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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새로운 청사진 필요한 제주 마필산업
<특별기고>새로운 청사진 필요한 제주 마필산업
  • 이진 제주관광신문
  • 승인 2004.10.28 00:00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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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 상품화 논의 '부쩍'...종합적 관점의 청사진 절실

장성수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해마다 이 맘 때쯤 국회 국정감사장에선 심심찮게 한국마사회 운영 내지 경마사업의 부작용이 도마에 올려지곤 한다. 정치권의 낙하산식 인사라는 주장을 비롯해 방만한 조직운영, 사행심 조장이나 한탕주의 확산, 과열로 인한 도박중독, 기타 불건전 경마문화의 간과 등이 단골 메뉴로 등장했었다. 올해도 우리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제주경마공원의 부정적인 면모와 마권 구매상한제의 실효성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는 소식이다.

득(得)인지 실(失)인지 아리송한 우리 제주경마공원이 개장한지도 어언 15년이 다 돼 간다. 설립부터 그것은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마(조랑말)를 보호.육성하고, 제주도의 축산산업과 관광진흥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갖고서 출발했다.

설립목적에 비추어 볼 때 제주경마공원이 당초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해 왔다는 점에선, 그 잘못과는 별도로 인정해 줄 만한 증거가 많다. 현재 제주경마공원은 연간 900명 이상의 인력 고용으로 220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세수기여, 고용기회, 농가지원, 기부사업 등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지방세 납부금액은 지난해 기준 제주도 지방세 수입의 26.8%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농기계 발달과 말의 경제성 감소 등으로 인해 거의 생산중단에 처했던 마필산업을 재도약이라고할 정도로 부흥시켰다. 1990년 제주경마공원 개장을 계기로 한국마사회가 국내산 경주마 자급확대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면서, 한때 200여개소에 불과했던 사육농가수는 465개소로 늘어났고 사육두수도 1만마리를 웃돌게 됐다.

이에 힘입어 고수목마(古數牧馬)라 하여 영주십경의 하나로 손꼽히던 향토문화적 자연경관이 도내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 중산간지역에서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목격하는 것은 다반사가 됐다. 아울러 조랑말 승마체험과 같은 생동감있는 관광자원의 기반도 튼실하게 다져져 직.간접적으로 제주관광진흥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경마 팬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지방세 충당하기에 급급해 한다거나, 입장객의 90% 이상인 도민들을 도박중독과 가산탕진으로 내몰고 있다는 식의 비판이 여전히 거세다. 더욱이 그 이유야 어떻든 내도 관광객의 0.08%만이 제주경마공원에 입장한다는 사실은 극히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제주마의 보호.육성은 경주마 생산, 승마장 활용, 식용 공급에 근거한 생산의욕을 중심으로 꾸준히 유지.발전돼 왔다. 하지만 바야흐로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수요창출이 현안문제로 대두되고있다. 따라서 그 동안 논란만 분분했던 도박이냐 레저냐 하는 공방에 더 이상 매달릴 여유가 없다.

최근 들어 제주마의 상품화에 대한 논의가 부쩍 활발해지는 가운데, 제주 마필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진일보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제주경마공원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서는 세계 유일 제주마 경주로서의 부각은 물론 전통 조랑말의 생산과 육성,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조랑말 박물관의 건립, 조랑말 축제 등 관련행사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논지의 주문이 있었다고 한다.

교차경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한정된 여건과 지리적 특수성을 안고 있는 우리 제주경마공원의 처지에서, 내년에 탄생될 부산.경남경마장의 도전 여파 등은 결코 간단히 취급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제주마의 보호.육성이란 장기 과제를 비롯해 축산농가의 현실을 담아내어 제주 마필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관점의 새로운 청사진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우리 도민들이 키워놓은 제주경마공원이 굳건한 소명의식을 갖고서 그 중심에 서야 한다.

(제공=제주관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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