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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항공사 설립 '기대'와 '우려' 사이
지역항공사 설립 '기대'와 '우려' 사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1.1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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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회사설립, 내년 시범운항 후 본격 취항

새해들어 제주지역항공사인 가칭 ‘제주에어(Jeju Air)' 설립이 대표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두 항공사의 일방적인 요금인상 횡포에 맞서 범도민적인 규탄시위가 전개된 2002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지역항공사 설립이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4일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달 중 설립 예정인 제주민항 대표이사에 주상길 애경소재 사장(62)을 전보 발령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말 제주도와 애경그룹간 협약체결에 따른 회사 설립절차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조만간 이사회와 감사를 구성, 제주민항 설립 등기를 위한 자본 출자를 승인하고 이달말 (주)제주에어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이달 중 설립돼 본격 업무에 돌입할 경우 지역항공사는 상반기에 건설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하고 내년 시범 운항을 거쳐 본격 취항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가 구상하고 있는 향후 계획을 보면 제주에어는 회사설립 후 70-80인승 터보프롭 중형 항공기 5대를 도입한다. 아직 기종은 선정되지 않았다.

또 취항 첫해에는 제주기점 서울, 부산, 대구 등 3개 노선의 여객기를 띄우며, 항공료는 기존 두 항공사보다 30%정도 싸게 책정할 방침이다.

항공사 설립 초기 자본금은 150억원(제주도 50억원, 애경그룹 등 민간자본 100억원)이며, 운항 개시 때까지 민자를 계속적으로 유치해 총자본금을 400억원(제주도 50억원, 애경그룹 등 민간자본 100억원)으로 증자시킬 계획이다.

▲경제성은 있는가
제주도가 한국능률협회에 경영컨설팅을 의뢰한 결과, 지역항공사가 기존 두 항공사 요금의 70%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유치에 나선다면 채산성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특히 국내 유력기업을 경영파트너로 한 민간주도의 전문경영인 체제의 주식회사로 운영할 경우 운항개시 3년차부터는 흑자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가 애경그룹을 경영파트너로 선정함으로써 1차적인 수순은 밟은 셈이다.
한국능률협회는 지역항공사는 국내 단거리 노선에 적합한 80인승 이하의 터보프롭 항공기를 이용해 대형제트 항공기에 비해 절반 밖에 소모되지 않는 연료의 효율성과 운영비.인건비 등 모든 면에서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대형 제트항공기에 비해 적정한 탑승률을 확보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항공운송사업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면 경제성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역항공사의 경제성 확보는 결국 ‘경영의 문제’로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회사 운영과 더불어, 제주도 등에서 행정지원을 한다면 경제성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전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제주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터보프롭 항공기가 대형 제트항공기에 비해 안전성 등에 있어 취약하다고 인식되고 있으나 터보프롭 항공기도 비행계기 및 전자장비, 조종장치 등이 제트기와 같다.

또 항공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도 대형항공기와 같은 제트엔진으로, 다만 추력을 얻는 방식에서 대형항공기는 터보팬을 이용하고 터보프롭 항공기는 터보프롭을 이용하는 것에서만 차이가 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지역항공사에서 검토하고 있는 항공기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급되어 경제성 및 안전성, 괘적성이 입증된 70-80인승 규모의 터보프롭 항공기인 캐나다 봄바디어사 Q400과 프랑스 ATR사의 ATR72 기종으로 차후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종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수급 계획은
지역항공사에서 초기 항공기 5대로 제주기점 3개 노선을 운항하게 될 때 필요한 인력은 조종사 40명을 포함해 총 175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직종별로는 조종사 40명(기장 20명, 부기장 20명), 정비사 20명, 객실승무원 40명, 공항근무자 52명, 기타 영업 및 관리직 23명 등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컨설팅 결과 지역항공사 설립과 운영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항공운송산업과 항공운송 보조산업, 그리고 관광산업의 매출이 연간 209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따른 부가가치는 1228억원에 이르고, 1만4891명의 고용증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대와 우려 사이
그런데 항공사 설립이 가시화됐으나 도민사회에서는 기대감에 못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터져나오고 있다.

두 항공사의 요금인상 횡포에 맞대응하고 유일한 연륙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도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을 제공한다는 긍정적 측면의 기대감 때문에 지역항공 설립은 추진되고 있다.

지역 상공인들은 “두 항공사가 1년이 멀다하고 요금을 일방적으로 인상해도, 제주도민들은 그대로 앉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지역항공사 운항을 통한 요금인하로 두 항공사의 횡포에 맞서고, 도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관광업계에서는 “지역항공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더불어 제주의 대표적 관광인프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제주관광 진흥을 위해서는 지역항공사 설립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한국능률협회에 의뢰했던 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경영컨설팅에서는 지역항공사 사업이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론상, 계획상의 각종 데어터만을 놓고 볼 때 지역항공사가 알차게 운영될 수 있을 것 같은 비전이 보이나, 실제 운영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문제가 표출될 것으로 예상돼 총론적인 면에서는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서는 우려감을 표하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은 제주도청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공무원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컨벤션센터가 경영적 측면에서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지역항공사 설립에 있어서도 솔직히 이 부분이 걱정된다”며 “만일 예상과 달리 적자가 계속적으로 누적돼 민간자본의 증자가 어렵게 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제주도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항공사 설립을 목적에 두고 도민사회 내면에 흐르는 기대와 우려.

제주도 당국과 사업파트너인 애경그룹, 그리고 신설되는 회사인 ‘제주에어’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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