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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자연경관 선정..."넘어야 할 과제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넘어야 할 과제는?"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10.26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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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네스코 자연분야 3관왕 제주...'화룡점정' 위해서는?
복잡한 인터넷-전화 투표 어려워...후보군 경쟁도 관건

생물권보존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을 등재, 세계지질공원 등재까지 거머쥐며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오른 제주도.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을 달성한 제주는 이제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세계7대자연경관은 스위스의 비영리단체 '더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재단이 선정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양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

행정력은 물론이거니와 각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들까지 온 힘을 모으고 있다.

아직 1년여 남짓한 기간이 남아있지만 지금부터 꾸준히 쌓아놓은 투표수가 최종선정의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최종 선정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쟁쟁한 후보군을 물리쳐야 하는 부담, 또 제주사회를 들썩이게 만들어야 할 사안임에도 함께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결집시켜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 '복잡한' 인터넷, 전화 투표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은 전화와 인터넷 투표. 그런데 두가지 방법 모두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고비가 있다.

먼저 인터넷 투표는 방법이 상당히 까다롭다.

세계7대자연경관 사이트인 (http://www.new7wonders.com)에 접속해 투표하기를 선택하고 지역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사이트의 모든 내용이 영어라는 것이 1차 장애물이다.

무사히 투표를 마치는가 싶으면 회원가입을 종용하는 창이 뜬다. 회원가입까지 마치면 최종 투표하기 버튼을 클릭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회원가입란에 적은 메일 주소로 확인메일이 오는데 이 확인까지 완료해야만 한 표가 행사된다. 이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하지만 영문사이트를 곧잘 방문하는 이들은 그렇게 어려운 절차도 아니라고 말한다. 단, 생소한 영문 사이트에 혼란스러움이 가중돼 과정이 복잡하다는 입소문이 도는 것.

인터넷 투표 절차를 소개해야 할 홍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전화투표의 상황도 썩 좋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 역시 영어로 안내된다.

또 전화투표의 경우 해외통화 요금의 부담도 없지 않다. 투표를 완료하면 흘러 나오는 "땡큐" 목소리를 들으려면 약 1200원 가량의 전화요금이 부과된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의 위상을 높이는 일인데 투자의 개념으로 양해를 구한다"며 "지금은 1200원이지만 우리에게 돌아올 가치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면 건당 100원 가량이 조금 넘을 뿐이다.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다.

# 쟁쟁한 후보군..."어떻게 맞서지?"

쟁쟁한 후보군을 뚫어야 하는 것 또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최종후보지는 총 28곳. 이 중에는 미국의 그랜드 케년, 브라질의 아마존과 이과수 폭포, 스위스의 마터호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후보지들이 포함돼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남 부러울 것 없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라지만 세계적인 인지도는 한참 부족하기 마련이다.

순수하게 사진을 보면서 정말 제주가 아름답기 때문에 찍는 표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인원 동원력도 문제다. 후보군으로 선정된 왠만한 나라는 대한민국의 인구수가 따라가지를 못한다.

물론 인구수에 비례해 투표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닐테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자연경관 선정 사안은 아직 제주의 문제로 남겨졌을 뿐 대한민국 전체적인 관심사로 만들어가지 못했다. 온 제주도민이 힘을 합친다 한들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칠수 밖에 없다.

영어권이 아니라는 점도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손쉽게 투표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

더뉴세븐원더스 재단은 사이트에 최종 후보지의 투표순위를 간단하게 기재해 놓는다. 후보지를 반으로 나눠 14위권 밖의 후보지와 14위권 안의 후보지를 한달에 한번 소개한다.

현재 제주는 14위권에 진입했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넓게 잡아 대략 10위에서 17위 정도 사이를 오간다고 보면 될 것이다. 최종 선정 7위권 진입에는 다소 힘에 부친 모습이다.

# 다양한 홍보 전개...실질적인 대책도 마련되야

제주도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세계자연유산이나 세계지질공원 선정은 계획을 수립하거나,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등 행정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었지만 이번 자연유산 선정은 케이스가 다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는 선정과정이 평가형식이어서 준비가 잘 돼있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인원동원이 필요한 때는 서명운동 정도에 그쳤는데, 자연유산 선정은 전 도민이 동원돼야 하는 부분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 등은 인원 동원을 통한 상황의 반전을 꾀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풀어놓고 있다.

각 행사를 열때마다 행사장에서 직접 투표를 권하고 있고, 다른 시도를 방문할 때도 세계자연경관 투표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나라 관계자를 만날때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덧붙인다.

또 투표방법을 소개한 홍보 유인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주요 번화가에 LED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또 거둘수 있을런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홍보도 홍보지만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가령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전화요금이 저렴한 인터넷 전화를 설치해 투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자는 식이다.

또 제주도는 한국이 'IT강국' 이라는 것을 감안해 인터넷 투표 참여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주의 환경. '화룡점정'을 찍을 세계7대자연경관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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