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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되버린 교장공모제, 문재인 정부에서 바로잡을까?
퇴색되버린 교장공모제, 문재인 정부에서 바로잡을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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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의원 분석 결과 지난 3년간 공모 교장 중 90.8% 교장 자격증 소지
제주는 3년간 평교사 출신 공모교장 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 보여
 

과도한 승진 경쟁을 지양함으로써 교직 풍토를 개선하고 민주적인 학교 경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교장 공모제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 을, 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1학기부터 올 2학기까지 교장 공모제를 통해 임명된 초‧중‧고 교장은 모두 138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3 제2항에 따라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로 교장이 된 사람은 474명이었다.

 

하지만 전체 공모 교장 가운데 지원 당시 교장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교장이 된 사람은 127명에 불과했다. 90.8%에 해당하는 1256명이 교장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공모 교장이 된 경우 중에서도 평교사로서 교장이 된 경우는 73명(5.3%)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교장 자격 취득 예정인 교감이 공모 교장에 선정된 경우였다.

 

제주의 경우는 다른 시도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최근 3년간 13개 초‧중‧고에서 교장 공모를 시행한 결과 ‘내부형’ 공모제로 교장이 된 사람은 모두 6명이었다. 또 공모 당시 교장 자격증 소지자는 8명으로 61.5%를 차지, 내부형 교장공모제 비율은 가장 높고 교장 자격증 소지자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당시 직책은 교사가 4명으로 30.8%, 교감이 61.5%로 다른 지역에 비해 교사는 가장 높고 교감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 분류되지 않은 대구, 대전, 울산, 경북교육청에서는 2015년 이후 3년간 공모 교장을 각각 67명, 55명, 42명, 127명씩 임명하는 동안 평교사가 공모 교장이 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대구, 대전, 경북은 100% 가까이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 공모 교장이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결국 이 3곳은 교장 자격 취득 예정인 교감에게조차 공모 교장 자리를 허용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교장 공모제는 2007년 참여정부에서 기존 교장자격제의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범 운영을 통해 도입, 4년 후 국회에서 긍정적인 취지를 고려해 제도화한 것”이라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령을 통해 대표적으로 입법 취지를 왜곡, 축소해온 제도인 만큼 새 정부에서 우선 바로잡아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교육부 차원에서 면밀하게 실태를 조사해 교원 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시민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 개선안을 마련함으로써 학교에 민주적 리더십 문화를 형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장 공모제 확대 시행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개선안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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