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7:39 (금)
<우리의 주장> 제주대 총장선거, '유종의 미'를 기대한다
<우리의 주장> 제주대 총장선거, '유종의 미'를 기대한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4.12.21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대학교 총장 선거(23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월 이후 불붙기 시작한 이번 총장선거는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선거과정을 지켜본 이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대학 총장선거나 일반 정치선거나 다를게 하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어쩌면 좁은 범위에서 이뤄지는 총장선거가 좀 심하다는 평을 했다.

우리가 만났던 한 교수는 학연과 지연을 발판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비방과 의혹제기에 중점을 두고, 향응제공 난무하는데 총장선거가 일반 정치선거와 다른 점이 무엇 있느냐며 개탄스러워 했다. 학생들을 바라보기가 부끄럽다는 교수들도 많다.
제주대 총장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상호 비방이 거세지고, 각종 의혹제기 등이 이뤄지면서 선거는 매우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정이슈에 대한 논쟁보다도 상대 후보의 약점을 잡아 이미지를 깍아 내리려는 형태의 선거운동도 눈에 띄게 많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 후보자는 향응접대 사례를 적발한다며 방송 카메라까지 동원해 모 학과 교수들의 회식장소인 단란주점에 쳐 들어갔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어느 후보가 동료 교수들에게 골프향응을 제공했다는 등 각종 의혹제기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총장선거와 관련한 사이버상에서의 의혹 제기 글들은 갈수록 심해지면서, 제주대 총장선거관리위원회가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정식 수사의뢰를 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했다.

사실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문제성은 초반부터 우려됐다.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 방식을 정책이나 비전제시 보다는 ‘인맥 형성’에 중점을 두는 양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특히 학연과 지연으로 자기인맥을 확장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러한 잘못된 출발 때문에 과열.혼탁 상황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선거문화 개선을 주도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학선거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사실, 지역사회에서 교수하면 지성의 상징이자,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번 총장선거를 지켜본 이들은 저마다 많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정치선거 때면 각종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공명선거’ ‘정책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학자들이, 정작 본인들이 참여하는 총장선거에서는 정책은 뒷전으로 미루고, 상대후보 비방에 열을 올리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일이면 선거는 끝난다. 이번 선거에는 제주대 총장선거 사상 처음으로 교직원들의 투표참여가 이뤄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후보가 당선이 되든지, 그 후유증은 매우 클 전망이다. 교수사회가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호 비방과 각종 의혹제기 때문에 교수사회의 갈등은 쉽게 치유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선거과정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된 교수사회내 ‘파벌’ 이 향후 대학운영과정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6명의 후보는 이러한 점 명심하고, 선거당일인 23일 열리는 소견발표와 투표에서는 정책과 비전제시로 막바지 표 흡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또다시 상대 후보를 인신공격하거나, 근거없는 의혹제기, 편가르기식 발언을 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는 당락여부에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제주대 총장선거의 유종의미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