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33 (금)
'아르곤', 되돌아 봐야할 한국 언론의 자화상…'팩트'를 위한 기자들의 고군분투
'아르곤', 되돌아 봐야할 한국 언론의 자화상…'팩트'를 위한 기자들의 고군분투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8.31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르곤' 박희본-신현빈-김주혁-천우희-박원상 [사진=tvN 제공]

치열한 민낯을 드러낸다. 탐사 보도팀 ‘아르곤’이 숨겨야만 했던 팩트를 파헤치며 현 한국 언론의 자화상을 그리며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tvN 새 월화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 연출 이윤정 / 제작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윤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주혁, 천우희, 박원상, 신현빈, 박희본 등이 참석했다.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진실’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 보호막이 되겠다는 뜻을 가진 ‘아르곤’. 그 선봉장에 선 이윤정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진실들과 마주했다.

이윤정 감독은 “작품은 기자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실제적인 고민과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내용이다. 이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과 한국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2017년의 이야기가 다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아르곤’은 8부작으로 제작 돼 기존 드라마보다 빠른 속도감과 치밀한 전개를 보여줄 예정이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은 있다. 이 감독은 “부담이 많아서 없애려고 시청률로 승부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글이 정말 재밌다. 글에서 느꼈던 감동을 과연 연출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무게가 더 컸다. 8부작 첫 방 시청률 의식보다, 첫 방 대본이 정말 좋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글이 너무 좋아서, 시청률 보다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감독은 MBC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MBC는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총파업에 돌입한 상황. 이를 지켜보는 이 감독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하지만 특정 집단을 연상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연출적인 방향을 노력했다고.
 

그는 “MBC의 사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극중 이연화 기자의 역할이 용병 기자, 이 일이 언론사의 지형도가 바뀌면서 YTN도 이런 일이 있었고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한 방송사를 연상시키면 안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고, 한 사건을 꼬집어서 이야기하는 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서 사건과 인물 설정 등을 한 사건이나 한 집단의 이야기가 아닌, 그 기저에 흐르고 있는 공통적인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해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를 결합해 한 특정 집단을 생각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조심스럽지만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탐사 보도팀’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실제 일어난 사건을 차용하진 않았을까. 이 감독은 “실제로 차용한 사건은 없다. 대본이 미리 나와 있는 상태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공교롭게도 대본을 써놓고 보니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한 경우는 있었다”면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 약점을 생각해보면 공통 분모가 있어서 비슷하게 보여지는 행운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하나를 콕 집어서 연결되는 건 아니다. 겹쳐져있는, 느끼고 싶은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르물의 특성상 러브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사실 러브라인이 있다 없다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아르곤’의 막내, HBC 방송사의 계약직 기자 이연화를 연기하는 천우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드라마에 도전한다.

이에 천우희는 “제가 드라마를 처음 하다 보니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특히 체력적인 부분”이라며 “(김주혁) 선배님께서 첫 세트 촬영 때 제가 힘들어했더니, 선배님께서 ‘이게 드라마다’라고 하시더라. 함께 연기를 하는데 아직도 예쁜 각도나 이런 걸 몰라서, 연기를 열심히 하는데 선배님께서 예쁜 각도나 연기 톤 등의 꿀팁을 가르쳐주시는데 정말 섬세하시고 연기 할 때도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말씀 해주셔서 굉장히 든든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전작인 ‘추리의 여왕’에 이어 ‘아르곤’에서도 변호사를 연기하게 된 신현빈은 “연달아서 변호사 역할을 맡아서 신기하다. 감독님께서 ‘전혀 다른 이야기다’라고 격려해주셔서 용기를 냈다”며 “‘추리의 여왕’에서의 변호사는 목표가 뚜렷하고 야망이 있었다면, 채수민의 경우 아르곤 팀을 변호하는 게 이익이 되는 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 정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변호를 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박원상은 “‘조작’에서는 검사의 역할, ‘아르곤’에서는 프로듀서라서 직업적인 차이는 분명 다르다. 그러나 방송이 살짝 겹쳐서 걱정되긴 하지만 이야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르곤’을 거절할 이유는 조금도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르곤’ 속 신철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극중 신철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자 역할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아르곤'의 팀장으로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 기자 겸 앵커 김백진 역을 맡은 김주혁은 “기자 분들의 생활과 과정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연기를 했다”면서 “진실을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 저는 한 사람의 이야기만을 듣지 않는다. 팩트를 통해서만 한다는 캐릭터 이야기가 저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참고한 앵커에 대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모든 뉴스 프로그램을 다 봤다. 어떻게 하시는지”라면서 “내린 결론은 제 마음대로 하자였다. 따라 해서 될 게 아니더라. 제 스타일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연기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자 분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는 사명감이 더욱 뜨겁게 다가오더라. 배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작품과 좋은 모습을 보여서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의미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며 “기자 분들의 삶이 이 작품을 통해서 한 분 한 분 다르게 보인다. 정말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천우희 역시 기자 역할을 위해 “책을 봤고, 기자 분들을 보면서 느끼게 됐다. 극중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경력이 쌓인 기자가 아닌 신입 기자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금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역할을 하면서 깨달은 건 대본이나 책으로나마 접했을 때 기자 분들께서 기사를 쓰고 세상의 이야기에도 중심을 둬야하지만 내부 데스크의 이야기도 굉장하다는 걸 알게 됐다. 모든 일이 그렇듯, 권력과 자본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 시켜줘야 한다는 상충되는 것들을 보면서 우리가 한 편의 시각으로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는 것 같다”고 작품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아르곤’을 통해 느낀 매력을 무엇일까. 김주혁은 “무리수가 없다. 드라마를 보면서 무리수가 없었던 대본은 처음이었다”며 “사람 이야기라고 말씀 드리는 이유는, 회마다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을 풀어 쓸 때 오는 카타르시스는 그 사람의 감정이 섞인 이야기기 때문에 사람 냄새가 나고, 사람 중심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팩트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썼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가진 생각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르곤’은 ‘하백의 신부 2017’ 후속으로 9월 4일 오후 10시 50분 tvN에서 첫 방송된다.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