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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제주 4.3, 내외 침공자에 대한 정의의 방어 항쟁”
김석범 “제주 4.3, 내외 침공자에 대한 정의의 방어 항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9.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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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소감 “이승만 정권의 대학살 똑똑히 밝혀야”
2015년 4.3평화상 수상 이후 2년여만의 재방문, DMZ서 열린 시상식 ‘뭉클’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수상한 김석범 선생이 17일 오후 비무장지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보면서 회한에 잠겨 있다. ⓒ 미디어제주

 

“내년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4.3 문제와 더불어 해방공간의 총체적인 역사 청산, 재심의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해방 공간의 역사 재심, 청산은 앞으로 남북 평화통일의 든든한 담보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수상한 <화산도>의 저자 김석범 선생이 17일 오후 파주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소감의 의미는 각별했다.

 

김석범 선생은 이 자리에서 4.3을 ‘내외 침공자에 대한 정의의 방어 항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왜 이름없는 무명비로 제주평화공원 기념관에 떳떳한 이름을 새기지 못한 채 아직 고요히 누워 있느냐”면서 “이름 없는 백비에 정명을 해서 바로 세워야 하는데 70년이 됐는데도 아직 정명을 못하고 있는 것은 4.3 역사 바로 세우기,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4.3의 역사 자리매김인 동시에 8.15 이후 한국 해방공간의 역사 바로 세우기, 역사 재검토, 재심가 불가분의 과업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해방공간 안에서 학살을 동반한 폭력 행사로 세워진 이승만 정부의 정통성을 꾸며내는 데 온갖 술책이 동원됐고, 그 중 대학살을 당하고 이승만 정부 수립의 희생양으로 바쳐진 것이 제주도”라며 “이승만 정권의 정통성과 4.3 대학살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이것을 똑똑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그는 “해방공간은 반통일, 분단의 역사 형성이기도 하다. 이승만 정부의 가짜 정통성 꾸미기 해명과 4.3의 진상 규명, 역사 바로 세우기는 불가분의 역사적 요구로 이제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4.3 학살을 국가 범죄로 규정하고 최종 책임이 미국과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진상보고서 결정 이후 십수년이 경과됨에도 불구하고 국가 범죄의 책임 추궁이 수수방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망각 속에 사라지고 말 듯하다”고 우려 섞인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김석범 선생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석범 선생이 심사위원장인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재일 조선인 작가인 김석범 선생은 1957년 최초로 4.3을 다룬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한 데 이어 1976년 문예일본 문예춘추사의 <문학계>에 ‘화산도’를 연재하기 시작해 1997년 원고지 3만매 분량의 원고를 탈고했다.

 

이같은 창작 활동으로 일본 아사히신문의 오사라기지로상(1984년), 마이니치 예술상(1998)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2015년 제주도가 제정한 제1회 제주 4.3평화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분단문학의 대표 작가인 이호철(1932~2016)의 문학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은평구가 제정해 올해 첫 시상식을 가졌다.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석범 선생이 이호철 작가의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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