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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도운 박성현, 잔뜩 찌푸린 에비앙…‘54홀 축소’ 최대 변수
하늘이 도운 박성현, 잔뜩 찌푸린 에비앙…‘54홀 축소’ 최대 변수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9.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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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을 찌푸린 유소연.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미국 무대 진출 이후 최악의 샷으로 부진했던 박성현(24)이 하늘이 도운 행운을 잡았다. 하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65만 달러)은 기상 악화로 인한 뜻밖의 54홀 축소 결정에 타격을 입었다.

박성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82야드)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극도의 샷 난조를 겪으며 초반 5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잃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박성현은 첫 홀은 파로 시작했으나 두 번째 11번홀(파4)에서 9타 만에 홀아웃을 하며 무려 5오버파를 기록했다. 티샷이 러프에 들어간 뒤 벙커를 오가며 크게 흔들리며 끝내 퀀투플보기를 적어냈다. 박성현이 미국 진출 이후 처음 겪은 최악의 샷이었다.

이후 박성현은 12,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를 만회했지만, 다시 14번홀(파3)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해 무너졌다. 5개 홀에서 6오버파를 기록한 박성현은 경기를 시작한 60명의 선수들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기도 한 박성현의 추락은 그 자체로도 화제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시즌 2승을 챙겼기 때문에 해외 베팅업체에서도 박성현의 우승을 점치는 등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박성현의 거짓말 같은 참사를 애처롭게 봤을까. 하늘이 박성현을 도왔다. 강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LPGA 측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쯤 1라운드 취소 결정을 내리고, 대회를 54홀로 축소했다. 잔여 경기를 다음날 치르는 것이 아닌 1라운드 무효 결정이었다. 6오버파로 우승 도전 난관에 봉착했던 박성현으로서는 잃었던 6타를 다시 선물로 받은 호재였다.

반면 억울한 선수들도 속출했다. 이날 5개 홀까지 2언더파를 치고 있던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과 제시카 코다(미국)는 공동 선두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날 경기가 전면 무효화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악천후로 대회가 축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2013년에도 폭우로 인해 54홀 대회로 축소된 바 있다. 5년 동안 두 차례나 메이저에 어울리지 않는 ‘54홀 대회’의 옷을 바꿔 입어 대회 개최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골프채널과 ESPN 등 다수의 매체는 “에비앙이 메이저 대회의 격을 갖추기 위해선 72홀로 경기를 치르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성급한 이번 결정으로 메이저 대회의 무게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도 SNS를 통해 불만을 토로하며 LPGA를 비난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코다는 “와, 신난다”며 비꼬았고, 안젤라 스탠포드(미국)는 ‘잔인하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2언더파 선수들의 스코어는 유지했어야 했다”고 적었다. 재미동포 앨리슨 리는 “멋지다 LPGA”,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햇볕이 쨍쨍하고 날씨가 좋다”며 맑게 갠 골프장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또 54홀 축소 대회로 치르게 된 에비앙 챔피언십은 1, 2라운드가 하루씩 순연돼 진행되고 이때까지 결과를 기준으로 컷 통과 선수들을 가려내 최종 3라운드를 치른다. 불편한 마음을 품고 다시 대회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대회 상황이 최대 변수가 됐다.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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