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중국인 대상 제주 '싸구려관광' 여전
중국인 대상 제주 '싸구려관광' 여전
  • 이진 시민/객원기자
  • 승인 2004.10.28 00:00
  • 1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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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관광객 수용태세, 이대로 좋은가? ]1일 관광에 음식 부실.무료관광지 일색

여행사간 과당경쟁으로 부실관광 초래

제주 체류형 관광상품개발 절실

중국 해외관광시장 급성장…전세계서 눈독

체계적 홍보.음식 개발.서비스 개선 등 과제                
        
'1일 관광, 질 낮은 음식, 무료관광지 일색인 싸구려관광…'

중국인관광객 유치시장의 고질적 병폐들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중국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들을 상대로 한 제주관광은 아직도 '싸구려관광'에 머물고 있어 관광제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주관광에 있어 중국인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급성장하는 중국 관광시장= 중국인관광객 입도 현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건 1994년.
그해 입도 관광객은 1117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22만2442명 중 0.5%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단 물꼬가 트이면서 1995년 2582명, 1996년 3944명, 1997년 5075명, 1998년 1만5142명에 이르는 등 해마다 증가했다.

이어 1999년에는 4만6247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홍콩을 제치고 중국이 제2의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2000년 5만7236명, 2001년 7만1650명, 2002년 9만2805명에 이르는 등 10만명대까지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스(SARS) 여파로 6만9671명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9월말까지 7만3386명이 제주를 방문,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109.8% 증가했다.
제주를 찾은 전체 외국인관광객 중 중국인관광객이 차지하는 점유율을 보더라도 1998년 6.9%, 1999년 18.7%, 2000년 19.9%, 2001년 24.7%, 2002년 32%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도 3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규모도 1998년 589만명, 1999년 923만명, 2001년 1213만명, 2003년 1892만명에 달했는데, 오는 2020년에는 중국 해외관광시장 규모가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싸구려관광' 여전= 현재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제주여행상품은 거의 대부분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으로 서울∼부산∼제주∼서울 등의 코스로 짜여져 있다.
제주여행상품이라고는 하지만 제주가 목적지가 아니라 1박2일 정도의 경유형 상품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국인관광객들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수박겉핥기식 여행을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관광코스조차 무료관광지 일색이어서 부실관광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4박5일 일정의 한국관광상품의 제주일정을 보면 성읍민속촌이나 도깨비도로, 용두암, 주상절리 등 무료관광지가 대부분이다.

특히 한끼에 4000∼5000원 정도에 맞춰지는 식사도 풍성한 요리문화에 익숙한 중국인들에게는 큰 불만거리 중 하나다. 제주가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상품이 이처럼 부실한 원인은 뭘까?

이는 국내 여행사간 제살깍기식 과당경쟁이 벌어지면서 여행요금이 현실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비용은 1인당 3000위안(약 45만원)선으로 항공요금을 맞추기에도 빠듯한데다 지상비는 1박당 35달러로 숙박료를 충당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와 관련, 1인당 1박에 서울과 부산 등 국내 다른 지방은 45∼50달러, 제주는 50달러를 최저 요금으로 정하고 중국 전담 여행사에 이를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관광객들이 가장 불만을 제기하는 숙박과 음식 등의 질 저하는 턱없이 낮게 책정된 지상비 때문"이라며 "지상비 정상화를 통한 싸구려관광 풍토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 제주도는 잠재 관광객 수요가 매우 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인관광객 유치 전담팀을 구성, 본격 가동하고 있다.

또 '한류 열풍'을 활용한 홍보 마케팅과 관광박람회 참가, 각종 팸투어 등을 통해 제주 인지도 제고 및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수년전부터 중국인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내놓았던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볼거리와 먹거리, 쇼핑 환경 조성 등의 중.장기적인 대책은 전혀 추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최초로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주)한도관광의 김창범 대표는 "현재 중국인관광객의 제주관광은 1일에 불과한 덤핑관광에 머물고 있다"며 "제주가 목적형.체류형 관광지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용건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관광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현지 기업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주를 기업 연수지로서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다"면서 "5인 이상 단체에 한정하고 있는 무비자 입국을 비롯해 불량 서비스업체 삼진아웃제 등 중국인 입국절차에 따른 제도개선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여행사의 김완덕 대표는 "매년 실시되는 각종 홍보행사가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경향이 많다. 시장 조사를 거쳐 현지의 분위기를 파악한 후 체계적인 홍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며 "각종 관광박람회 참가시 업계의 참여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제주관광 상품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직항노선 확충 △서비스 개선 △체험관광상품 개발 △전문 인력 확충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제주의 외국인 관광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관광제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용태세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공=제주관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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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2004-10-29 11:24:45
미디어제주는 제주관광신문 자회사입니다.

앞으로 다매체전략으로, 미디어제주와 제주관광신문은 제주지역 혁신적 대안언론으로 그 사명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편집국 2004-10-29 11:23:28
이 기사는 제주관광신문에 보도됐던 내용을 퍼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