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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교육비전', "무리한 시도? 의미있는 도전?"
서귀포 '교육비전', "무리한 시도? 의미있는 도전?"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11.05 16:0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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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인구감소 공동화현상 '교육비전'으로 돌파구 모색
'서귀포시 교육발전포럼' 창립...100억원 교육기금 조성

5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제1청사 중회의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을 비롯해 서귀포시 관내 초등학교 교사들, 학부모 대표자들, 시민단체 관계자, 어린이집 및 학원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민선 5기 고창후 서귀포시장 취임 이후 교육관계자들과 계속하여 논의돼 온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서귀포시 교육발전 포럼'이 창립됐다.

서귀포시교육발전 포럼은 41명으로 구성됐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에서는 윤양섭 장학관과 양봉열 학교운영지원과장, 현철종 교육연구사 3명이, 유치원, 초.중등 교사, 특수학교, 학부모, 시민단체, 학원연합, 어린이집, 청소년수련시설 등에서 두루 참여했다.

고 시장을 당연직 의장으로 해 강충현 제주도학교운영위원회 회장과 이신선 지역사회학교 어머니회협의회장 2명이 부의장을 맡았다.

포럼의 하부조직으로 편성된 교육지원위원회 위원장에는 송형록 전 제주도학교운영원회협의회장이 맡았다.

앞으로 추진하고자 할 포럼의 역할을 얼핏 봤을 때에는 엄연히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내용들이다. 그러나 주도는 서귀포시가 하고 있었다.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왜 서귀포시가 교육문제를 들고 나선 것일까?

#"인구감소의 원인은 바로 '교육'...교육문제가 풀려야 경제가 풀린다"

고창후 시장은 포럼창립총회 인사말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서귀포시가 처해있는 근본적인 교육환경, 이 문제가 서귀포시의 발전을 저해하고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고 시장은 "서귀포시 경제가 침체된 가장 큰 이유는 인구가 감소하는 문제에 기인한 것인데, 인구감소의 원인은 바로 교육환경에 있었다"며 "이 때문에 서귀포시정에서 '교육'을 핵심 키(Key)로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귀포시는 자연여건은 우수하나 교육 및 문화시설 등 인프라는 부족하고, 교육여건 및 교육환경이 제주시로의 집중된 불균형 문제로 학생들이 제주시로 이동하면서 마을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며 현 상황을 꼬집었다.

즉, 교육환경을 대대적으로 바꿔놓지 않는한 인구감소를 억제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고 시장은 교육환경을 바꿔 나가는 일이 서귀포시의 중장기적 측면에서 인구 유입과 경제를 회생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발전기금 100억원 조성...연간 20억원을 교육지원사업에 투자"

그는 이 자리에서 두가지 구상을 밝혔다.

하나는 교육발전기금 100억원 조성이다.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100억원 기금 조성운동을 전개해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기숙사비 지원, 어려운 계층의 자녀교육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두번째는 서귀포시에 연간 2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앞으로 5년간 100억원을 교육사업에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 부분은 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도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결코 쉬운 부분이 아니다. 고 시장은 "당장 내년 예산에서는 교육지원사업비를 확보하기 어렵겠지만, 이런 의지를 갖고 앞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서귀포시만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육성하는 것을 지원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나 찾아오고 싶어하는 교육메리트를 제공할 때 서귀포시 교육인구 유출을 막고 명품 교육도시로 육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귀포시 교육발전포럼은 앞으로 교육 수요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우수 교육 특화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양질의 교사를 확보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 및 각종 유관기관 간의 협조체제를 구축해 창의적인 명품교육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교육 특화프로그램 등 운영...우수인재에 장학금"

포럼은 우선 서귀포시를 명품교육도시로 만들기 위한 5개년 계획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지원위원회, 운영위원회, 인성분과, 학력분과, 복지분과, 문화분과, 영유아 및 유치분과 등 2개 위원회에 4개 분과로 구성돼 운영된다.

창립총회에 이어, 오후 3시 대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 '서귀포시 교육발전 토론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됐다.

현공호 서귀포시 자치행정국장이 발표한 '교육발전 5개년 추진계획'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창의적 사고능력 배양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교육 특화프로그램 운영 △국제자유도시 선도자 육성 및 현장체험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중기적으로는 △우수인재 장학금 지원 △기숙사비 지원 및 시설 확대 △전문 특성화 대학.예술대학 설립 등을 해나가겠다고 제시했다.

진희종 전 방송인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어진 토론에서는 현정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제주폴리텍대학 엄준철 학장, 민족사관고의 백춘현 박사, 작가 안길정, 포럼의 이신선 부의장, 안재홍 목사, 현혜숙 교사 등이 서귀포시가 갖고 있는 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송형록 서귀포시 교육발전포럼 교육지원위원장은 토론회에서 핀란드 교육사례를 통해 서귀포시 당면 교육시스템 방향을 제시했다.

아직 구체적 실행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날 포럼 창립총회와 토론회를 지켜본 학부모와 시민들은 교육청이 주도가 아닌, 지자체가 주도된 '교육발전 5개년 계획' 추진에 대해 '의지' 면에서 기대를 하는 분위기였다.

서귀포시의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은 영역을 일탈한 무리한 시도일까, 아니면 의미있는 시작일까?<미디어제주>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그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9년 학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부터.

2004년과 2005년에는 제주도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서귀포시의 이번 교육비전사업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100억원 기금 조성에 나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텐데, 그는 왜 이 어려운 일을 자처했을까?

그는 이날 포럼이 끝난 후 미디어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서귀포시를 살리자고 하는 일 아닙니까? 하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봐야죠"라는 말로 의지를 밝혔다.

송씨는 "국내.외 출향인사, 우수 관광업체 및 지역업체 등을 통한 출연, 그리고 독지가로부터의 기금 모금 등을 통해 100억원 조성에 나서겠다"며 "이 기금은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 기숙사비 지원, 어려운 계층의 자녀교육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일의 성공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인구감소로 인한 서귀포시가 처한 공동화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키워드로 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교육계와 행정, 학부모, 시민 등이 함께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된 그는 포럼 창립총회가 끝난 후 이어진 교육발전 토론회 장에서는 지난 9월 핀란드에 교육시찰을 갔다왔던 결과를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핀란드 교육의 성공요인은 두가지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북유럽형 사회보장과 무상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점, 다른 하나는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이룬 교육이라는 점, 이 두가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공적 교육모델이 됐다고 봅니다."

그는 "핀란드는 보편적 복지라는 개념의 틀에서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력'이라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제가 핀란드 교육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를 정리해 보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어요. 경쟁은 또다른 경쟁을 낳고, 그러다보면 유치원에서까지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데 목적을 둬야 한다는 거죠.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후에 하는 것이라고 말을 하더군요."

그가 주목한 또다른 점은 모든 교육이 '통합교육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과 평생학습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서귀포시의 교육비전에 있어서도 소통과 미래, 공생과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별없이 제공하는 교육재원 교사들의 교육적 역량 강화 및 신뢰도 향상, 그리고 영유아 보육 및 유치원, 초등 저학년에 교육적 재원과 보살핌에 투자, 자기 주도적 학습계획 분위기 조성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귀포시 교육환경에 있어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부모, 시민, 전문가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100억원 기금조성도 이러한 취지에서 시작됨을 역설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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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2010-11-06 21:35:11
솔직히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출퇴근하면서까지 서귀포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교사 2010-11-06 21:34:14
지금까지 가고 싶어도 집안 어른들의 눈치보며 참아 왔던 사람들에게는 교육청에서 참으로 고마운 날개를 달아준 것이지요,

서귀포지역 교사 2010-11-06 21:32:30
그나마 서귀포에서 잘 살고 있는 교사들마저 시귀포지역에서의 근무연한을 8년으로 제한해 버림으로써 모두들 제주시로, 제주시로 떠나고 있습니다.

교사 2010-11-06 12:54:46
솔직히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출퇴근하면서까지 서귀포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교사 2010-11-06 12:53:28
지금까지 가고 싶어도 집안 어른들의 눈치보며 참아 왔던 사람들에게는 교육청에서 참으로 고마운 날개를 달아준 것이지요,