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센터장 홍석윤)는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가톨릭회관 지하 강당에서 제주도내 필리핀 이주 노동자들과 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 설명회를 가졌다.
이주사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말 제주에 살고 있는 이주민은 1만9524명으로 전체 인구의 3%를 넘어섰다. 이들 중 3분의1인 6000명 정도가 이주 노동자로 파악되고 있다.
주로 어업, 목축업, 농업 등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제주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1차산업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들은 결혼 이주여성들과 달리 정부로부터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주사목센터에서는 한국 주재 필리핀대사관의 담당자를 초청, 이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외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액이 연간 30조4000억원으로 GDP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 정부는 노동부 산하에 OWWA(해외 근로자 복지 행정국)라는 정부 차원의 복지기관을 두고 있고, 대사관 내에도 담당자를 두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필리핀 대사관 담당자가 참석, 이주 노동자들과 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한 필리핀 정부 차원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보면 해외 노동 중 상해를 입을 경우 최대 10만 페소, 사망시 20만 페소가 지원되며 출국 전 국가별 오리엔테이션과 가사 노동자들을 위한 언어, 문화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부양 가족을 위한 장학제도로 학년당 6만 페소가 지원되며, 귀국 후 사업 준비를 위한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센터 관계자는 “이주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을 마치고 귀국한 후 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면서 “제주에서 이주 노동자로 살면서 희망도 함께 키워갈 수 있다면 양쪽 국가에 모두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사목센터는 구약성서의 룻기에서 이방인 며느리 룻을 돌봐준 시어머니 ‘나오미’의 이름을 따 ‘나오미센터’라는 별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