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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골프장, 제주생태계 점령하다
[미디어칼럼]골프장, 제주생태계 점령하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9.16 12: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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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관광?휴가패턴의 변화에 따라 매년 골프인구가 증가하고 있답니다.

골프의 대중화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계획에 의해서도 콘도미니엄과 골프장의 수요 또한 급증할 것이라고 합니다. 개발사업자와 관계당국이
내놓는 장밋빛 전망들입니다.

이러한 준비된 소비층들을 위해 제주섬 곳곳이 골프장 건설로 한창입니다.

아마 세상이 몰라보게 변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말보다 곶자왈이 골프장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개발이란 이름의 전차 "

그 중에 하나가 최근 교래곶자왈에 계획하고 있는 한라산리조트입니다. 1백만여 평의 땅에 골프대중화에 역행하는 27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과 근처 마을주민 모두가 투숙해도 엄청 남아 돌 145실 규모의 호텔과 471세대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을 만들 계획입니다.

어디 이것뿐이겠습니까? 울창한 숲을 들어내고 38동의 상가시설과 100실 규모의 스파 및 연수원, 호랑이, 사자 우리가 있는 사파리농원도 만들겠다고 합니다.

숲을 자르고, 곶자왈을 뒤짚어 엎어 새 세상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이곳은 대부분 곶자왈 지역으로 농사지을 만한 땅이 못되어 마을 목장용지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에 들어가면 금세 푸르른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버립니다.

봄이면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꽃이 피고, 다양한 새우란의 꽃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초록의 숲이 온 대지를 뒤덮는데, 오름에 올라 바라보면 푸른 숲의 강물이 흐르는 모습에 가슴이 시릴 정도입니다.

가을에는 단풍나무, 예덕나무, 때죽나무, 비목나무 등 낙엽수들이 벌이는 뜨거운
단풍놀이는 보는 이의 마음을 동하게 합니다. 겨울에도 이곳은 이름도 알 수 없는 다양한 양치식물들이 널려 자라며 푸르름을 잃지 않습니다.

 최근에 환경단체와 관계 전문가가 이곳을 조사하였습니다.

조사결과 사업자가 제출한 보고서보다 더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으름난초의 서식지가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상의 보전자원 붓순나무와 골고사리, 좀고사리, 주걱일엽, 한라새우란, 여름새우란 등 희귀식물이 추가로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이 희귀식물들은 현재 사업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모두 절멸되고 만다고
합니다.

또한 사업부지는 자연림과 유사한 매우 보전가치가 높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조사결과를 보면 사업자가 제시한 녹지자연도 7등급(수령 20년 미만의 이차림)지역은 사실은 모두가 8등급(수령 20-50년의 이차림)지역으로 식생이 매우 발달하고, 종다양성이 높은 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업예정지는 제주도 및 한반도에서도 희귀한 온대성 낙엽활엽수군락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1백만 평이 넘는 사업부지의 대부분이 곶자왈 지역이고, 각종 희귀식물과 멸종위기 야생식물이 자생을 하고, 자연림에 가까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지만 골프장, 리조트 건설계획은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만큼 모질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곳의 이름없는 생명들은 그렇게 생을 마치겠지요.

"제주의 자연은 공공의 자산"

 한라리조트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습지보전법에 의해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이 된 물영아리오름 습지와 불과 1km도 채 안되는 곳에 호원C.C라는 골프장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지역주민들이 우려하고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해도 막무가내입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습지보호지역을 지정.관리하는 환경부와 물영아리오름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공이 큰 제주도에 골프장 건설시 지하수 개발과 습지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답변이 가관입니다. 환경부는 제주도에 미루고, 제주도는 사업자에게 그 공을 미룹니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자기 기관의 환경적 의지의 발로였음을 강조하더니만 이제 와서 꽁무니를 뺍니다. 

그러나 아직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두 곳 모두 체계적인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한라산리조트는 사업부지에 대한 녹지자연도 조사를 다시 하여 숲의 생명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재평가되어야 합니다.

 또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자생지가 단 한 곳뿐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발견된 만큼 자생지 분포조사와 각종 희귀식물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연히 사업부지의 곶자왈 분포면적도 다시 조사되어야 하겠습니다.

물영아리오름 습지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에 지하수가 개발이 되었을 때 습지보호지역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아니면 전혀 없는지 관계당국의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 곳 모두 이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 개발사업의 추진은 잠시 중단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업이 강행될 경우 조사결과에 따라 사업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는데, 이로 인해 행정력이 낭비되거나 사업자가 손해를 봐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오류투성이의 영향평가서와 환경윤리에 반하는 개발계획과 반환경적인 파괴행위를 하는 개발사업은 더 이상 없어야 하겠습니다.

예전처럼 내 맘대로 들어가 산나물도 캐고, 나무도 구하고, 숲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회원권을 가져야 갈 수 있고, 호텔을 묵어야 갈 수 있고, 돈을 내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주말에 가족들, 동료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곶자왈이 골프장으로 변해버려 일개 개인의 소유가 된 땅에 돈을 내 들어가도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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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탈 2005-09-16 14:12:13
제주인 사람 골프장 하나 없고
몽땅 외지인 골프장
오염된 물은 제주인 먹고
돈은 외지인 엄청 벌고
제주도 멍청이 썩은 뭉이나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