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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협상 무효! 국회비준 저지!, 농민 '총파업'
쌀협상 무효! 국회비준 저지!, 농민 '총파업'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6.2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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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농민 300여명 참여...쌀 협상 이면합의 강력 규탄

30도를 넘는 무더운 아스팔트 위에서 전국적인 농민들의 투쟁이 시작됐다.

‘쌀 협상 무효! 국회비준 저지! 밭농업 직불제 실현! 제주농업 회생!’을 구호로 내건 6.20 농민총파업이 20일 오후 2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것이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이태권) 소속 300여명의 농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가운데 정부의 쌀협상 이면합의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태권 전농제주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그럴 듯하지만 농민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국익을 위한다고 하며 한중 마늘협상,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쌀 협상에 이르기까지 농민들을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는 희망있는 농업을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며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쌀 협상 무효를 통해서만이 우리농업의 진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강봉균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김효상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위원장, 강중원 농협노조 제주지부장도 연대사를 통해 농민과 함께할 뜻을 밝혔다.

이어 원정순 전여농 제주도연합 남제주군사무처장은 정치연설을 통해 “검역 완화는 검역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중앙정부는 우리농산물을 이용한 학교급식을 WTO위반이라며 지방정부를 제소하는 등 앞장서서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사무처장은 특히 “이러한 정치세력들에 대한 심판이 있었는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면서 “농민단체들이 한 단계 높은 수위의 투쟁을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고광덕 전농제주도연맹 정책실장은 “밭농업직불제에서 왜 제주도만 제외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쌀 협상 무효와 더불어 제주의 밭농업 직불제를 실현해 제주농업을 회생시켜라”고 촉구했다.

이어 농민들은 결의문을 낭독하고 탑동 광장에서 남문로터리와 세무서사거리를 거쳐 열린우리당 당사까지 행진시위를 진행했다.

열린우리당 앞에 도착한 농민들은 열린우리당 측과 면담을 시도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측은 김우남.강창일 의원의 서명이 된 ‘쌀협상안 국회비준 반대에 대한 입장’을 통해 “피해예상 농가에 대한 지원대책이 신속하게 마련되도록 노력하고, 정부의 종합대책 수립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적극적인 정책제안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한 농민들은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 농민은 “열린우리당이 말하는 개혁의 본질이 드러났다”며 “국제자유도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통상장관 회의 등은 한국의 무조건적인 개방을 강요하는 WTO(세계무역기구)를 지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한 농민은 “노무현 정권은 농민을 위한다고 했는데 실상은 예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한국 농업과 한국의 생존을 위해 노동자.농민.시민들이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농민들은 미국.태국.중국산 쌀과 제주 밭작물인 양파, 마늘, 감귤, 브로콜리 등을 태우는 상징의식을 통해 정부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을 다짐했다.

한편, 전농 제주연맹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투쟁 결의문(전문)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오늘 우리는 이렇게 모였다.
4천만 국민 아니 7천만 겨레의 식량주권이요, 민족의 혼인 쌀이 세계의 깡패국가미국의 강요와 노무현 정부의 무능한 외교에 의해 짓밟힐 위기에 처해 있다.

무엇이 과연 성공한 쌀 협상이란 말인가?
미국의 호통에 굽실거리며 WTO규정에도 위배되는 시장점유율 28%를 보장한 것이 성공한 것인가? 아니면 쌀 협상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사과와 배, 오렌지까지 조기수입을 허용하고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마저도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 성공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허상만이라는 농림부 장관 놈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것이 성공한 것인가? 통상교섭본부장이라는 작자의 본능적 감각에 맡겨 의무도입물량 8% 기준을 정한 것이 성공한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성공한 협상이란 말인가?

이 더러운 미국의 추종자들아! 자본에 눈이 먼 개방론자들아!
쌀이 무너지면 민족의 식량주권이 외세의 손아귀에 놀아남을 모르는가?
쌀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모든 농업이 다 죽음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쌀이 무너지면 통일강국 한반도의 미래도 점점 멀어짐을 진정 모른단 말인가?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 더 이상은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다.
350만 농민의 생존과 7천만 겨레의 식량주권을 더 이상 너희들에게 내맡길 수가 없다. 이제는 우리 농민들의 손으로 이 나라 농업을 지키고 국민의 안보를 지켜나갈 것이다.
역사에 길이 남을 6월 20일 농민총파업! 오늘은 시작일 뿐이고 오늘은 경고일 뿐이다.
계속 우리 농업을 외세에 내맡기고 우리 농민을 사지로 내몬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전국의 농민형제들이여! 15만 제주농민들이여!
마지막으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여의도의 나랏님들에게 경고하자!
이제 민족농업의 미래도, 350만 농민의 생사도 당신들에게 달려있다.
만약 이번에도 지난 한-칠레 FTA국회비준처럼 실패한 쌀협상을 당리당략에 따라 결정하고 쌀협상 무효.국회비준 저지라는 농민들의 절절한 요구를 무시한다면 마지막 농민으로써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역사의 이름으로 끝까지 심판할 것임을 명백히 밝히는 바이다.

2005년 6월 20일
쌀 협상 무효.국회비준 저지! 밭농업 직불제 실현! 제주농업 회생!
제주농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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