르다’에 대해 풀어내는 마음들과 고향인 제주의 곳곳을 찾아가서 알아보고 싶은 마음, 제주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은 그의 마음을 진솔하게 풀어놓고 있다.

 

그는 수상록의 제목을 ‘너에게 또는 나에게’라고 한 데 대해 “지난달 한 마디 말이나 작은 몸짓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오면서 깨닫지는 못했지만 결국 남들에게 준 상처들이 나에게로 돌아와 나를 극단과 불균형으로 이끌어갔다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하나씩 알게 됐다”고 말했다.

 

축복을 하나씩 찾아가는 길에서 그 축복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합당한 몫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제목을 ‘너에게 또는 나에게’라고 정했다는 것이다.

 

좌씨는 제주와 서울에서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성대에 암이 생겨 목소리를 잃고 다시 제주에 내려와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다.

 

출판기념 차담회는 오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전통찻집 ‘차마실’(애월읍 하귀동남1길 32-15, 전화 712-7714)에서 열린다.

 

제주콤, 양장, 각 권 2만5000원.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