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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고시' 운전면허..."초등학교 도덕문제?"
'국가고시' 운전면허..."초등학교 도덕문제?"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10.13 1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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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분별력 잃어버린 운전면허 시험...'대국민서비스' 전락?
1차 필기시험 상식.도덕문제 '수두룩'...100%기출문제집이면 OK

유통업에 종사해 운전하는 시간이 많은 문모(49)씨. 지난 8월 제주시 광양로 인근에서 사고가 날 뻔한 이야기를 꺼냈다.

직진 차로인 2차선을 달리던 차량이 교차로에 들어서기 직전, 갑자기 머리를 들이밀며 좌회전하는 바람에 화들짝 놀란 문씨는 급히 핸들을 틀었다.

운전이 능란한 운전자라도 이렇게 까지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아니할터, 문씨는 해당 차량의 뒷창문에 붙어있던 '초보운전' 딱지가 이해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오히려 화를 부추겼다 한다.

"아무리 초보라도 그렇지 기본적인 개념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운전면허시험 제도가 간소화.전산화 작업을 거치면서 면허증을 획득하기가 용이해졌다.

하지만 간소화된 운전면허 시험과정이 오히려 시험의 분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초보운전 시절이야 누구나 애를 먹는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도로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채 뛰어든 운전자들이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 국가고시 시험...'1번은 상식문제, 2번은 도덕문제?'

최근 운전면허 필기시험이 전산화 되면서 예전과 달리 시험방식이 바뀌었다.

문항수가 50문제에서 40문제로 줄었고, 문제 형식이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2, 3개의 답을 동시에 찾아내야 하는 문제들도 생겼다.

특히 마지막 40번 문제는 동영상 문제로, 직접 차가 움직이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답을 고르도록 만들어졌다.

그런데, 업그레이드된 문제 형식에 비해 문제의 내용은 자격증 문제인지 상식 문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다.

한 문제를 예로 들어보면 '교차로를 지나갈때 어떻게 운전해야 하나?' 라는 질문을 던진 후 보기에는 '1.빠르게 지나간다', '2.속도를 유지하며 지나간다', '3.다른 차가 오는지 살핀 후 천천히 지나간다' 라고 쓰여있다.

미리 공부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삼척동자까지 알 법한 상식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물으며 '1.상대가 다가오기 전에 재빠르게 이동한다', '2.상대가 먼저 이동할 수 있도록 양보한다'라는 식이다.

어떤 상황인지 알 필요도 없이 보기만 보면 풀 수 있는 도덕문제다.

조금 난이도가 있는 문제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도로지식과 공간 개념만 있다면 문제를 푸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개중에는 미리 공부를 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40개 문항 중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운전면허를 취득한 한모(26)씨는 "먼저 면허를 딴 친구들이 공부 안해도 딸 수 있을꺼라고 장담하던데, 실제로 2시간 공부하고나서 필기시험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너무 방심한 나머지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는 하지만, '운전면허 7전8기' 같은 비디오자키의 영상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 면허시험, 100%출제 기출문제집 하나면 해결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베스트 셀러가 운전면허 기출문제집이라는 것은 우스갯 소리가 아니라 현실이다.

많은 이들이 운전면허 문제집을 찾는 이유는? 판매되는 기출문제집에 면허 시험에 나올 수 있는 모든 문제가 기재돼있기 때문이다.

시험문제는 무작위로 출시되지만 시험문제의 표본에 관한 정보는 이미 시중에 널리 알려진 것. 기출문제집에 나오는 문제는 본 시험과 보기의 번호까지 똑같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100% 정답을 알려주는 문제가 있는데 굳이 어렵게 나열된 면허시험 관련정보를 볼 필요가 없다. 답만 달달 외우면 그만이다.

# 평화로운 제주도로 운전자...IC에 '갈팡질팡'

모로가도 얼마든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제주의 도로는 평화롭다. 차량 정체 현상도 일부 구간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통로는 원활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제주지역에서는 도로교통 안전법 등에 대해 꿰고 있지 않아도 한 두번 욕을 듣다보면 대개 운전에 익숙해져 문제를 일으킬 일이 잦지는 않다.

그런데, 현행 필기시험을 획득하기 위한 공부방법을 따른다면 수도권 등 차량의 이동이 많은 곳에서 운전하게 되면 호되게 당할 수 밖에 없다.

빗금이 쳐져 있는 지역에는 정차할 수 있는지, 인터체인지(IC)는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당연히 위와 같은 내용은 운전면허를 보기전에 공부해야 할 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기출문제 표본 중에는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 운전면허제도 '닮은꼴' 일본...면허취득 쉽지 않아

현재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 제도는 대부분 일본을 따르고 있다.

학과시험 및 1차기능시험 합격 후 연습운전면허가 발급되는 것과, 민간기업이 운전면허 시험을 대행하는 전문학원제도를 채택.운용하고 있는 점은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이 유이하다.

닮은꼴을 하고 있다지만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면허제도와의 몇 가지 차이점을 나타낸다.

우선 1차 필기시험 합격이 까탈스럽다. 상식상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비중과 난이도 등에서 호락호락한 합격률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어찌 됐든 책을 피게끔 만드는 것.

또 지정교습소의 졸업검정을 마치면 면허증이 발급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교통법규 등으 포함된 자동차운행관련 지식과 교통안전상식의 습득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학과시험을 별도로 실시한다.

초보운전자에 대한 최종검증을 국가의 책임 아래 실시함으로써 국가가 발급하는 면허에 대한 중요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절차가 까다롭다보니 일본에서는 운전을 꼭 해야하는 이들만 면허를 획득해 그만큼 운전면허에 대한 '전문성'도 인정된다.

이와 함께 면허를 취득한 초보운전자의 기능향상을 돕기 위해 교습지도원 등을 배치, 도움연수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법률을 제정했다. 사고예방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똑같이 따라가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아니나 일본의 예를 본다면 우리나라 면허제도의 불완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운전면허제도, 편리한 자격증 획득도 좋지만 쉬운 것만을 추구하다보니 생명을 담보로 한 대국민서비스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닐까. <미디어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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